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이미 장례식장 3곳'···신규 장례식장 허가해 줘야 할까
'주변에 이미 장례식장 3곳'···신규 장례식장 허가해 줘야 할까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11.0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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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할 보건소, 교통혼잡·민원발생 이유로 "새 장례식장 허가 못해"
행정법원 “시설기준 아닌 막연한 사정만으로 설치 막을 수 없어”

의료법 시설기준에 부합하는데도 교통 혼잡 등을 이유로 병원 내 장례식장 설치를 허가하지 않은 관할 보건소의 판단이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는 서울에 위치한 한 병원의 원장 A씨가 병원 내 장례식장 불허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에 대해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줬다.

A씨는 강북구 소재 지상 6층 건물에서 지상 1·3·6층에 의료기관 개설허가를 받아 병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작년 12월 A씨는 여기에 더해 건물 지하1층과 지상2층에 병원 시설로 장례식장을 설치하기 위해 관할 보건소에 의료기관 개설 허가사항 변경신청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병원 인근에 장례식장이 여러 곳 존재하기 때문에 추가로 설치할 필요성이 없어 보이고 주변 지역 교통이 혼잡한 데다 관련 민원발생도 많다는 이유에서였다. 관할 보건소측은 "병원 인근에 장례식장이 3곳이나 운영 중이기 때문에 추가로 설치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씨는 장례식장 운영으로 인한 교통 문제는 미미할 뿐더러, 병원에서 적지 않은 환자가 사망하고 있어 장례식장 부재로 인해 유족들 불편이 더 크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의료법 제36조에 따른 시설기준에 부합한다면 원칙적으로 장례식장 설치를 허가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보건소에서 주장하는 불허 이유가 법령에 따른 시설기준과는 관련이 없으므로 설치를 허가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법원은 "보건소에서 주장하는 장례식장 추가 설치의 필요성이나 민원 발생 여부는 의료법에 따른 시설기준과 무관하다"며 "시설기준과 부합되지 않는 막연한 사정만으로는 장례식장 설치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병원의 개설 허가사항 변경이 명백히 중대한 공익에 배치된다고 인정될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그 허가를 거부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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