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 오른 올바른 약물이용사업···환자정보 열람 등 규제개선이 관건
궤도 오른 올바른 약물이용사업···환자정보 열람 등 규제개선이 관건
  • 이한솔 기자
  • 승인 2019.12.1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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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올바른 약물이용지원사업 발전방안’ 세미나 개최
의료계 참여로 탄력받아···환자정보 사전열람 등 필요하단 지적
2019년 건강보장 정책세미나 : 올바른 약물이용지원 사업 발전 방안
2019년 건강보장 정책세미나 : 올바른 약물이용지원 사업 발전 방안

최근 의료계의 참여로 탄력을 받고 있는 '올바른 약물이용 지원 시범사업'의 중간 성과를 점검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시범사업에 직접 참여하는 당사자인 의료계와 약사계 관계자를 비롯한 여러 전문가들이 참석해 시범사업을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관련 규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모았다.

건강보험공단 서울지역본부는 13일 ‘올바른 약물이용지원사업 발전 방안’을 주제로 한 건보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박병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좌장을 맡고 유승현 건보공단 건강지원센터장, 김무영 서울의료원 가정의학과 과장, 신주영 성균관대 약학대학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이어진 토론시간에는 유진목 서울시의사회 부회장, 이용화 서울시약사회 여약사위원회 총무,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 보건의료정책과장, 민태원 국민일보 의학전문기자, 김동숙 심평원 약제정책연구부장, 박향정 국민건강보험 건강관리실 건강지원부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먼저 국민건강보험 서울지역본부가 서울 일부지역과 강원도 강릉시에 거주하고 있는 사업 대상자 399명을 대상으로 약물 사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상자들의 평균 약 복용 개수는 13.52개로 집계됐다. 특히 만성질환을 4개 이상 보유한 경우엔 평균적으로 복용하는 약의 개수가 14.8개까지 늘어나 만성질환 수가 증가할수록 복용하는 약물의 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바른 약물이용지원 사업’은 이처럼 만성질환자들 사이에 만연한 약물 오남용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됐다. 현재 6개 지역본부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정신 및 행동장애 △호흡기결핵 △신경계질환 △간의 질환 △대뇌혈관 질환 △갑상선의 장애 △악성신생물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만성신부전 △관절염 △천식 △COPD 등 13개 만성질환 가운데 1가지 이상을 보유하고,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약물 성분이 10가지 이상인 자를 대상으로 4회차에 걸쳐 약물이용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처음엔 공단 직원과 지역 약사가 2인1조로 가정을 방문해 약물 이용 실태를 점검하고 중복투약으로 인한 부작용이 있는지 등을 파악한 뒤 교육과 상담을 통해 모니터렁과 피드백을 진행하는 소위 '약사모형'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의사의 참여 없이 이뤄지는 한계가 지적되면서 의사가 참여하는 '의사 모형'을 도입하게 됐다. 의사 모형의 경우 지난 9월 국민건강보험 서울지역본부와 서울시의사회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의원을 방문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의사가 직접 참여하는 모형을 개발한 뒤 현재 서울에서 실시되고 있다.

의사모형은 의사의 '처방 조정'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사업 실질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현업에 종사하는 의사들이 모든 대상자 가정을 방문해야 한다는 점은 현실적인 한계로 지적됐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유진목 서울시의사회 부회장은 현장에서 제기된 문제점에 대해 얘기했다. 유 부회장은 “가장 먼저 환자를 선택하는 데 난항이 있었는데, 만성환자 유무와 사용하고 있는 약의 품목 조회, 약효의 실효성 등 검토를 끝낸 뒤 가정방문을 하니 절차가 까다로웠고, 가정방문을 기피하는 환자들도 있었다”며 “타 의원에서 처방한 내역을 가정방문단이 미리 열람할 수 있게 된다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환자의 정보를 미리 열람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인해 당장 적용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 부회장은 "(개인정보와 관련해서는) 이해관계자들과 다양한 의견수렴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외에도 일부 환자들이 3차병원에서 추가적으로 약제를 처방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3차병원과의 연계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약업계도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용화 서울시약사회 여약사위원회 총무는 "이번 시범사업은 환자 안전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사업으로 긍정적 성과도 있었지만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다만 방문시 환자 경력과 복용약물 검토 등 개인정보 열람에 어려움이 있어 이런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직 시범사업 단계이고 현실적인 한계도 있지만 사업의 취지에 대해선 참석자 모두가 공감했다. 민태원 국민일보 의학전문기자는 "예전에 의사와 간호사, 약사 분들과 독거노인 방문 취재를 나가서 어디서 처방받았는지도 모르는 약을 잔뜩 복용하고 있는 이 분들께 (복약과 관련해) 적절한 조치를 취했더니 호응이 좋더라"며 "(이번 시범사업이) 도시뿐 아닌 농어촌 모델로도 발전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컨트롤 타워가 확립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이밖에도 고령화시대에 맞는 클리닉 강화, 복용약물 조회목록의 최신화 등과 같은 다양한 의견들이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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