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남의사3인 사태로 본 의료분쟁 시사점은?
[인터뷰] 성남의사3인 사태로 본 의료분쟁 시사점은?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02.2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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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두륜 변호사 “감정제도 문제점 개선 · 법정구속 결정 신중해야”
현두륜 법무법인 세승 변호사는 의료전문지 법원출입기자단과 만나 이번 성남의사3인 사건에 대해 입장을 털어놨다.
현두륜 법무법인 세승 변호사는 의료전문지 법원출입기자단과 만나 이번 성남의사3인 사건에 대해 입장을 털어놨다.

최근 의료계를 발칵 뒤집은 사건 중 횡경막 탈장 사망 환아에 대한 의료인 전원 법정구속 사태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1명을 제외한 2명의 의료인이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재판 결과도 결과지만 재판 도중 의료인 전원이 구속됐던 사건이 이례적이었다는 점에서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각 의료계 단체들은 모두 법원의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며 비판한 바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의료전문 법률가들도 이번 사건이 의료계 및 재판부에 주는 시사점이 크다고 진단한다. 법률 전문가들이 보는 이번 사건의 시사점은 크게 △의료과실 및 인과관계에 대한 입증 정도 △의료사고에 있어서 양형기준 적용 문제 △유죄 인정 시 법정구속 문제, 총 3가지다. 해당 부분을 중심으로 이번 사건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변호를 맡았던 현두륜 변호사(법무법인 세승)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건을 되짚어 보자.

■ 의료과실 및 인과관계에 대한 입증 정도

우선 현두륜 변호사는 이번 사건이 여러 곳의 감정을 거쳤는데 그 의견이 서로 갈렸다는 점에 주목했다. 문제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의사에게 불리한 감정 결과를 채택하고 이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를 밝히고 있지 않다는 것.

현 변호사는 “여러 감정의 결과가 어긋나는 경우, 어느 감정결과를 채택할지 여부는 유무죄 판단에 있어 매우 결정적”이라며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재판부는 뚜렷한 이유 없이 의사들에게 유리한 감정결과를 채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법원의 감정 과정에서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그는 “현재 법원 감정은 주로 서면으로 이뤄지는데 제한된 자료와 미리 제시된 질문사항 위주로 감정서가 작성되다 보니 결과 자체가 왜곡되거나 부정확한 경우가 많다”며 쓴소리를 냈다.

특히 학회의 경우는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구조지만 특정 병원에 감정이 의뢰되는 경우에는 해당 병원 소속 의사 1인이 개인의 능력과 경험에 따라 감정을 진행하다보니 감정결과에 큰 편차를 보인다는 게 현 변호사의 견해다.

이에 대해 현두륜 변호사는 “여러 가지 다른 감정의견이 존재할 경우 다른 의견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이를 통해 최종적인 감정결과를 얻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유무죄를 다루는 형사사건에서는 이런 절차가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법원 감정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의료사고에 있어서 양형기준 적용의 문제

이번 사건에서 1심과 2심 재판부는 모두 기본 양형기준(업무상 과실치사의 양형기준은 기본형이 징역8월~2년)에 따라 형량을 결정했다.

다만 1심이 실형에 법정구속을 시킨 반면, 2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된 이유는 1심 판결 이후 피고인들이 피해자들과 합의했기 때문이라는 게 현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그는 양형 기준을 개정, 민사재판을 통해 손해배상을 받은 부분은 형의 감경이나 집행유예 요소로 추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에서 피해자 측은 민사소송을 통해 한번 배상을 받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또 다시 형사고소를 통해 의료인들에게 추가적인 합의금을 요구한 셈이다. 재판부도 법정구속을 통해 의료인들에게 울며겨자먹기 식 합의를 종용했다”고 현 변호사는 말했다.

실제로 현 변호사는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받은 피해자가 추가적으로 형사합의금을 요구하면서 의사를 압박하고 있다는 상담을 최근에 받았다며 향후 양형기준 개정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 “유죄 인정 시 법정 구속, 신중해야”  

현두륜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서 의료인들이 가장 재판에 대해 분노했던 부분이 유죄판결 이후 피고인 3인 전부가 법정구속된 것이라고 꼽았다. 특히 다년간의 의료분쟁사건을 경험한 그에게도 피고인 전원 법정구속 사례는 매우 전례가 드문 판결이라는 설명이다.

주목할 점은 형사 1심 재판 중에도 의료인들이 합리적인 선에서 위로금을 지급하려고 시도했다는 것이다. 합의 시도가 이뤄졌음에도 합의가 불발됐다는 이유로 법정구속이 된 판단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피해자들은 이미 민사소송에서 손해배상을 받았고 형사 재판 중에도 피고인들은 합의를 시도했었는데 법원이 의료인들을 모두 구속시키자 이들은 피해자 측이 요구는 금액을 모두 지급하고 합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빠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특히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2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결과적으로 법정구속으로 인해 지급의무가 없는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했다는 설명이다.

현 변호사는 “무죄 판결이 되더라도 한번 지급된 합의금은 돌려받기 어렵다”며 “법정구속된 기간동안 형사보상을 받을 수 있으나 그 금액도 최저시급 정도로 금전적, 정신적 손해를 보상받기 턱없이 부족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점들을 고려했을 때 의료사고에 있어 유죄 판결을 하더라도 법원은 피고인들에 대한 법정구속을 결정할 때는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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