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행위-사망 인과관계 없으면 설명의무 위반 책임 없어"
"의료행위-사망 인과관계 없으면 설명의무 위반 책임 없어"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04.2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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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의사 설명의무에 관한 법리 오해 지적"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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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의 의료행위와 환자 사망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을 시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위자료 지급의무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환자 유가족 측이 대학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대전고법의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환송 결정을 내렸다.

환자A씨는 예전부터 B형 간염으로 인한 간경화증을 앓고 있었고 2010년 고열증세로 초음파검사 결과 간비종대가 일어나고 있음이 확인돼 B대학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병원 내원 당시 혈액검사, 초음파검사, 내시경검사 등을 시행하고 골수검사 및 양전자단층촬영을 실시했는데 그 과정에서 3개 이상의 복합형 염색체 이상이 있음이 확인됐고 골수, 간과 비장 등에 종양이 침범돼 있음이 확인됐다.

이에 A씨는 1차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받게됐고 일시적으로 고칼슘혈증, 고칼륨혈증, 요산과잉증 등과 같은 종양용해증후군 증상이 보이기 시작했으나 점차 호전돼 2011년 퇴원하게 된다.

그 후 A씨는 8차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받기 위해 B병원에 입원했는데 당시 구토증상을 보이기 시작했고 뇌에 악성종양이 발생한 것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뇌종양에 대해 원발성 중추신경계 악성림프종으로 결론내고 항암화학요법을 실시했으나 A씨는 2011년 11월 사망하게 된다.

A씨가 사망하자 유가족들은 의료진이 악성림프종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한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이 있다며 손해배상책임을 물었다.

그러나 1심법원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전지법은 "감정촉탁결과, A씨의 병명을 처음 악성림프종으로 진단함에 있어 요추천자를 실시해 A씨의 악성림프종의 침범이 있음을 확인해야 할 과실이 인정할 수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악성종양은 신체의 다른 부분에 전이되는 경우가 많고 A씨의 경우에도 치료에 대한 반응이 부진해 그 것이 뇌로 전이됐다고 볼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즉 의료진이 A씨의 악성림프종이 전이된 뇌종양이나 원발성 뇌종양을 앓게 된 것을 의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서도 "A씨가 두통을 호소했으나 이것이 뇌종양에 의한 것이라고 볼 가능성이 매우 낮았던 점을 봤을 때 A씨에게 이를 설명했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기 어려웠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법원은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내놨다.

두통 등 증상의 발현시기와 경과 등에 관한 구체적인 문진을 시행하고 뇌CT검사나 단층촬영 등을 시행했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의료진은 문진이나 검사 없이 단순한 경과관찰만을 선택했고 이는 의사의 합리적 재량을 벗어났다고 봤다.

대전고법은 "의료진이 악성림프종의 뇌전이나 뇌종양 발병에 따른 증상일 수 있다는 설명과 추가검사를 받을 거인지에 관해 설명하지 않았다"며 "이는 치료 기회를 상실하게 하거나 A씨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 같은 판단은 대법원에서 또 다시 뒤집어졌다.

설명의무 자체가 모든 의료과정 전반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수술 등 침습을 가하는 과정 및 그 후에 나쁜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있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나 사망 등 중대한 결과발생이 예측되는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의사의 침습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거나 환자의 결정권에 문제되지 않는 사항에 관한 것은 위자료 지급대상으로서의 설명의무위반이 문제 될 여지가 없다는 판단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A씨의 뇌종양은 뇌실질에서 시작한 악성림프종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전이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며 "의료진의 의료행위와 A씨의 뇌종양이나 사망의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아울러 "의료진이 A씨의 두통 등 증상이 악성림프종의 뇌 전이나 뇌종양 발병에 따른 것일 가능성과 이를 확인할 추가검사를 받을지에 관해 설명하지 않았더라도 그로 인한 위자료 지급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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