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의 `색'에 빠지니 한국의 `멋' 더 알리고 싶어”
“민화의 `색'에 빠지니 한국의 `멋' 더 알리고 싶어”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8.07.0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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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인터뷰 - 한소아청소년과의원 한미애 원장(서울시의사회 제22대 대의원회 부의장) 

진료실 옆, 작은 작업실,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보물들. 그 곳엔 인사동에 있을 법한 책가도, 문자도, 모란도, 어변성룡도, 약리도 등의 그림들이 귀하게 모셔져 있다. 이 그림은 의사 민화가 한미애 원장(양천구 한소아청소년과의원)이 그린 작품들이다.

한 원장의 작품은 미술전공자들의 섬세하고 정교하게 잘 그린 그림에는 없는 `느낌이 있는' 그림으로 유명하다. 그녀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화려한 색감과, 정확하게 그려진 선이 마치 인쇄물처럼 사실감이 느껴져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런 그녀가 `민화'를 시작한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고등학교 친구를 통해 처음 민화를 접한 것이 시작이었다. 한 원장은 민화를 처음 보자마자 `세상에 이런 것도 있었나'라며 감명을 받고, 그 길로 민화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민화, “色에 취하고 美에 빠진다”

한 원장은 민화를 만나기 전까지 그림엔 재주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어렸을 때는 모두가 먹고살기 어려운 시대라 미술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 없었다. 한 원장은 스스로가 항상 `나는 그림을 못 그린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우연히 연락이 끊겼던 고등학교 동창과 연락이 닿으면서 민화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한 원장은 “친구가 민화를 그리고 있었는데 인사동에 전시회가 있다며 초대를 했다. 그때 민화를 처음 접했고 민화 특유의 강한 색감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당시 그녀는 민화를 보는 순간, 원색적이고 전통적이며 우리에게 익숙한 자연이 내주는 색의 아름다움에 눈을 뗄 수 없었다. 특히 익살스럽고도 소박한 형태와 대담하고도 파격적인 구성, 한국적 미의 특색을 강렬하게 드러내면서도 정감이 있는 그림이 그를 끌어당겼다.
한 원장은 “당시 내 머릿속은 온통, `그림은 잘 못 그리지만 저것은 꼭 한번 배워야겠다'는 생각만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그 길로 민화를 배울 수 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자연을 그대로 담은 `민화'를 그리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민화의 인기가 높아져 문화센터나 동사무소 등에서 민화를 쉽게 배울 수 있다. 하지만 한 원장이 배울 때만 해도 학원을 찾기가 어려웠다. 한 원장은 민화를 배우기 위해 수소문한 끝에 지금의 스승을 만났다.

한 원장의 스승은 우리나라 민화계의 대부인 `파인 송규태 화백'의 아들 송창수 화백이다.
그녀는 스승을 찾아가 민화를 배우고 싶다는 뜻을 전했지만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았다. 병원 운영으로 시간이 자유롭지 못했던 한 원장과 스승의 쉬는 날이 목요일로 같았기 때문이다.

한 원장은 민화를 배울 수 없다는 마음에 실망감을 안고 돌아갔다. 그리고 몇 일 후 스승은 제자 중 약사는 있어도 의사는 없다며 의사 제자가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 이야기하며 목요반을 만들었다.

그녀는 송창수 화백의 가르침에 민화를 배우면서 의사 최초 `민화가'가 됐다. 이런 한 원장의 그림은 미술전공자들처럼 정교하고 섬세하지는 않다. 민화는 과거 조선시대 서민들이 꽃, 물고기, 호랑이, 새, 생활용품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익숙한 색감을 사용한 그림으로 그 의미를 갖춰나가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한 원장은 “잘 그린 그림과 느낌 있는 그림은 다르다. 미술 전공자들 시각에선 내 그림이 잘 그린 그림은 아니지만 `느낌이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며 “민화는 서민들의 소박한 바람을 담은 그림인 만큼 나도 그런 마음을 담아 그렸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너무 완벽하면 오히려 매력이 없지 않겠냐”며 웃었다.

