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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 `첫 녹음기록' 현장 재현
유성기 `첫 녹음기록' 현장 재현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8.08.20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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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소식 - 1899 삼청동 감은뎡 

젊은 소리꾼 전병훈이 유성기판 속 옛 경·서도소리 복원 공연인 `1899 삼청동 감은뎡'을 오는 8월28일(화) 오후 7시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펼친다.

서울문화재단의 2018 최초예술지원사업으로 선정된 이번 공연은 현재까지 유성기판 속에서만 존재하던 옛 남자 명창들의 경·서도소리를 복원하며 1899년 4월20일 자 독립신문 기사 속 `삼청동 감은정 유성기 시연회'를 한국음반아카이브 연구소장이자 유성기음반 수집 전문가인 배연형 교수의 해설과 함께 재현한다.

본 공연에서는 소리꾼 전병훈이 한인오, 박춘재, 문영수, 이정화 명창의 경·서도 민요, 잡가, 재담소리를 복원해 들려준다. 이는 경·서도소리의 여창화(女唱化)로 인해 단절된 남성소리를 회복하고 100년 전 남자명창들이 광무대, 단성사 등 주요 공연무대를 점유했던 남창(男唱) 중심의 경,서도소리를 다시 찾으려는 노력이다.

소리꾼 전병훈은 “맥이 끊어진 옛 남자 명창들의 소리를 복원해 다시 잇는 것은 남자소리꾼으로서 개인적 과제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소리꾼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예술적 방향을 확장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유성기 관련 우리나라 최초의 기록인 “삼청동 감은정 유성기 시연회”를 재현한다. 독립신문 기사에 정확한 유성기 기종과 취입한 잡가 곡목은 나와 있지 않으나 배연형 교수의 자문에 따라 당시 사용되던 유성기에 가장 근사치의 녹음인 1906년 한인오, 최홍매의 유산가를 복원해 취입한다. 관객들은 무대 위에서 유성기를 작동해 녹음을 넣고 즉석에서 그 녹음을 들어보는 신기하고 값진 구경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이번 공연에서 유성기판 속 옛 경·서도소리를 복원할 국가무형문화재 57호 경기민요 전수자 전병훈은 국립 국악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및 동대학원에 수석 입학해 재학 중으로 현재 경·서도소리, 고사소리 등을 고루 섭렵해 폭넓은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2016년 `제10회 대구전국아리랑경창대회 명창부 대상'과 `제7회 안비취대상 전국민요 경창대회 명창부 대상(국회의장상)'을 수상했고 2017년 신진 창작국악인들의 등용문인 `제9회 신진국악실험무대 천차만별콘서트 대상'과 오랜 역사와 권위로 잘 알려진 `제37회 온 나라 국악경연대회 민요부문 1위(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제33회 동아국악콩쿠르 일반부 가야금병창 민요부문 금상'을 수상하며 국악인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또한, 2002년 최연소 경기12잡가 완창발표회를 열어 세상을 놀라게 했으며 이어 2004년에는 시조 완창발표회를 개최, 2014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창부타령 완창발표회를 열었다. 특히 3월에는 돈화문국악당에서 1906년의 소리부터 현행 경·서도소리까지를 여행하는 `잊힌 소리'를 직접 구성 및 기획해 옛 소리의 복원과 현행 전통소리의 전승, 타 장르와의 협업을 통한 새로운 민요의 창작을 통해 과거, 현재, 미래의 우리소리를 관통하는 소리꾼이라 평가받고 있다.

한국음반아카이브 연구소장이자 이번 공연의 해설을 맡은 배연형 교수는 “1960년대 이후에 지정된 유적지를 발굴하며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는 일과 함께 변화한 경기소리의 미학을 되찾기 위해서 옛 소리의 복원은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다. 100년 전의 유성기 녹음은 요즈음 기술로 보면 장난감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빈약하기 짝이 없던 녹음기술이 몰고 온 변화는 음악과 대중문화의 역사를 바꾸어 놓을 정도로 심대했다. 이번 전병훈의 `1899 삼청동 감은뎡'은 처음으로 우리나라 녹음의 원점을 확인해보는 자리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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