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사또 걸었던 초록 숲 속 맑은 길
어사또 걸었던 초록 숲 속 맑은 길
  • 김진국
  • 승인 2019.06.17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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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교수의 걷기 예찬(52) ‘연풍새재 옛길’

연풍새재 옛길은 소조령에서 제3관문인 조령관까지 이어지는 길로 선인들이 과거시험을 치르러 가던 과거길이다. 연풍새재는 문경새재와 함께 백두대간의 마루를 넘는 고개로 역사적으로 사회, 경제, 문화의 교류지이면서 군사적 요새로서 역할을 하였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당당히 선정되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아름다운 초록 숲길에 예쁜 산새 소리가 어우러진 옛길
여름의 기운을 받아서 진한 초록으로 옷을 갈아입은 가로수들의 호위를 받으며 출발점인 소조령으로 향한다. 고사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와 멀리 바라보니 높이 솟은 산봉우리들이 손님을 반긴다. 그 중에 하나인 마역봉은 암행어사 박문수 어르신이 마패를 걸어놓고 잠시 쉬어갔다는 전설이 있어 마패봉으로 불리기도 한다. 마을길을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어사로란 표지석이 눈에 뛴다. 

식당들이 늘어서 있는 수옥정 관광단지를 지나니 아스팔트길이 끝나고 흙길이 나타난다. 길을 따라 조금 오르니 삼거리 갈림길에 커다란 표석이 연풍새재 옛길의 시작점임을 알려준다. 조령산 자연휴양림 표석을 배경으로 증거사진을 남기고 옛길 방향으로 걷기를 시작한다. 차들이 지날 수 있는 넓이의 훤히 뚫린 산길에 초록 나무들이 숲을 이뤄 만들어 주니 몸과 마음이 더욱 가벼워지고 맑아지는 느낌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서 잠시 선비가 되어 새재를 노래한 시 한수를 읊어보는 여유를 부려본다. 산새들의 합창소리를 구령삼아 걷다보니 우리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리며 기분이 좋아진다. 산길 옆으로 쉼터인 찻집과 임산물판매소가 있는 건물이 지나는 사람들에게 쉬어가라고 손짓을 한다. 신선봉으로 올라가는 등산로에 사방댐 계곡을 건너는 나무다리의 초록 풍광이 아름답다. 동행한 사람들과 다리에 가서 사진으로 만들어보니 예상했던 대로 최고의 작품이다.     

옛길로 돌아와서 숲 터널을 걷기 시작하니 이곳이 왜 명품길인지를 알 수 있게 하는 한 폭의 멋진 풍경화가 눈앞에 그려진다. 진한 초록 잎들과 햇살을 받아 환히 빛나는 잎들이 어우러져 숲길의 아름다움을 한층 업그레이드 해준다. 길가에 나무를 잘 조각해서 만든 나무수로에는 지금이라도 졸졸졸 시냇물이 흐를 것 같다. 점차 하늘이 보이면서 숲 터널의 헤어짐과 동시에 공원 쉼터가 반환점으로 다가온다.

■ 숲 속 이야기의 한 장면이 그려지는 조령산 휴양림 산길
조령관 앞에 잘 조성된 공원 입구에 있는 어사또 동상이 우리를 반겨 맞아준다. 정자에 앉아서 물 한잔을 마시고 있는데 어디선가 어린 길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나서 서성인다. 배고픔을 호소하는 듯 처량한 울음소리와 눈빛으로 다가서서 사람들을 바라본다. 육포를 주자 넙죽 받아먹고는 언제 먹었느냐는 표정으로 다른 사람 앞으로 살금살금 이동한다. 제3관문인 조령관과 문경새재 과거길 표석을 배경으로 추억의 사진을 남기고 하산길로 향한다.

쭉쭉 뻗은 편백나무들의 호위를 시작으로 또 다른 숲길이 이어진다.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휴양림 산장들을 보니 마치 동화 속 아름다운 나라에 날아온 느낌이다. 호쾌한 웃음소리와 함께 행복한 표정으로 산장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정겹다. 모두들 숲 속 행복나라의 주민이 되어 뿌듯한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휴양림 산길을 따라 맑은 공기를 마시며 내려오니 어느덧 휴양림 입구 삼거리 시작점이다. 휴식과 함께 100여분의 걷기를 끝내고 맛있는 막국수와 만두로 일정을 마무리한다.


TIP. 제3관문인 조령관을 넘어 문경새재로 가면 옛길박물관과 문경새재 오픈세트장, 자연생태전시관과 자연생태공원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주변의 신선봉이나 조령산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코스의 등산로가 있어 사정에 맞춰 산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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