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사회와 의협의 역할
서울시의사회와 의협의 역할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04.0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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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시의사회에서 밝힌 향후 회무 방향성이 꽤나 인상적이다.

박홍준 서울시의사회 회장은 지난달 19일 전체이사회에서 “올해 회무를 진행하며 느낀 점은 서울시의사회의 고유 역할이 있다는 것이다”고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대한의사협회와는 또 다른 서울시의사회만의 역할과 책무가 있다는 뜻인데 거시적 차원에서 미흡할 수 있는 회원 화합과 대중에게 한발 다가가는 의사회의 모습을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사실 지난해 회무를 돌이켜보면 이 같은 `서울시의사회 역할론'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의사사랑 릴레이 캠페인'을 통해 소외된 봉직의 회원들의 의사회 참여를 적극 독려해 하나 된 의료계 실천에 앞장선 바 있다.

또한 건강돌봄 서비스, 미세먼지, 청소년 정신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울시 및 시 교육청 등과 MOU를 맺으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뿐만 아니라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과 만나 서울시민의 건강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하며 관련기관과의 소통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에 더해 박 회장은 최근 `서울시의사의 날' 행사를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건강 축제로 탈바꿈하겠다고 밝히며 관심을 끌었다. 이 같은 회무는 서울시민의 건강과 관련된 시정을 펼쳐나가면서 최고 권위의 의료 전문가단체의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시에서 주도하는 각종 보건의료정책을 함께 논의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갈 수 있는 발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편으로는 이번 `서울시의사회 역할론'을 통해 의료계가 나갈 궁극적인 방향성도 짐작해 볼 수 있다. 그 동안 의료계는 당장 눈앞에 닥친 정부 현안에 휘둘리며 뒤처리만 하기 바빴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전국의 각 시도의사회가 지역 대중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지자체 의료현안부터 차근차근 의료전문가들의 의견을 낼 수 있었다면 의협에서 벌이는 대정부 투쟁도 정치적 색깔을 배제하고 밥그릇 싸움이 아닌 의료만을 위한 투쟁으로 비춰지지 않았을까.

사실 서울시의사회에 의협에 준하는 대정부 투쟁과 제도적 개선에 앞장서 달라는 목소리도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의협에서 정부와의 소통을 일체 단절하고 오는 4일 의쟁투 발대식까지 앞둔 상황에서 시도의사회의 맏형으로 서울시의사회가 정부 투쟁에 좀 더 앞장 서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 구의사회 관계자는 “의협의 대정부 투쟁 동력이 떨어지거나 투쟁이 지연된다면 독자적 투쟁 로드맵을 갖고 서울시의사회장이 전면에 나설 수도 있지 않느냐”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 같은 주장도 일리가 있지만 엄연히 의협과 서울시의사회의 맡은 역할과 소임이 다르다. 의협이 13만 의사들의 컨트롤 타워로서 전체적인 지휘통제를 맡고 있는 몸통이라면 서울시는 그 안에서 몸통의 윤활을 돕는 가장 큰 부품이자 세포다. 세포가 본체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울 순 있지만 그 역할을 대신하거나 독자적 행보를 보일 수는 없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그 세포가 암 세포와 다를 것이 무엇인가.

이런 점에서 글을 마무리 하며 이번 `서울시의사회 역할론'을 한마디로 정의해 보고자 한다. “각자 역할은 다르지만 목적지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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