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수가협상 '첫삽'...적정수가에 달렸다
2020 수가협상 '첫삽'...적정수가에 달렸다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9.04.2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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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공급자 단체 협상단 구성...내달 2일 상견례
정부'수가 정상화'약속...보건의료단체 '눈치싸움'치열

내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체결 시즌이 임박함에 따라 건보공단과 각 공급자단체가 수가협상단을 구성하고 준비 태세에 나서 올해도 보험자와 공급자 간 물고 물리는 치열한 눈치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은 오는 5월 2일 대한병원협회 임영진 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 김철수 회장, 대한한의사협회 최혁용 회장, 대한약사회 깁대업 회장, 대한조산협회 이옥기 회장 등 의약단체장들과 서울가든호텔에서 상견례를 갖고 2020년 요양급여비용 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과 맞물려 지난 7년간 흑자를 기록했던 건강보험 당기 재정이 적자로 전환된 첫 시기여서 건보재정을 긴축하려는 공단과 점점 악화되는 경영난을 해결하고자 0.1%의 인상률이라도 더 받아내려는 의료계의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수가협상에 앞서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과 6개 의약단체장들의 상견례 모습.
지난해 수가협상에 앞서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과 6개 의약단체장들의 상견례 모습.

이를 의식해서인지 공단은 김용익 이사장의 의지로 올해 신설돼 원가분석업무를 수행하는 급여전략실 직원들을 대거 기용해 일찌감치 수가협상단을 꾸린 상태이다.

최초의 의사 출신 공단 급여상임이사이자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출신으로 지난해에 처음으로 수가협상을 이끈 경험이 있는 강청희 이사가 올해도 수가협상단장을 맡았고 역시 의사 출신으로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박종헌 급여전략실장, 이성일 수가기획부장, 이욱희 수가기획부 팀장이 협상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공단은 올해 수가협상에서 거시지표를 축소·공개하고, 공급자 요청자료를 적기 제공하며, 최저임금 인상효과를 예측·반영하는 등 소폭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강청희 이사는 “올해 수가협상이 예년과 완전히 다르게 진행되지는 않겠지만 환산지수 산출지표 등 기초자료를 사전에 공개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고, 공단은 공급자단체와 소통을 강조하며 각 실무자협의체, 단체장 간담회를 추진했고 지난해 9월부터 ‘제도발전협의체’를 운영한 바 있다.

다만 공단이 올해 협상에 있어 좀 더 공급자 편의를 고려할 것임을 약속한 바와 달리 건강보험 재정 최고 의결기구라 할 수 있는 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최근에야 구성·운영됨에 따라 협상 준비가 오히려 예년보다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모든 공급자단체 수가협상단 구성…의협은 참여 여부 고민 중

현재 모든 공급자단체들은 수가협상단 구성을 완료하고 준비 태세에 나섰지만 대한의사협회는 참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의협은 지난해 수가협상에서 공단과 합의에 이르지 못해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탈퇴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현재도 탈퇴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더해 의정협의체를 통한 보건복지부와 협상에서도 복지부가 진찰료 30% 인상과 원외 처방료 부활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데 대해 반발해 협상 결렬을 선언하기에 이르러 투쟁 국면으로 전환한 이후 구성한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 결정에 따라 수가협상 참여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수가협상에 참여하지 않을 시 주어질 수 있는 불이익을 감안해 수가협상단은 우선 구성해 놓은 상황이어서 협상에 참여할 가능성도 높다. 수가협상단장을 맡은 이필수 전라남도의사회장을 필두로 김종웅 개원내과의사회장, 박진규 대한신경외과의사회 부회장, 연준흠 의협 보험이사가 참여하며, 김명성 의협 보험자문위원, 이용진 의협 심사기준개선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좌훈정 대한개원의협의회 보험부회장, 임민식 KMA POLICY 건강보험정책분과 간사가 자문단으로 지원 사격한다.

이필수 수가협상단장은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인상됐지만 의원급 수가는 3.1%, 2.7% 인상에 그쳐 무려 5배 이상 차이가 나고 ‘문재인 케어’로 인한 대형병원 쏠림현상으로 회원들의 어려움이 너무나 크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수가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여러 번 나타낸 만큼 이번에는 정말 지켜주시리라 믿고 만약 수가협상에 참여하게 된다면 인내심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6개 공급자단체 중 가장 많은 건강보험 재정 파이를 가져가는 대한병원협회는 아직 공식적으로 수가협상단을 구성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복지부 관료 출신인 송재찬 상근부회장이 단장을 맡을 것으로 유력시되고 있다. 병협 핵심멤버로 오랫동안 활약하며 이미 수가협상에도 참여한 경험이 있는 유인상 보험위원장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병협은 관례적으로 4인으로 구성되는 수가협상단 단장을 복지부 관료 출신인 상근부회장이 맡고 의사 출신의 임원들이나 병협 사무국 직원들이 단원으로 참여하는 기조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다.

송재찬 상근부회장은 “사실 병원계가 밖에서 바라보는 것과 달리 여러 가지 어려움을 많이 갖고 있다”며 “수가협상에 돌입하게 되면 여러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한 자료를 공단 측에 제공해서 병원계의 어려움을 적극 전달해 협상결과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약사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도 이미 수가협상단 구성을 완료했고 대한조산협회도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는데 협상단 구성은 지난해와 같은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3.2%의 인상률로 6개 공급자 단체 중 최고 수준을 받아낸 약사회는 박인춘 부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가협상단장을 맡았다. 치과의사협회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마경화 부회장이 단장을 맡았다. 마 단장은 지난 2008년 유형별 수가협상이 도입된 첫해부터 현재까지 12년째 수가협상에 참여해 온 치과계 수가협상 ‘베태랑’이다. 한의사협회도 김경호 부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협상단장을 맡았고 조산협회 역시 이옥기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단장을 맡았다.

정부가 적정수가를 보장하겠다며 추진 계획을 밝힌 보장성 강화정책 집행이 올해 본격화되고 최저임금인상 효과 반영 예고, 대형병원 쏠림현상 보전 기대 등으로 인해 수가 인상에 대한 의료계의 기대가 높지만 공단의 협상 기조는 예년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우세한 상황이다.  

우선 7년째 흑자였던 건강보험 당기재정이 적자로 전환된 민감한 시기에 진행되는 수가협상인 만큼 공단의 재정 방어 논리가 여느 때보다 견고할 것으로 예상되고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추가소요재정(밴딩)은 올해도 여전히 비공개인 상태에서 '깜깜이' 협상이 진행되기 때문에 공급자들의 불만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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