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결함, 의료기관 보고 강제화 한다고...”
“의약품 결함, 의료기관 보고 강제화 한다고...”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05.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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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사회 "보고 의무화 처벌은 전형적인 형벌과잉" 비판
이찬열 의원 “문제제기 취지 공감…향후 세부 논의 필요할 것”

의약품‧의료기구 등에 이상이 있을 때 즉각 신고토록 하는 법안이 추진되면서 의료계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약품 및 의료기구 사용자에 불과한 의료기관에 보고의무를 부과하고 위반 시 처벌하는 것은 전형적인 형벌과잉 행정이라는 비판이다.

앞서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달 23일 의료기관에서 의료행위에 사용되는 기구나 약품, 의료용품 등에 이상이 있을 시 무단으로 폐기하는 것을 금지하는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개정안은 의료기관에서 의료행위에 사용되는 기구와 약품, 그 밖에 재료에 이상이 있음을 발견한 때에는 즉시 보고 및 신고하도록 하고 이를 관할 보건소장의 승인 없이 무단 폐기하는 것을 금지했다. 또한 이를 위반할 시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즉 현행법에는 의약품‧의료기구 등에서 이상이 발견되고 이를 무단 폐기하더라도 관련 규정이 없어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시스템 자체를 고치겠다는 것.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환자 안전을 위해 제도를 개선하자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개선의 방향성이 의료기관 규제 쪽에만 치우쳐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사회 관계자는 “의료기구, 의약품 등의 품질을 관리할 책임은 일선 의료기관이 아니라 제약사, 제조사 및 식약처에 있고 의료기관은 의료기구, 의약품의 사용자에 지나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이어 “대다수 의료인 및 의료기관 종사자들은 당연히 이상을 발견했을 때 의료기관 장에게 보고하고 있다”며 “극히 일부 사례가 다수인 것처럼 과장해 이를 규제한다는 명목으로 전체 의료인 및 의료기관 종사자의 보고를 의무화하고 위반 시 처벌하는 것은 전형적인 형벌과잉이다”고 지적했다.

개정 방향성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인 신고의무화보다는 사람의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위험을 일으키거나 일으킬 우려가 있는 경우나 의료사고를 발생시킨 경우와 같이 신고의 필요성이 큰 경우에 국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관계자는 “보고를 받은 의료기관 장이 관할 보건소에 신고의무를 부과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일부 수긍할 수 있으나 의료기관 장에게 예외 없이 신고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탁상공론적 입법으로 의료행정력의 낭비를 초래해 결과적으로 국민보건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더불어 품질 이상 여부가 애매할 경우 의료기관이 책임소재를 부당하게 떠안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정우 성북구의사회 법제이사는 “의료사고와 관련 없는 건에 대해서까지 일일이 신고의무와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며 “품질 이상이 뚜렷하지 않아 발견하지 못했을 경우의 책임까지 의료기관이 떠안게 될 소지가 있다”고 전했다.

■ 이찬열 의원실, 문제제기 취지 공감

한편 이찬열 의원실에서는 법안 발의가 필요했다는 의견을 피력하면서도 이 같은 의료계의 문제제기에 공감의 뜻을 밝혔다.

이찬열 의원실 관계자는 1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근 한 의료기관에서 이물질이 포함돼 이상이 의심되는 수액을 사용하려다가 환자 측이 이를 발견해 다른 수액으로 교체하면서 해당 수액이 아무런 조치 없이 폐기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됐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현행법에는 수액에 이물질을 발견한 후 이를 무단 폐기하더라도 관련 규정이 없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의료기기와 약품 등은 사소한 문제라도 환자 안전에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엄격하게 관리하고 문제가 있다면 명확하게 원인규명을 해야 한다는 문제제기로 법을 발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발의안이 의료기관에 대한 과도한 처벌이라는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해당 문제제기에 대해 일부분 공감을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깊이 고려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법안을 처음 발의할 때 모든 것을 다 완벽하게 시작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법안 발의는 문제제기 차원에서 거시적 개념으로 이뤄진 것이고 향후 복지위 소위에서 이번 의료계 지적 등을 고려해 세부적 논의를 거치며 다듬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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