'금보다 비싸다'는 인체 폐지방, 이번엔 활용 길 열릴까
'금보다 비싸다'는 인체 폐지방, 이번엔 활용 길 열릴까
  • 이한솔 기자
  • 승인 2020.01.17 10:4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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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범부처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방안'서 '폐지방 재활용' 계획 밝혀
환경부 "복지부가 주도" 복지부 "활용방안 수립 안돼"···2년전에도 용두사미

정부가 최근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방안'의 일환으로 그동안 의료폐기물로 버려졌던 인체 폐지방 활용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부처간 조율이나 후속대책 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8년에도 폐지방 관련법 개정을 연말까지 추진하겠다고 해놓고 이를 미룬 바 있어, 이번에도 생색만 내고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부처 합동으로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방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정부부처 합동으로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방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5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방안’을 수립해 혁신성장전략 회의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제시된 15개 과제 중에는 '신산업 연구환경 조성'과 관련해 현재 의료폐기물로 분류돼 재활용이 금지된 인체 폐지방을 재활용한 의료기술 및 의약품 개발을 허용하겠다는 계획도 담겼다. 

현재 태반을 제외한 의료폐기물의 경우 폐기물관리법을 근거로 의약품 개발 등 산업적 목적의 재활용이 금지돼 있다. 이 때문에 의료기관은 돈을 주고 폐지방을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폐지방에는 줄기세포 등이 포함돼 있어 산업적으로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이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가 인체 폐지방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폐기물관리법을 개정하고, 활용 목적에 따라 약사법, 생명윤리법 등에 대한 개정을 거쳐 인체 폐지방을 의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이를 추진해야 할 소관 부서인 환경부와 보건복지부는 아직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조차 세워두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발표된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방안에서는 인체 폐지방 재활용과 관련한 소관부처를 '환경부'로 적시하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 1분기에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을 마련해 하반기에 법률 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환경부 관계자는 “재활용 방법이나 기준 등에 대해서는 관계부처에서 검토되지 않은 상황이라 충분히 논의되고 윤곽이 드러나면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체 폐지방 재활용을 '신산업 연구환경 조성'이란 범부처 개선대책에 포함시켜 놓고 막상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선 검토조차 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사업추진과 관련해 “어디까지나 식약처나 보건복지부가 주도적으로 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실제로 폐지방을 활용하려면 폐기물관리법 개정과 함께 '약사법'과 '생명윤리법' 등에 대한 개정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복지부 관계자는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방안에 담긴 내용은 폐기 의무를 풀어주겠다는 것이지 활용방안이 확실하게 수립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생명윤리법이나 약사법 등 관련법 규제를 함께 풀어야만 상용적 개발에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산업적 측면의 사용은 어렵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후속대책이 마련되지 않았음을 자인한 것이다. 

정부가 폐지방을 산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미 지난 2017년부터 관련 주장이 제기됐고, 2018년부터 정식으로 논의가 시작됐다.

특히 지난 2018년 4월 정부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폐 인체지방을 의약품 및 의료기기 등 특정목적에 재활용하도록 연내 폐기물관리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인체 폐지방을 활용해 미용이나 의료용 약품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지만 관련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현재까지 미뤄진 상태다. 

인체 폐지방의 산업적 가치는 상당하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추산이다. 즉, 성인이 복부 지방흡입술을 할 경우 폐지방 1㎏ 당 6~15g의 세포외 기질을 추출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처럼 의료용이나 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물질들이 포함돼 있다. 

특히 콜라겐만 보더라도 5mg 기준 시세가 수 십만원에 달해, 업계에서는 '폐지방이 금보다 훨씬 비싼 고부가가치 물질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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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수 2020-04-10 15:45:19
당연히 규제가 철폐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구경북청단의료산업진흥공단 첨단의료기기개발센터 의료신소재 TF팀이 인체 폐지방에서 세포외기질을 추출해 오가노이드칩을 개발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폐지방에서 추출한 콜라겐을 동결건조한 모습을 보았는데요 지금까지는 병원에서 지방흡입술이나 지방절제술을 하는 과정에서 몸에서 빼낸 지방은 쓸모가 없다는 이유로 버려졌습니다. 공식적인 자료는 없지만 성형외과 병원을 기준으로 해마다 몇백만톤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환경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윤리적으로 안전하게 인체지방을 사용하도록 관련한 제도정비를 통하여 적극적으로 보관된 폐지방을 활용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장기완 2020-04-10 07:35:58
조속히 규제가 철폐되기를 응원합니다.
우리가 시중에서 보는 글로벌 제약사 동종 콜라겐은 사체에서 추출하여 팔고 있는것입니다 3mg에 70만원 정도 할겁니다.
보관된 폐지방을 활용한다면 코로나19로 고통받으며 사경을 헤메는 환자에게 삶을 선사할수 있을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