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오목가슴 수술 실력 세계에 알려줘”
“세계 1위 오목가슴 수술 실력 세계에 알려줘”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8.06.18 10: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워 인터뷰 - 세계흉벽학회 박형주 회장(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

지난 13일, 뜨거운 열기가 서울성모병원 지하 강당을 가득 메웠다. 어두운 고요 속에서 작은 탄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고 화면을 놓칠까봐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은 채 귀로는 듣고, 손으로는 메모를 하는 배움의 장이 펼쳐졌다.

이 열기는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호텔로 그대로 이어졌다. 오목가슴과 새가슴 등에 대한 정교한 수술법과 수술기구 소개, 기초연구 등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약 200여 명의 전 세계 오목가슴 치료 권위자들이 `대한민국 서울'에 집합했다. 세계흉벽학회(Chest Wall International Group, CWIG)는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과 인천 영종도에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현재 세계흉벽학회는 아시아 최초로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박형주 교수(흉부외과)가 `회장'을 맡고 있다.

박형주 회장을 만나 학술대회 국내 유치와 진행,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세계흉벽학회는 어떤 학술단체인가

우리 학회는 전 세계 각국의 오목가슴을 치료하는 의료진들로 구성된 `국제학회'로, 국내에서 발족한 학회가 아니라 세계 의료진들이 모여 만든 순수한 국제학회다.

학회는 흉부외과를 중심으로 성형외과, 소아외과 의사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오목가슴, 새가슴 등 선천성 흉벽절제 및 재건술에 대해 학술과 연구의 장을 펼치고 있다.

우리 학회는 연구회가 결성될 당시에는 덴마크, 프랑스, 터키, 독일 등 유럽 의료진을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아시아나 브라질, 미국 등 유럽 이외 의료진들의 연자 참여 및 포스터 등 발표가 많아지면서 `흉벽'을 연구하는 전 세계 의료인이 함께 모여 더 연구해 보자는 뜻이 모아져 학회 규모가 커지게 됐다.

그리고 학회는 오목가슴과 새가슴 등에 대해 세계 최고 수술성적을 보유한 나에게 학회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우리나라는 2008년부터 학회 활동을 시작했고,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 의료진도 많이 참가하고 있다.

학회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서울에서 세계흉벽연구회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고 당시 100여 명의 의료진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다.

당시 오목가슴 수술 개발자인 미국 도날드 너스를 초빙했고, 이를 계기로 미국도 정식 학회 회원이 되면서 2016년 세계흉벽학회가 됐다. 세계흉벽학회가 된 이후 터키, 이태리에 이어 대한민국에서 열린 것이다.

■세계학회, `서울' 개최 의미는

2016년 미국 버지니아주 노포크에서 개최된 학회에서 아시아 최초로 회장에 취임했다. 내가 유럽 및 미국 등의 의료진들이 대거 참여하는 학회의 회장이 된 것은 세계 최다 수술기록 및 술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교수에 따르면, 1999년 국내 최초로 너스수술을 시작한 이래 국내 오목가슴 환자의 약 70%를 수술하고 있으며 현재 3000여 건의 막대삽입술, 2000여 건의 막대제거술 등 총 5000례 이상의 오목가슴과 새가슴 수술건수를 가지고 있다.

유럽의사들의 경우 최대 수술기록을 가지고 있는 의사가 약 1000여 건의 성적을 가지고 있다. 외국에서도 구글 검색을 통해 박 교수에게 수술을 받으러 찾아올 정도라고 한다.) 학회 회장으로서 내가 소속돼 있는 서울성모병원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싶었다.

특히 1998년 미국 도널드 너스 박사가 오목가슴 최소침습 수술법을 소개하면서 공식 수술법으로 정착이 됐지만, 그동안 많은 합병증도 발생돼 왔다.

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남미 등 의료진들의 수술 실력이 높지 않다. 이번 학회를 통해 전 세계 의료진들에게 `라이브 서저리'를 통해 발전된 수술방법을 소개해 수술 수준을 높이고, 합병증을 줄이고 싶다는 의미가 컸다.

특히 우리나라가 오목가슴 수술분야에서는 명실공히 세계 1위다. 우리의 수술기술과 성적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오목가슴 수술의 메카로 빛나고 있는 한국을 세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은 무엇이었나

이번 학술대회 `핫 프로그램'은 `라이브 서저리'였다. 13일 첫 날 서울성모병원 강당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3건의 라이브 서저리를 진행했다. 어느 학회도 하루 종일 라이브 서저리와 비디오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는 학회는 없을 것이다.

