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전문의 차등 없애자 모처럼 산부인과가 웃었다
요양병원 전문의 차등 없애자 모처럼 산부인과가 웃었다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9.11.27 09: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정심서 차등제 수가개선안 의결로, 기존 8개 전문의 우대제 폐지
분만병원→요양병원 전환 가속화되고 여성전문 요양병원도 늘어날 듯

요양병원에서 특정 전문의에게만 수가를 가산해주던 제도가 폐지되고 앞으로는 어떤 전공의 전문의든 일정 비율 이상 유지할 경우 가산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조치로 그동안 요양병원 근무 비율이 높은데도 수가 혜택을 받지 못했던 산부인과의 경우 여성 노인 건강서비스에 특화된 ‘여성 전문 요양병원’ 등을 개설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2일 열린 건정심. 이날 '요양병원 입원료 차등제 수가 개선(안)'이 의결돼 8개 전문의에게만 적용되고 있는 수가 가산 제한 폐지가 결정됐다.
지난 22일 열린 건정심. 이날 '요양병원 입원료 차등제 수가 개선(안)'이 의결돼 8개 전문의에게만 적용되고 있는 수가 가산 제한 폐지가 결정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2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요양병원 입원료 차등제 수가 개선(안)’을 의결했다.

현재 요양병원의 경우 내과, 외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등 8개 진료과목 전문의를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하면 기본입원료에 10%~20%의 수가를 가산해 주고 있다. 진료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일선 의료 현장에서는 "요양병원 환자 진료에 필요한 전문과목이 8개 전문과목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며 이를 개선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이번 건정심은 수가 가산 시 8개 전문과목에만 적용되던 제한을 폐지하기로 했다. 어떤 전공의 전문의든 확보비율이 현재처럼 50% 수준을 유지하면 수가 가산을 받을 수 있다. 대신 적용되는 가산율은 종전 20%에서 18%로 조정하기로 했다.

이번 요양병원 입원료 차등제 수가 개선을 가장 반기는 곳은 다름 아닌 산부인과. 그동안 산부인과계는 8개 전문의 가산에 산부인과를 포함하거나, 아니면 가산 제한 자체를 폐지해 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이는 현재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산부인과 전문의 수가 가산 대상인 일부 진료과보다도 많은데 정작 산부인과는 가산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산부인과 학계는 "수가 불이익은 물론 전공의 모집 등에 있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보건의료빅데이터시스템 의료자원(인력/시설/장비) 현황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전문의 총 5216명 가운데 전문과목별 의사 수는 △가정의학과 1067명 △내과 846명 △외과 718명 △재활의학과 586명 △정신건강의학과 546명 △산부인과 326명 △신경과 273명 △정형외과 228명 △신경외과 201명 △소아청소년과 106명 순으로 나타났다.

산부인과 전문의 수는 326명으로, 8개 가산 대상 전문과목인 신경과(273명)나 정형외과(228명), 신경외과(201명)보다 오히려 더 많은 상황이다.

요양병원 수가 가산 대상이 아님에도 산부인과 전문의가 요양병원에 이렇게 많이 근무하는 이유는 요양병원 환자 중 여성 노인 환자가 많은 수를 차지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특히 저출산으로 인해 산부인과의 경영난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산부인과 전문의가 분만병원 경영을 접고 산부인과 진료 수요가 많은 요양병원을 개설하거나 요양병원에 취업하는 경우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지난 9월 20일 임기가 종료된 김승철 전 대한산부인과학회장은 자신의 임기 중 가장 큰 성과로 요양병원 8개과 전문의 가산제도 폐지를 꼽기도 했다.

이번 건정심 결정에 대해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법제이사는 “저출산 위기로 산부인과 현장을 떠난 산부인과 전문의가 1000명을 넘은 것으로 국정감사에 보고될 정도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부인과 현실을 반영한 적절한 결정”이라며 “앞으로 기존 분만병원들의 요양병원 전환이 가속화되고, 노인여성 의료서비스에 특화된 여성 전문 요양병원이 증가해 산부인과의 경쟁력 있는 분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복지부는 이번 전문의 가산 진료과목 제한 폐지 결정과 함께 앞으로 의료기관 인증평가 및 적정성 평가를 개선하고 해당 평가 결과와 수가 보상 연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김재연 이사는 “산부인과의사회의 교육과정에도 요양병원 근무 지원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추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