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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사회, 외국인 근로자에 '仁術' 베풀다제34대 상임이사진으로 진료팀 구성, 휴일도 없이 200여명에 무료 진료
홍미현 기자 | 승인 2019.01.07 15:54

온 몸을 얼어붙게 하는 차가운 추위도 ‘나눔’이라는 따뜻한 온기 앞에선 맥을 추지 못했다.

지난 6일 서울시의사회관은 여느 일요일처럼 무료진료를 받기 위해 찾아온 환자들로 가득찼다. 주된 진료가 이뤄지는 5층 강당은 물론, 1층 X-RAY실과 약국 등은 마치 장터에 온 것 같은 풍경이었다.

 이번 봉사의 경우 서울시의사회 상임이사진들이 직접 나서서 ‘외국인 노동자’를 진료해 그 의미가 더 컸다. 보통 약 120여 명의 환자들이 일요일 무료진료를 찾은데 비해, 이날은 200여 명이 넘는 환자가 몰려들었다.

겨울날씨처럼 ‘나눔’에도 찬바람이 부는 요즘,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아낌없는 나눔을 실천한 서울시의사회 봉사단의 무료진료의 현장을 찾아 온기를 함께 느껴봤다.  

“진료시작 3시간 전부터, ‘기다림의 시작’”

오전 11시. 서울시의사회 1층이 분주하다. 진료가 시작되려면 앞으로 3시간이 남았는데 환자들이 끊임 없이 들어오고 있었다. 환자들은 진료실 앞에서 기다리기만 해도 아픔을 잊어버릴 것처럼 행복해했다. 마치 오늘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전해지는 고통을 참아왔을 것 같은 모습들이다.

환자들은 늘 그래왔듯이 능숙하게, 진료가 이뤄지는 5층 강당 앞 대기실에서 순서대로 대기표를 받아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여느 병원처럼 진료가 시작되기 전 환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어디서 왔는지, 어디가 아파서 왔는지 등 이야기꽃을 피우며 지루함을 달랬다.

진료 시작 1시간 전, 오후 1시가 되자 밀려드는 환자들로 서울시의사회관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아프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못해 병원을 찾기 힘든 외국인들에게 서울시의사회 봉사단의 무료진료소는 '생명의 줄'이나 다름없는 듯 했다. 치료비부터 약값까지 모두 무료이기 때문이다.

“서울시 진료대상 ‘확대’… 봉사 앞장”

같은 시간, 진료에 앞서 서울시의사회관 1층 회의실에는 롱 디망쉐(Long Dimanche) 캄보디아 대사와 약 50여 명의 환자들이 모여 ‘심장병’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었다. 외국 대사가 무료진료소를 찾은 건 서울시의사회 봉사단 발족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서울시의사회 봉사단과 캄보디아와의 인연은 2017년 ‘캄보디아인 무료 의료지원’ 약속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시는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 노동자와 유학생 등 캄보디아 국민에 대한 무료 의료서비스 지원을 통해 건강 증진과 보건의료 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던 중 최근 캄보디아인 노동자가 심장병으로 사망하자 캄보디아는 자국민 건강 돌보기에 나섰다. 캄보디아 대사는 이번 무료진료에 심전도와 심장병 검사(혈액)를 요청해 왔다. 이에 따라 무료진료 시작에 앞서 캄보디아 환자들에게 심장병에 대한 강의와 진료방법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회의실은 아이를 안고 방문한 부부나 젊은 노동자들이 주를 이뤘다. 이들은 강의 내용을 놓칠세라 열중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한 환자는 “타국인으로서 의료서비스를 받기가 쉽지 않았다. 오늘 검사 결과 혈압이 높게 나왔는데 그동안 모르고 있었다”며 “심전도 검사는 물론 다양한 검사를 받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디망쉐 대사 역시 “한국에 있는 캄보디아 국민들을 위해 서울시의사회 봉사단이 무료진료 봉사를 해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서울시의사회 봉사단은 이번 진료를 시작으로 캄보디아 대사관을 통해 홍보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진료 대상을 확대해 나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서울시 상임이사 나서 ‘봉사’ 실천” 

진료시작 시간인 오후 2시. 강당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강당 입구는 진료서를 작성하는 환자들로, 각 진료실은 진료받는 환자들로, 대기실은 순서를 기다리는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진료과목은 내과를 비롯해 정형외과, 산부인과, 안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비뇨기과, 신경과, 영상의학과, 가정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항문외과 등 다양하게 구성됐다. 이날 ‘외국인근로자 나눔진료’에 참석한 23명의 서울시의사회 상임이사진은 환자들을 맞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서울시의사회 봉사단 무료진료에 ‘상임이사진’이 참여한 것은 32대 나현 회장 집행부 시절 이후 처음이다. 더욱이 올해 첫 진료봉사에 상임이사진들이 직접 나서서 ‘나눔’을 실천해 그 의미가 더 크게 느껴졌다.

이날 진료봉사에 참여한 상임이사진들의 모습은 ‘열정’ 그 자체였다. 그들은 행사장이나 회의 때 보는 위엄있는 이사의 모습이 아닌, 진료실 속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였다. 

상임이사들은 자신의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을 대하듯, 아픔을 같이 나누며 환자의 상태에 대해 꼼꼼히 설명했다.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환자가 치료에 어려움을 겪을까봐 호통을 치거나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조차 훈훈함이 느껴졌다.

다른 날보다 2배 이상 밀려든 환자로 인해 힘들 법도 했지만, 상임이사들로 구성된 봉사단은 마지막까지 웃음을 잃지 않으며 진료에 최선을 다했다. 한 상임이사는 "다른 날에 비해 많이 찾아주셨지만, 즐겁게 진료를 볼 수 있었다"면서 "재미있고 좋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 환자는 “매주 내과와 정형외과 진료를 받기 위해 무료진료소를 찾아오고 있다”며 “의료보험이 없다보니 아파도 병원에 가기 어려운데, 서울시의사회가 진료해준 덕분에 아픈 곳이 많이 좋아졌다”며 웃었다.

박홍준 서울시의사회 회장은 이번 나눔 진료에 대해 "서울시의사회가 의료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2019년 한 해를 새롭게 시작하자는 의미에서 상임이사진 전체가 외국인근로자 진료봉사에 참여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서울시 의료봉사단의 ‘외국인 진료’는 올해 16년째로, 매년 새로워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의료봉사단의 활성화를 위해 진료환경, 진료대상 등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캄보디아 대사관의 홍보를 통해 환자들이 많이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의료서비스를 받기가 어렵다"면서 "인도적 차원에서 무료진료를 통해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한편 수술이나 입원이 필요한 환자들은 다른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의사들이 세상에 줄 수 있는 강력한 메시지는 ‘나눔’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오늘 봉사도 ‘나눔 진료’로 정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의사회가 해온 ‘봉사’를 바탕으로 도움을 나눠줄 수 있는 단체들과 함께 서울시의사회가 갖는 공공성을 보다 발전시켜 나가는 원천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홍미현 기자  mi97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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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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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심한 작자들 2019-01-07 18:32:27

    무료진료 하면 주변 영세 의원들 죽이는 일이라는걸 전혀 모르는 철면피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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