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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디베르티멘토 제17번 작품번호334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디베르티멘토 제17번 작품번호334
  • 의사신문
  • 승인 2018.08.2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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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 〈448〉

■숨 막히는 궁정에서 써낸 우아하고 유려한 작품
디베르티멘토(divertimento)는 18세기에 유행한 기악모음곡이다. `즐겁게 하기'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디베르티레(divertire)에서 파생한 것으로 `희유곡(嬉遊曲)'이라고도 한다. 이 장르는 한결 형식이 자유롭다. 악장의 수도 템포의 완급에 따라 탄력적으로 배치되어 4개에서 10개까지 다양했고 악기 편성의 형태도 각양각색이었다. 디베르티멘토는 `여흥음악'의 성격을 띠고 있어 궁정이나 귀족 저택의 행사나 식탁에서 분위기를 돋우거나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 연주되는 음악이었다. 따라서 음악적 성향도 너무 강렬하지 않으며 음울하거나 심각하지 않다.

여흥음악의 테두리 안에서 최선의 완성도를 구현한 작곡가는 하이든과 모차르트로 특히 모차르트가 남긴 20여 곡의 디베르티멘토는 이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는 가치를 지닌 곡이 많다. 20세기 최고 신학자인 카를 바르트는 그의 저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에서 이렇게 언급하였다. “모차르트는 바흐처럼 메시지적인 성격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베토벤처럼 자신의 삶을 고백한 것도 아니었다. 그는 음악 속에서 어떤 교훈적인 것을 말하고 있지 않으며 더욱이 자기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다. 그는 음악을 통해 어떤 것을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단지 노래하고 연주하는 것이다. 그는 청중에게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으며 어떤 결단이나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그는 단지 청중에게 자유를 주는 것이다.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는 것은 아마도 이와 같은 자유가 주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디베르티멘토를 처음 선보인 시기는 1771년 11월 두 번째 이탈리아 여행에서였다. 밀라노에서 클라리넷을 최초로 사용하여 디베르티멘토 K.113을 작곡하였다. 하지만 대부분은 1775년에서 1776년 사이 잘츠부르크 콜로레도 대주교의 `식탁 음악'을 위해 작곡한 다섯 곡의 관악 디베르티멘토이었다. 1775년 3월 그는 뮌헨에서 오페라 부파 〈가짜 여정원사〉의 공연을 성공리에 마치고 금의환향한 후 30개월 동안이나 콜로레도 대주교의 궁정음악가로서 일하게 된다. 어린 시절부터 넓은 세상을 여행하며 삶과 예술의 활력과 영감을 충전해 왔던 그가 오랫동안 한 작은 도시에 얽매여 있어야 한다는 것은 유형 생활이나 다름없었다.

잘츠부르크에 머무는 동안에는 귀족이나 교회를 위한 음악들을 주로 쓰며 오락성과 예술성을 절묘하게 조화시키면서 대수롭지 않은 여흥음악에서조차 남다른 완성도와 풍미를 추구했다. 이처럼 그가 잘츠부르크에 머물며 수준 높은 세레나데와 디베르티멘토를 많이 배출했던 이 기간을 음악사가 하우스발트는 `성숙과 충실의 시대'라고 불렀다.

1779년 작곡한 이 작품은 프랑스풍의 우아한 장조의 밝고 맑은 흐름 속에서 슬며시 드리워진 단조적인 악상이 떠오르며 우수 어린 선율을 보이는 아름답고 세련된 곡이다. 이 작품은 `로비니히의 음악(Musique von Robinig)'으로도 불렀는데, 로비니히는 잘츠부르크의 명문가로 장남 지그문트의 잘츠부르크 대학 졸업을 기념하여 작곡된 것이었다. 현악 합주에 호른 두 대가 가세하여 여섯 악장으로 구성된 이 곡의 제3악장 첫 번째 미뉴에트는 교향곡 제39번의 제3악장과 함께 `모차르트의 미뉴에트'라고 불리며 종종 독립적으로 연주된다.

△제1악장 Allegro 제1바이올린에 의한 유창하고도 명쾌한 제1주제와 제2바이올린에 의해 연주되는 산뜻한 제2주제를 축으로 유려한 주제가 환상적으로 발전해 간다.

△제2악장 Thema mit Variation: Andante 어딘지 염세적인 냄새를 풍긴다. 두 부분으로 나뉜 주제를 바탕으로 6개의 변주로 이루어져 있으며 다소 긴 코다로 조용히 끝난다.

△제3악장 Minuetto `모차르트의 미뉴에트'라 불리는 악장으로 미소를 머금은 채 궁정무도회의 우아한 정경을 방불케 한다. 트리오는 제1바이올린의 독주에 의해 화려하게 전개된다.

△제4악장 Adagio 제1바이올린에 의한 우아한 제1주제가 아리아풍으로 연주되고 엄숙한 기분이 서정적으로 연주되면서 제2주제는 제2바이올린과 비올라에 의해 앞서가고 제1바이올린이 이를 받아 서정적인 기분을 펼친다. 모차르트 특유의 평화로운 감정에 충만한 악장이다.

△제5악장 Menuetto - Trio I - Trio II 우아한 미뉴에트와는 달리 매우 활달하고 경쾌하다. 장조와 단조의 대비가 절묘하고, 생기에 넘치는 선율과 탄력성 있는 리듬에서 모차르트의 대범함이 잘 드러난다.

△제6악장 Rondo Allegro 경쾌하고 우아한 흐름 속에 수많은 주제들이 가지런히 펼쳐져 있는 풍부하고 거대한 피날레이다. 경쾌한 주제가 나온 후 성격이 다른 세 선율이 유려하게 장식하며 끝맺음한다.

■들을 만한 음반
△빈 팔중주단 멤버(Decca, 1961)
△빌리 보스콥스키(지휘), 빈 모차르트 앙상블(Decca, 1974)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G, 1965)
△네빌 마리너(지휘), 성 마틴 아카데미 쳄버 앙상블(philips,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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