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보험자 제도 손질해 환자 선택권 다양화해야”
“단일 보험자 제도 손질해 환자 선택권 다양화해야”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9.06.1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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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달리 소비자 학력수준·정보접근성 대폭 강화 반영 자유경쟁 도입 필요
정부 아닌 소비자 중심으로…약제·의료인 등에 대한 정보 제공 범위 확대해야

단일 보험자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 건강보험 체계를 다보험자 체계로 전환시켜 소비자의 선택권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주목된다.

14일 연세대에서 열린 한국보건행정학회 2019년 전기학술대회에서 ‘소비자 중심으로의 의료체계변화’를 주제로 한 세션이 마련됐다.

본 세션 토론자로 나선 신의철 가톨릭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우리나라는 소비자들의 의료기관에 대한 선택권은 매우 광범위한 반면 단일 보험자를 두고 있는 특성상 보험자와 의료이용 가격에 대한 소비자 선택권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정부가 의료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가치관 때문인데 건강보험 태동 당시와 비교해 국민의 전반적인 학력수준이 월등히 높아지고 인터넷, 스마트폰 등을 통해 정보력까지 국민과 정부가 거의 대등해진 현 시대에는 적합하지 않아 소비자를 무시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이제 소비자가 보험자와 가격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다보험자가 존재함으로 인해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정부의 역할도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 역할과 소비자 선택의 밸런스를 맞추는 게 현재 세계적인 의료 트랜드”라며 “우리나라 건강보험 제도의 원류인 독일조차도 이미 이렇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 교수는 “의료이용 가격을 시장에 맡겨 놓는다고 가격이 무조건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의료에 있어 자유시장체제가 형성되어 있는 싱가폴의 경우를 봐도 단순하고 보편적인 의료서비스는 시장 평균 수준보다 가격이 떨어지는 반면 하이퀄리티 의료서비스 가격은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우리나라도 이러한 경쟁을 어느 정도 허용할 수 있게 한다면 소비자의 의료이용 선택권을 확보하고 의료의 구조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발제를 맡은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장도 의료 소비자의 선택권 강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의약품 가격 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한 선결 과제로 비용 정보 공개가 필요하고, 환자의 의료인 선택권 강화를 위해 정보 제공 범위 확대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권 단장은 “우리나라 보건의료정책은 과거부터 정부 주도로 운영되고 있어 현재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는데 이제 스마트폰으로 소비자의 정보력과 선택권도 확대된 만큼 의료이용도 정부가 아닌 소비자 중심으로, 공급체계도 단일 공급이 아닌 다공급 체계로 개선해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환자가 먹는 약제 선택권은 환자에겐 전혀 없고 의사와 약사에게만 있는데 이제 환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우선 동일 성분과 효능, 최저가 정보 등 약제이용정보를 환자에게 충분히 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단장은 “우리나라에 제네릭이 너무 많아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는 OEM 생산을 제한하면 해결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제약산업 구조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조정하는 효과까지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권 단장은 또 “환자의 비급여 진료에 대한 선택권도 강화해야 하는데 우선 환자에게 비급여 지정 이유가 비용 대비 효과성 부족 때문인지 아니면 건보재정 부족 때문인지 알 수 있게 하고, 의료인의 정보 제공 범위도 확대해 환자의 선택에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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