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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SNS 활용 가이드라인' 
`의사 SNS 활용 가이드라인'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9.02.01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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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돌아다니다 보면 의사들의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또 SNS의 많은 의사들은 대표 프로필 사진에 자신이 가운을 입은 모습을 올려놓거나 경력이나 학력 등을 게재함으로써 자신이 의사임을 알 수 있게 하고 있다.

의료에 관한 글일 경우 의사가 쓴 글이라면 당연히 더 신뢰가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 류의 글이 올라오면 비의사인 입장에서 더욱 전문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신중하게 듣게 된다.

그러나 SNS는 기본적으로 사적공간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고 의사들도 사람이기에 부적절한 글을 실음에 따른 부작용도 심심찮게 목격된다.

특히 환자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담긴 글이라면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지난해 10월 SNS를 떠들썩하게 만든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의 담당의사가 피해자의 모습을 상세히 묘사한 글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당시 사건 피해자 응급담당의사였던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남궁인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통해 당시의 상황과 피해자의 참혹한 모습을 매우 구체적으로 묘사하며 그가 느낀 안타까움과 분노를 나타냈고 수십만 명이 이 글을 조회함으로써 파장이 일었다.

남궁 교수는 이미 `글 쓰는 의사'로 유명했다. 응급의학과 의사로서 현장경험을 토대로 SNS에 수많은 글을 게재함으로써 대중과 적극 소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몇 편의 에세이를 발간하기도 했다. 즉, 생사를 넘나드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누구보다 환자들과 소통에 앞서는 의사로서 의료계에 기여한 그의 공로가 적지 않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가 당시 올린 장문의 글은 환자들에 대한 `사랑'은 있었을지 몰라도 어떤 경우에도 환자의 `비밀'을 엄격히 준수해야 하는 `의사윤리의 의무'에는 어긋나는 측면이 있어 많은 논란을 낳고 말았다.

당시에 SNS 사용에 대한 의료계 차원의 가이드라인이라도 있었으면 이런 안타까운 사건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가 지난해 11월 `소셜미디어 사용 가이드라인 개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일련의 과정을 거쳐 오는 5∼6월경 최종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의사의 윤리성 확보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의료계의 자율규제권 확보와도 직결된 문제인 만큼 보다 많은 이들이 동의할 수 있고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완성도 있는 가이드라인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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