3건의 수술은 모두 내가 집도했다. 라이브 서저리를 위해 환자를 섭외하는데 어려움도 있었다. 3건의 수술에서는 미국 도널드 너스가 개발한 오목가슴 수술보다 발전된 수술법과 함께 내가 개발한 기구도 소개했다.

오목수술은 푹 파인 흉벽 안으로 볼록한 철심을 넣어, 파인 흉벽을 앞으로 밀어 올리는 방식이다. 도널드 너스의 방법은 철심이 움직이는 부작용이나 재수술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되기도 한다. 이번에는 푹 들어간 가슴뼈에 철사를 박아 당겨서 가슴뼈를 앞으로 들어주는 독자적인 수술법 등을 소개했다.

이번 학회에는 미국 도널드 너스 교수를 비롯해 미국, 유럽, 북미, 남미, 아시아 지역의 오목가슴 수술 최고 권위자들이 참여했다.

구체적인 프로그램으로는 14일은 △Effect of Positional Echocardiogram on Right-sided Hemodynamlcs Based on Pectus Excavatum Severty(Dawn Jaroszewskl. USA) △Use o an Optical Scanning Device to Monitor Progress of non-invasive Treatments for Chest wall Deformity: a Pilot Study(Robert E. Kelly, Jr. USA) △Bio-Prosthesis in Chest Wall Repair After Cancer Resection(Cosimo Lequaglle, italy) △3Keys for Risk-free Pectus Surgery((Hyung Joo Park. Korea) △Grand Rounds:fact Sheets on Crossbar Technique-to Cross, or Not to Cross?(Chair: Antonio Messineo, Sungsoo Lee) 15일은 △Presidential Address(Chair:Frank-Martin Haecker) △Task Force:Which index Should We Use? The CWIC Guideline/Perspectiv(Chair:Hans K. Pilegaard. Hyung Joo Park) 등이다.

그동안 흉벽학회 학술대회는 학회 위원 및 초청연자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해왔다. 이번 학술대회는 회원들의 초록을 받아 심사한 뒤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학술지를 만들었다. 의료계에서도 가상현실이나 시뮬레이션, AI 등 첨단 시스템이 중요시될 뿐만 아니라 학회가 외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기초의학 의료진을 참여를 높이기 위해 연자로 초빙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다.

■2년간 회장으로서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

2년이라는 시간이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이다. 세계흉벽학회가 공식 학회로 출범하게 된 지 이제 3년이 됐다. 협회 위원 구성은 물론 학회 홈페이지도 개인이 만들어 운영되는 등 학회의 기틀이 제대로 잡혀있지 않았다. 회장직을 마무리 하는 시점에 학회 홈페이지가 완성이 돼 너무 뿌듯한 심정이다.

오목가슴 및 새가슴 수술건수가 많은 미국 의사를 초빙해 `학술위원회'도 구성했다. 학회의 역할이 연구하고 논문을 쓰며 술기를 공유하는 곳인 만큼 학회의 모습을 갖춰나가고 있다. 기본 틀이 세워진 만큼 차기 회장들이 세계적인 학회로서 그 위상에 맞는 학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 확신한다.

돌아보면, 많은 일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도 오목가슴 수술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기회가 될 때마다 세계 어느 곳이든 라이브 서저리를 시행하고, 끊임 없이 노력해 더 나은 치료법과 술기, 의료기기 개발을 위해 연구할 것이다.

■우리나라 의료현실에 대한 한마디

오목가슴은 선천적인 가슴뼈 질환으로, 한국인 1000명 중 1명 꼴로 발생한다. 오목가슴 수술은 금속막대를 가슴 속에 삽입해 함몰된 가슴뼈를 교정하고 수술 2∼3년 후 교정막대를 제거해야 한다. 현재 오목가슴 수술에 대한 의료수가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오목가슴 수술은 매우 정교한 수술로 교정막대 삽입도 어렵지만, 제거하는 수술이 삽입에 비해 몇 배의 노력과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제거 수술은 보험수가에 수술 난이도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그동안 정부를 향해 끊임없이 흉벽질환 및 수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쉽지 않았다며 앞으로라도 제대로 된 수가가 책정되길 기대해 본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