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상근 기준 정하는 ‘최초판결’ 나왔다
의료인 상근 기준 정하는 ‘최초판결’ 나왔다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04.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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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시간 출퇴근 하는 사전적 의미보다 유연한 판단 필요
서울행정법원 “주4일 32시간 근무했단 사실로 비상근 판단 어려워”
이경철 변호사 “의료인의 상근 여부 대한 최초 판결…시사하는 바 크다”

의료인의 의료기관 상근 기준을 탄력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최초의 판결이 나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상근이라는 용어를 날마다 일정한 시간에 출근해 정해진 시간동안 근무한다는 사전적 의미만으로 한정해 볼 수 없다는 것이 판결의 주된 내용이다.

해당 판결이 의료인의 상근 여부를 규정할 수 있는 최초의 결정이라는 점에서 향후 의료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게 법률 전문가들의 견해다.

서울행정법원 제12부는 주4일간 근무했다는 이유만으로 영상의학과 전문의 A씨의 상근성을 부정할 수 없다며 복지부의 '영상진단 및 방사선치료료 부당청구' 부분을 인정하지 않았다.

복지부는 2015년 12월 경 이 사건 신경외과의원에 대해 현지조사를 실시하고 '이학요법료 거짓청구', '영상진단 및 방사선치료료 부당청구' 등의 사유로 60일 업무정지처분을 내렸다. 또한 건보공단도 1억5913만4060원의 요양급여비용을 환수처분했다.

이에 대해 해당 의료기관장 B씨는 이학요법료 거짓청구 및 산정기준 위반청구 사유는 인정하지만 영상진단 및 방사선치료료 부당청구 부분은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의료기관에 근무하던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상근이었다는 게 B씨의 지론.

문제가 된 영상진단 및 방사선치료료 부당청구 부분의 법정 공방 핵심은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상근여부였다.

요양기관에 상근하는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판독을 하고 판독소견서를 작성한 경우에 소정점수의 10%를 가산하고 복지부 고시에 따라 영상저장 및 전송시스템을 이용해 필름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 대한 의료급여비용은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상근하는 요양기관에서만 산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현지조사에서는 A씨가 주4일 32시간 밖에 근무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근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즉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상근으로 근무할 때만 지급받을 수 있는 요양급여비용을 상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불법적으로 지급받았다는 게 복지부 및 공단의 입장인 것이다.

의료법상 전속에 관해서는 법령상 명문으로 ‘주 4일, 32시간 이상 근무’라는 규정이 있는데 반해 국민건강보험법상 상근에  관해서는 법령상 명문의 규정은 없고 규제당국에서 임의로 ‘주 5일, 40시간 이상 근무’로 적용,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상근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판단 여부는 근무조건(시간, 일수 등), 근무형태, 업무의 내용 및 그 강도, 동종 업무에 종사하는 의사와의 형평성, 당해 병원의 특수성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근로기준법 제50조에 의거한 근로시간은 상근 여부의 판단기준이 될 수 있으나 근로행태는 근로관계의 특수한 상정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구현될 수 있다는 견해다.

A씨의 경우 월, 목은 08:30분부터 19:00까지, 화, 금은 08:30부터 15:30까지 일했다. 즉 계약상으로는 32시간 이상 근무로 정해져 있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해당 의원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에 기록된 A씨의 영상 판독 시간은 8시전인 경우도 다수 존재하고 판독 필름들이 남아 있을 경우 월, 목 오후 7시 이후에도 영상자료를 판독한 경우가 적지 않았던 점이 정상 참작돼 40시간에 준하는 상근이라고 봄이 타당하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해당 사건 의원에 근무한 의사들의 월 급여 수준 등에 비춰 봤을 때 상당히 큰 규모의 영상판독 업무가 처리되고 있었다"며 "A씨는 다소 탄력적으로 근무하긴 했으나 상시 주중 40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근무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원고 측 소송대리인인 이경철 변호사는 이번 판례가 의료인의 상근 여부에 대한 최초의 판결이라며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봤다.

이경철 변호사는 “판결문은 최근에 확정된 것으로 국민건강보험법상 상근 여부에 관한 거의 최초의 판결”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국민건강보험법상 상근에 관해서는 법령상 명문의 규정은 없다. 다만 규제당국에서 임의로 주 5일, 40시간 이상 근무로 적용하고 있고 실제 행정처분도 이에 맞춰 부과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본 판결은 이 같은 규제당국의 기존의 상근 규정 적용 및 운용을 보다 탄력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명시적으로 판단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판결”이라며 “향후 의료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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