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관련 법 개정…임신중절 시기 언제가 적당할까?
낙태죄 관련 법 개정…임신중절 시기 언제가 적당할까?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04.25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25일 ‘위기임신출산지원제도 국회토론회’ 개최
신옥주 교수 “임신중절사유 따라 시기 세분화 · 사회·경제적 사유 포함 말아야”

지난 11일 헌재에서 낙태죄 위헌 결정을 내린 가운데 향후 법 개정에 대한 구체적 제언이 나왔다.

임신중절 시기에 대해서는 임신중절사유에 따라 세분화해 시기를 정하고 사회·경제적 이유를  정당화사유에 포함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게 주장의 요지다.

신옥주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신옥주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신옥주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5일 ‘위기임신출산지원제도 국회토론회’에 참석해 임신중절의 시기와 종기에 대한 3가지 대안을 내놨다.

우선 첫 번째 대안은 임신초기, 중기, 말기로 구분된 임신의 기간(수정 후 12주씩)에 따라 초기 임신 12주까지의 임신중절에 대해 자유로운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방법으로 오스트리아와 미국에서 채택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기본적으로 이 같은 기한방식을 유지하면서도 기한방식의 임신중절의 자유에 상당한 제한을 가할 수 있도록 연방대법원의 입장이 변화한 점이 특징이다. 12주 이후의 임신중절에 대해서는 정당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서 허용되고 이 경우 태아의 생명보호를 위한 조치로서 의료진의 상담과 숙려기간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이어 두 번째 대안은 기한 방식 대신 프랑스나 네덜란드처럼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최대한 보장해 임신 24주(수정 후 24주)내까지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경우 여성이 궁박에 처해서 임신중단을 하고자 하는 경우 5일의 숙려기간을 거쳐 아동이 생존능력이 없는 시기(임신 22주)에 임신중절병원이나 임신중절의 허가를 받은 병원에서 권한 있는 의사가 처벌받지 않고 임신중절을 하는 것을 보장한다.

이 때 의료진은 임산부가 임신중절에 대해 잘 숙고했고 임신중단을 위한 궁박 상태에 처해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상담을 실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임신중절사유에 따라 좀 더 자세하게 임신중절시기를 정하는 독일식 방식이 소개됐다. 먼저 임신 12주까지는 임산부의 의사에 따라 자유롭게 임신중절이 가능하고 정당화 사유로서 의학적 사유로 인한 기한제한이 없는 임신중절과 범죄적 사유로 인한 임신 12주 이내의 임신중절이 가능하다.

또한 의학적 사유 없이 임신 후 12~22주 사이의 궁박을 사유로 하는 임신중단에 대해 임산부를 처벌하지 않는 규정을 둘 수 있다.

이에 대해 신옥주 교수는 “세 번째 독일의 입법례가 가장 합리적이라고 본다”며 “우리나라에서 입법자들이 향후 여성의 자유결정권의 보장을 위해 임신중절의 시기와 종기를 결정할 때 종합적인 고려를 해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사회·경제적 정당화사유 추가, 부작용 많다”

아울러 임신중절 정당화사유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앞서 헌재의 낙태죄 조항 헌법불합치 의견을 살펴보면 “현 허용 사유에는 다양하고 광범위한 낙태 상황이 전혀 포섭되지 않는다”며 “입법자는 낙태 결정가능기간과 사회적·경제적 사유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조합할 것인지, 상담요건이나 숙려기간 등과 같이 일정한 절차적 요건을 추가할 것인지 엽 등에 관해 법을 개선해야 한다”고 명시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헌재가 임신중절의 정당화사유에 사회·경제적 이유를 추가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 방향성을 잡은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신옥주 교수는 낙태정당화사유에 사회·경제적 사유를 추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가 많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사회·경제적 사유로 인한 임신중단을 허용하는 것은 국가의 사회국가원칙에 따른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임신중단을 정당화함으로써 그 의무를 회피해 버리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취지다.

사회·경제적 사유 중 사회적 사유로는 미혼임신, 아동복지법상 아동임신, 기혼여성의 경우 피임실패, 혼외의 임신, 이혼 후 전남편의 임신, 임신 후 사별 등 다양하며 경제적 사유는 궁박을 이유로 한 낙태를 의미한다.

이에 대해 신 교수는 “출산은 경제적 손해를 증가시키는 손해가 아니다. 대법원은 원치 않은 자녀출산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함으로써 이런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며 “독일 연방 헌법재판소 등 해외에서도 출생은 손해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먼저 국가가 사회·경제적 사유로 인한 임신중단을 고려하지 않도록 사회적 편견·차별철폐, 다양한 가족수용문화의 수용을 위한 사회적 환경 조성 등의 의무가 있는데 이런 여건의 조성 없이 사회·경제적 사유로 인한 임신중단을 허용하는 것은 국가의 사회국가원칙에 따른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임신중단을 정당화함으로써 그 의무를 회피하게 하는 결과를 야기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그는 “사회·경제적 사유를 추가하는 대신 임신 12주부터 22주 내에서 의학적 정당화 사유 없이도 여성의 자기결정권에 따른 임신중단에 대해 처벌하지 않고 임신중절수술을 시행한 의료진에 대해서도 임산부가 궁박에 있었음을 입증해 처벌을 받지 않도록 하는 규정을 두는 것이 좋은 방안”이라고 역설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