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도 특사경 도입?...병의원 압박 우려
식약처도 특사경 도입?...병의원 압박 우려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9.06.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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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도자 의원, 개정안 발의..."마약류 단속 담당인력 태부족"
인권의식 등 취약 일반행정기관에 경찰권 부여 신중해야

건보공단에 이어 식약처에도 의료기관 단속 강화를 위해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부여하는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지만 자칫 의료기관을 과도하게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보건복지위)은 마약류를 취급하는 의료기관의 단속 강화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관련 법률 개정안 발의를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현재 마약류 의약품의 관리 감독 권한과 법적 책임은 지방자치단체 산하 보건소에 있지만 최 의원이 최근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관련 자료에 따르면 담당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서울시의 경우 1만 3234곳의 병의원을 담당하는 보건소 인력이 73명에 불과하여 공무원 1인당 181곳의 병의원을 관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지난해 5월부터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 운영하며 마약류 유통 현황을 신속하게 파악,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기초지자체 보건소와 공유가 되지 않아 관리·감독상 어려움을 겪고 있고 광역지자체들도 기초지자체의 마약류 관리 현황과 통계를 취합하는 역할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식약처에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부여해 현재 취약하게 이뤄지고 있는 마약류 관리·감독을 보완하기 위해 관련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법경찰권은 어디까지나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에 권한이 부여된 전문적 영역이기 때문에 아무리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기관에 부여함으로써 수사의 효율성을 도모할 수 있더라도 형사법 지식과 인권 의식 등에 있어 취약할 수 있는 행정공무원들에게 부여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정부나 지자체 소속 공무원이 아닌 준정부기관이나 법인 등의 소속 직원들에게 특사경 부여를 제한하고 있는 이유도 이러한 기본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김해영 대한의사협회 법제이사는 “국가기관인 식약처 공무원들에게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공무원이 아닌 건보공단 직원들에게 부여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기는 하다. 또 마약류 관리의 전문성을 갖춘 식약처에 특사경을 부여해 수사의 효율성을 더할 수 있다는 주장도 일부 동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무리 수사의 효율성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전문 수사인력이 아닌 일반 행정공무원들에게 검경 고유의 영역인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은 가급적 자제하는 게 기본적인 원칙”이라면서 “자칫 식약처가 마약류 단속을 이유로 일선 병의원을 과도하게 억압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해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식약처뿐만 아니라 국민건강보험공단도 ‘사무장 병원’ 단속을 강화해 건강보험 재정누수를 막기 위해 특사경 부여가 필요하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고 관련법 개정안도 국회에 발의되어 있지만 의료계와 야당 등의 반대로 국회 법사위 문턱부터 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법적으로 특사경 권한이 부여되어 있는 중앙행정부처인 보건복지부조차 일선 병의원을 과도하게 압박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공단 특사경 부여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과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공단의 특사경 적용 범위를 현재 검토되고 있는대로 '사무장 병원과 면허대여 약국 등 불법개설기관 단속 업무'에만 국한하지 않고, 이를 넘어 부당청구, 의료인 처분, 비급여 관리 등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 단속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완전히 반대되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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