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만 VS 17만···법정단체 지정이 쏘아올린 '간-간' 갈등
19만 VS 17만···법정단체 지정이 쏘아올린 '간-간' 갈등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08.2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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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무협' 법정단체 지정 놓고 '간협' 비상대책위 출범, 법안저지 총력전
보건의료계 “간호조무사 질적 성장 동반돼야”…복지부 "필요성엔 공감"

간호조무사협회(이하 간무협)의 법정단체 인정이 불발되면서 촉발된 간호협회(이하 간협)와 간무협간 갈등의 골이 한층 깊어지는 모양새다. 양 단체는 하루가 멀다 하고 서로를 향한 비판 성명을 발표하는가 하면, 국회 앞 촛불시위부터 향후 연가투쟁까지 예고한 상태다. 

◆간무협 법정단체 인정 놓고 갈등 촉발

갈등의 발단은 앞서 지난 2월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이 간무협을 법정단체로 인정토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시작됐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공, 의료기관의 확대 및 고령화 확산 등 간호조무사 역할이 중요해짐에도 불구, 현행 의료법에서는 간무협을 중앙회로 인정하고 있지 않아 간호조무사들의 권익 증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게 법안을 발의한 취지다.

홍옥녀 간무협 회장
홍옥녀 간무협 회장

홍옥녀 간무협 회장은 20일 국회에서 진행된 ‘간호인력 역할 정립 토론회’에 참석해 “간무협이 간호조무사 직종을 대변하는 법정단체가 되는 것이 간호인력 간 상생관계 구축에도 기여하는 것”이라며 “현재와 같이 당사자가 배제된 채 직종갈등 문제가 논의된다면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법안을 발의한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도 토론회에 참석해 “의료 인력을 구하기 힘든 지방병원에서는 이미 간호조무사들이 간호사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며 “일은 시키면서 법정단체로 인정해주지 않는 건 도대체 어떤 법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종현 간무협 기획이사는 “국회는 의료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간호조무사 처우개선 예산을 지원하고 제도 개선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복지부 또한 간협-간무협 상설협의체를 구성하고 건정심, 장기요양위 등 각종 위원회에 간무협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간협은 법안 발의 직후 비상대책위를 출범, 법안 저지에 총력을 쏟았다. 치매국가책임제, 만성질환관리제, 커뮤니티케어 등 정부의 역점사업 추진 과정에서 간호조무사가 간호사 영역을 대체하며 간호사의 역할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간무협을 법정단체로 인정할 경우 간호 정책에 혼선이 야기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결국 두 단체간 갈등이 심화된 가운데 지난 3월 임시국회에서 해당 법안은 통과가 무산됐다. 이에 간무협은 지난달 ‘2020총선본부’를 출범하고 간호조무사 정치세력화를 공식 선언했다. 간호조무사 출신 국회의원을 배출해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양측 갈등 확전 양상 띠자 "정부가 개입해야" 주장도  

최근 또다른 이슈들을 놓고 양측이 맞붙으면서 양측의 갈등은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즉, 방문건강관리 전담공무원에 간호조무사 포함 여부(지역보건법), 재가노인복지시설 시설장 간호조무사 철회(노인복지법) 문제 등을 놓고 양측이 대립한 것이다. 애초 간무협에 대한 법정단체 인정 여부를 놓고 시작된 갈등이 전면 대결의 양상을 띠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가 갈등 해결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오제세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장에서 실제로 일하는 간호사는 19만 명, 간호조무사는 17만 명으로 비슷한 숫자"라며 "엄연히 법적인 역할과 지위가 다른데 간호조무사를 대표할 단체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들의 분쟁이 지난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복지부가 해당 문제를 방관만 하고 있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각 직역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현 문제에 대한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도 ‘간호인력 역할 정립 토론회’에서 “제도 개선을 위한 문제제기가 특정 단체의 이해관계에 따라 발목이 잡혀서야 되겠느냐”며 “간호 단체와 간호조무사 단체 간 에 힘겨루기를 하는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제도적 해결책이 반드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 보건의료계 “질적 교육 체계 개선 병행”…복지부는 필요성 '인정'

제 3자격인 보건의료계는 이번 사태에 대해 단체 간 이견이 큰 문제인 만큼 '국민적 합의'가 우선시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간무협의 법정단체 지정이 사회적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간호조무사들의 질적인 성장이 병행돼야 한다는 데에도 이견이 거의 없다.

김태완 대한병원협회 정책이사는 “간호조무사 법정단체화는 갈등이 큰 부분으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국민적 공감대를 위해서는 국민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할 수 있는 간호조무사 교육 및 관리 체계 구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중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도 “노인인구 증가 등으로 간호조무사 수요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양적 증가와 함께 질적인 측면에서도 관리를 강화해야 할 단계다. 교육과정의 내실화와 전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일 국회에서 진행된 '바람직한 간호인력 역할 정립과 상생방안 정책토론회' 모습
20일 국회에서 진행된 '바람직한 간호인력 역할 정립과 상생방안 정책토론회' 모습

이번 사태의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각 단체가 서로를 인정하며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간무협의 법정단체 지정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을 표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대승적 차원에서 서로가 서로를 인정해 주며 서로의 권익을 상호 증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며 “복지부에서도 양 직역이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손호준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법정단체 인정의 필요성은 공감한다"며 "다만 구체적인 법 기술방식 측면에서 두 단체 간 견해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해당 부분은 국회에 법이 계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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