■스토리를 품은 재밌는 `민화'

한 원장은 민화의 경우 화려한 색감도 매력이지만 그 속에 담인 이야기를 알면 재미를 더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그녀는 “민화는 화조영모도(꽃과 새), 문자도(한자), 어해도(물고기), 작호도(소나무, 동물), 십장생도(장수), 산수도(산), 책가도(책) 등 장르가 있다”며 “그림마다 그 뜻과 의미가 다르다”고 소개했다.

한 원장에 따르면, 정월초하루 날은 `까치와 호랑이' 그림을 대문에 붙인다. 이 그림은 호랑이가 나쁜 것을 쫓아내고, 까치는 좋은 소식을 전해 주는 의미로 `신년에 좋은 일만 있길 바란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문자도는 글의 의미와 관계가 있는 고사를 넣어 그린 그림이다. `염치'라는 글을 보면 염자는 봉황이나 게를 넣어 그린다. 치는 부끄러울 `치'의 뜻을 가진 한자를 사용해 그린 것으로 `나갈 때와 물러날 때를 알고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어해도는 물고기를 소재로 한 그림으로 잉어를 아침과 함께 그리면 출세를 기원하는 뜻을 담고 있다. 한 원장은 “동양화는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특히 민화에는 이야기와 의미, 그리고 교훈과 고사를 담은 그림으로 알면 알수록 재미가 더해지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의 `민화' 알리기 전도사

`민화'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익숙한 그림이 아니다. 유명한 화가가 그린 그림도 아니고, 낙관도 없는, 누가 그렸는지도 모르는 인식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이나 미술계에서 민화를 홀대하거나 가치가 없다며 업신여기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

그러면서 한 원장은 민화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문화를 아끼며 관심을 갖게 됐다. 한 원장은 “민화를 그리다 보니 `염색'에도 관심이 가고, 그냥 스치듯 보던 `단청'의 색도 더 자세히 보게 됐다. 최근엔 지인을 통해 전통한복을 알게 되면서 한국적인 것에 더 매료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토록 아름다운 우리의 것에 빠질수록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의 멋과 미'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우리의 것들이 더 이상 홀대당하지 않길 바란다”며 “나는 해외학회에 나갈 때 스승이 민화를 모티브로 해서 만든 기념품을 해외 친구들에게 건내고 있다”고 전했다.

한 원장은 “엄마, 의사, 아내의 역할을 완벽하게 하고, 여기에 취미까지 만들어 활동하는 것이 쉽지 않다. 어떤 날은 민화 수업에 빠지고 싶은 충동이 일다가도, 막상 가면 언제 귀찮고 힘들었냐는 듯 정신이 번쩍 든다”며 “민화는 나에게 `삶의 활력소'”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애 원장은 가톨릭대 의과대학(1984)을 졸업하고 동대학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과정 수료 및 전문의를 취득했다.

한미애 원장은 △화가들이 드리는 선물전(2007) △대한민국 회화 대상전 민화부문 특선(2007) △한독 문화교류 아트 베를린 미술관 초대전(2007) △미국 LA 한국인의 얼과 멋 기획전(2008) △독일 괴테 문화원 초대전(2011) △제1회 개인전 초대전 예탁 결제원(2011)△한국 독일 프랑스 국제 Art Show(2012) △제 8회 한국민화협회 전국공모전 특선(2015) △한국민화 조망 200인전(2016) △제9회, 10회 한국민화 협회 전국공모전 특선(2016,2017)-3년 연속특선으로 2018년 추천 작가로 초대되는 등 이력을 가지고 있다.

삼여도 (三餘圖)

삼여도란 사실은 三漁圖 라고 할수가 있습니다. 즉 세마리의 물고기가 노니는 그림인데 중국의 발음이 漁와 餘가 비슷하다는 데서 나온것입니다.
이것은 삼국지 위지 왕숙전의 동우라는 사람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합니다.
어떤 사람이 동우에게 찾아와서 배움을 청하며 한가한 날이 없어 글을 읽을 여가가 없다고 하자 동우는 학문을 하는데는 세가지 여가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 세가지란 밤, 겨울, 비오는 날로 밤은 하루의 나머지, 겨울은 농사일로 보내지 않는 일년의 나머지요 비오는 날 역시 농사일로 나가 일하지않는 시간을 말하는 것이니 이 세가지 여유 있는 시간이면 학문하는데 충분하다 하였다고 하는데서 나온 그림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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