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도 안 지난 아기에 뜸·부항 시술···의료계 "아동학대나 마찬가지"
돌도 안 지난 아기에 뜸·부항 시술···의료계 "아동학대나 마찬가지"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01.1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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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난 4세 미만 영아에 작년 1~9월 한방치료 약 1.2만건
5대 손보사 집계결과···의협 한방특위 "의료윤리 반하는 행위"

지난해 교통사고를 당한 만 4세 미만 영아들에게 침이나 뜸, 부항 같은 한방치료를 실시한 사례가 최소 1만 건 이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는 이처럼 아기들을 대상으로 침이나 뜸 같은 한방치료를 하는 것은 '아동학대'나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국내 상위 5개 보험사가 작년 1~9월까지 만 4세 미만 영아들에 대한 추나요법이나 약침, 침술, 부항, 뜸 등 한방치료를 이유로 한방병원들에게 지급한 자동차보험 보험금이 42억37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보험금을 지급한 건수는 총 1만1893건으로, 1년을 기준으로 할 경우엔 영아를 상대로 한방진료를 한 사례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0~1세 미만은 1665건 △1~2세 미만 2853건 △2~3세 미만 3444건 △3~4세 미만은 3931건으로, 영아들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보험금 지급 건수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의원들은 자동차 사고로 내원한 영유아들의 치료를 돕기 위해 스티커 침이나 화상이 없는 전자뜸으로 통증을 제거하는 경우가 일반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 한의사들이 돌도 안 지난 아기들을 상대로 이같은 시술을 하는 데 대해선 한의계 내부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현택 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4세 미만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한방 치료법을 적용한다는 것 자체가 '아동학대'나 다름없는 해괴한 행동”이라며 “한의사들이 스스로 주장하는 것처럼 자신들이 '의료인'이라면 아이들을 상대로 이 같은 시술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임 회장은 “영아들을 대상으로 한 이 같은 한방치료는 의료행위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단순히 영유아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 한방특별위원회도 "안전성·유효성이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한방행위를 0~3세 등 영유아에게 무분별하게 시행하는 것은 의료윤리에 크게 반하는 행위로, 아동학대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보험업계는 최근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크게 오른 데에는 일부 한방 병원의 과잉진료가 한몫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자동차보험 진료비 1조446억원 가운데 한방진료비가 전체의 41%를 차지하는 428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5년의 23%과 비교할 때 4년새 한방 진료비 비중이 2배 정도 증가한 규모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한방 과잉진료를 막기 위해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의협 한방특별위원회는 “자동차보험에서 한방 진료수가 기준을 명확히 하는 방법을 통해 일부 과잉진료를 막을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자동차 사고 환자들에 대해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한방행위들을 무분별하게 적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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