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감염 불감증 여전···일부 대학병원조차 전문의 안 둬
소아 감염 불감증 여전···일부 대학병원조차 전문의 안 둬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9.11.1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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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감염학회 "소아감염 전문의, 병상 대비 의무적으로 배치하도록 법제화해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을 계기로 ‘소아 감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소아 감염의 중요성에 대한 의료기관들의 인식이 부족하고 이를 예방할 전문 인력 확보도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전국 42개 상급종합병원 중에서도 소아 감염 전문의를 한 명도 두지 않은 곳이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종혁 대한소아감염학회 회장은 지난 16일 서울성모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에서 소아 감염 전문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와 관련한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소아 환자는 성인 환자와 달리 감염성 질환이 다양한 만큼 의료기관에 소아 감염 관련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이 필요하다. 소아 감염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의료진과 그렇지 않은 의료진 간의 진단 및 대처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형 의료기관들이 감염내과 전문의는 4~5명씩 두는 반면, 소아 감염 전문의들을 위한 자리는 마련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감염관리가 중요한 소아중환자실이나 신생아 중환자실 등을 운영하고 있는 42개 상급종합병원 중에서도 소아 감염 전문의이 한 명도 없는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 내에서도 소아 감염에 대한 경각심이 높지 않다보니 "감염내과 전문의를 뽑아 소아 감염까지 맡기면 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소아감염학회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의 경우에도 분당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을 통틀어 단 2명의 소아 감염 전문의가 활동하고 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의 경우 산하병원 8곳 중 여의도와 의정부성모병원에는 소아 감염 전문의가 없다. 고대의료원도 1명의 소아 감염 전문의가 3곳의 의료기관을 관리하고 있다. 

소아감염학회측은 소아 감염 전문의가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등 각 진료과의 감염 관련 모든 분야에 관여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상급종합병원마저 소아 감염 전문의를 두지 않고 있는 현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신생아나 소아의 경우 항생제 사용량이 다를 뿐만 아니라 빠른 시간 내에 적절한 치료가 가장 중요한데, 소아 감염 전문의가 없다면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늦어지게 돼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학회는 ‘소아감염 전문의’도 감염내과처럼 병상에 비례해 의무적으로 배치하도록 법으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감염내과의 경우 각 병원마다 감염관리 의사를 300병상 당 1명씩 두도록 되어 있다.

김종혁 회장은 “감염내과는 면역학자 위주로 ‘세균’을 주로 다룬다면 소아감염은 주로 ‘바이러스’ 질환이기 때문에 호흡기와 장염, 수두, 홍역 등의 분야를 다룬다”며 “성인도 홍역이 발생하지만, 감염내과 의사들에게 와 닿는 병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감염내과와 소아감염 전문의가 각각 근무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정부와 국회에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몇 년째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이제는 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소아 감염에 대한 문제점을 심각하게 바라봐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학회는 내년에 제10회 아시아소아감염학술대회(10th Asian Congress of Pediatric Infectious Diseases, ACPID 2020)를 개최한다. 이는 소아 감염과 관련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로, 내년 10월 28일~31일까지 4일 동안 전세계 1000여명의 소아감염 의료진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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