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환자, 단순 취객 오인해 귀가시킨 의사에 금고형 확정
뇌출혈 환자, 단순 취객 오인해 귀가시킨 의사에 금고형 확정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08.0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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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응급실 의사A씨에 업무상 과실치사 인정…금고8개월 집행유예2년
“만취상태라도 CT촬영 등 노력했어야…보호자에 뇌출혈 가능성도 고지 안해”

뇌출혈 환자를 단순 취객으로 오인, 사망에 이르게 한 응급실 의사에게 금고형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해당 당직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지 않고 뇌출혈의 가능성에 대해 보호자에게 설명하지 않아 업무상 과실이 있는 것으로 최종 판결했다.

대법원 형사2부는 의사 A씨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인정,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앞서 환자 B씨는 지난 2014년 5월 새벽 1시쯤 119구급차에 의해 응급실로 후송됐다. 당시 B씨는 눈에 멍이 들고 코피가 나 있는 상태였고 소변기에 대변을 보고 바닥에 토하고 뒹구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다.

이에 A씨는 B씨가 술에 만취돼 진료를 할 수 없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보호자에게 "B씨가 술에서 깨면 데리고 오라"고 말하고 귀가 조치시켰다. 하지만 B씨는 이날 오후 5시쯤 두개골 골절로 인한 뇌출혈로 사망했다. 

재판부는 비록 환자가 술에 취한 상태로 몸을 가누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CT촬영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노력했어야 한다고 봤다. B씨가 응급실에 내원했을 당시 상태로 봤을 때 충분히 뇌출혈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부득이하게 CT촬영 등이 어려워 부득이 퇴원 조치를 하는 경우라면 보호자에게 뇌출혈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B씨가 응급실에 실려 왔다가 퇴원하기까지 약 2시간 30분 동안 아무런 치료행위나 처치를 하지 않았다"며 "단순 주취자로 판단해 보호자에게 뇌출혈 가능성에 대해 아무런 설명 없이 퇴원하도록 조치한 점에서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A씨가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B씨가 이미 내원 당시 뇌출혈 증상을 보여 사망이라는 결과가 전적으로 A씨의 과실에 의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 참작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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