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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존중' 컨트롤타워役…국민 건강 `파수꾼'으로
`생명 존중' 컨트롤타워役…국민 건강 `파수꾼'으로
  • 김상욱
  • 승인 2019.04.15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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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과 연계, 고위험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 해결 앞장
자살예방 TFT 구성, 의사회 활동 접목 통합적 대책 필요
김상욱 서울시의사회 섭외이사
김상욱 서울시의사회 섭외이사

작년 2월, 자살률을 향후 10년 내에 절반 수준으로 감소시키자는 `국회 자살예방 포럼'이 창립되었다. 인구 10만 명당 25.6명인 자살률의 심각성을 다시금 인식하고 생명존중의 사회적 분위기를 이뤄내자는 취지에서다. 2003년(22.6명)부터 2016년(25,6명)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13년 간 꾸준히 OECD 1위를 기록하여 자살공화국이란 오명을 썼다. 2011년 31.7명을 최고점으로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혼자서 혹은 몇몇이서 목숨을 끊는 사건, 사고를 요즘도 드물지 않게 접한다. 그간 생명존중 운동을 꾸준히 진행해왔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살을 사회문제로 인식하여 자살예방 계획을 세워 처음으로 시행한 것은 2004년이다. 그리고 2009년부터는 제2차 자살예방 종합대책이 시행되었다. 하지만 그 이후인 2011년까지도 자살률은 변함없이 높았고 오히려 통계청 관측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이는 자살의 원인(2016년 기준)이 정신적 문제(36.2%), 경제적 궁핍(23.5%), 신체적 질병(21.3%), 가정 문제(8.9%), 업무상 문제(3.9%) 등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한두 가지의 시책만으로는 역부족일 뿐 아니라 정책적 노력이 결과로 이어지려면 시일이 꽤 걸릴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2011년 9월, 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 주최의 `자살예방의 날' 기념식에서 한국자살예방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생명을 살리는 의사들이 앞장서서 자살예방 활동에 힘써야 함을 피력하였다. 그리고 정부 지원 하에 범국민 자살예방 확산을 위한 홍보 및 자살예방 연구 활동을 공동으로 추진하였다. 이후 자살예방을 위한 관민 합동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중앙자살예방센터가 2012년에 정식 개소하여 게이트 키퍼 교육 및 캠페인 `괜찮니?'를 시행하고 있으며 중앙심리부검센터는 2014년 4월에 오픈하여 자살유족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업무를 다각도로 진행하고 있다. 그 여파에서인지 2011년 이후로는 매해 조금씩 자살률이 감소하는 방향전환이 이뤄졌다. 하지만 2018년까지도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OECD 국가 평균 수치(12.1명)의 2배를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2019년 2월, 서울시의사회(회장·박홍준)는 이명수 국회의원실 및 연세대 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와 함께 제1회 건강향상 정책관리포럼을 개최하여 `건강과 복지의 정책융합을 통한 통합적 자살예방대책'을 모색했다. 박홍준 회장은 자살예방을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국가적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고 송인한 연세대교수는 우리나라 자살률의 급격한 증가 추이가 경제적 위기와 궤를 같이 한다고 진단하였다. 한편 2019년 2월 서울시의사회는 서울시교육청과 `행복하고 안전한 건강교실'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3000여 명에 이르는, 치료에 임하지 못한 고위험군 학생들에 대해 적극적인 정신건강 치료 연계사업을 진행 중이다. 의료 사각지대의 고위험 학생들을 위해 서울시 의사들의 도움이 절실하니만큼 서울시의사회가 적극 화답하여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해결을 위한 힘찬 첫 걸음을 내디뎠다.

의사로서 국민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켜내기 위해 먼저 필요한 것은 자살 고위험군을 파악해내는 임상능력일 것이다. 진료실로 내원한 환자가 직간접으로 죽고 싶다는 표현을 하거나 심한 절망감, 무력감을 호소하거나 자기 비하, 자책이 심하면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을 염두에 두고 필요시 정신건강의학과에 갈 수 있도록 도와주면 최선이다. 또한 정신건강의학과에 의뢰할 때 안심할 수 있도록 그 취지를 잘 설명해주면 더욱 효과적이다. 한편 중요한 물품을 남에게 주면서 주변 정리를 하거나 수면제 등을 사 모으거나 위험한 물건을 비치하고 감정기복이 심한 환자의 경우 자살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충분히 경청해 주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설득한다. 

“이보게 친구여, 한 번만 더 생각해보게나.”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어요.” 한 해 수십 명씩 자살하던 서울 마포대교 난간에 새겨진 생명사랑 문구들이다. 그리고 다리의 중간 즈음 실의에 빠진 한 남자의 볼을 꼬집으며 마음을 달래는 `한 번만 더'란 동상이 서 있다. 실의에 빠져 삶을 마감하려는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여 소중한 생명을 지켜보려는 노력이 깃들어있는 현장이다.

서울시의사회는 박홍준 회장을 중심으로 상임진이 선도적으로 생명존중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캠페인에 동참하기로 뜻을 모았다.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자살예방 TFT를 구성하며 각종 의사회 활동 영역에 접목시키는 노력을 진행 중이다. 또한 관련 기관, 학회와도 적극 공조하기로 했다. 서울시의사회는 그 특성에 맞게 우선적으로 진료 현장에서 생명지킴 운동을 확산해나가는 Bottom-Up 방식의 접근법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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