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환자, 사회적 차별에 신음한다”…정부 지원 절실
“뇌전증 환자, 사회적 차별에 신음한다”…정부 지원 절실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8.06.1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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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학회, KEC2018 개최…“최신 진단·치료 장비 미비, 외국으로 향하는 현실”
 
“0세부터 100세까지 모든 연령층이 앓을 수 있는 국민적 뇌질환인 뇌전증은 발병율이 10세 이하와 65세 이상에서 가장 높다. 그러나 뇌전증 환자들이 치매, 뇌졸중 환자들에 비해 매우 소외받고 있다”
 
홍승봉 회장
홍승봉 대한뇌전증학회장은 오늘(15일) 오후 2시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뇌전증 환자들의 치료법을 향상시키고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개선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홍 회장은 뇌전증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과거 병명인 ‘간질’을 ‘뇌전증’으로 바꿨다는 점을 전하며 “2014년부터 정부의 승인을 받아 뇌전증이 법령용어가 됐지만 현재까지도 사회 각 분야에서는 이전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언론에서도 이전 병명을 사용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했다.
 
그는 “질병의 이름에서 연상되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없애기 위한 노력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뇌전증’에 대해 바로 알고 편견을 해소하며 환자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줄이기 위해 대한뇌전증학회는 정책 개발과 대국민 공익방송 및 캠페인을 기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뇌전증은 정신병, 유전병, 전염병이 아니며 고혈압과 같이 치료를 받으면 학교, 직장 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지만 환자들은 학교생활, 취직, 결혼 등에서 많은 차별과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뇌전증 환자들 중 약 30%는 약으로 조절되지 않아서 일상생활에 큰 장애를 겪고 있다. 이런 약물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에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 뇌전증 수술인데 뇌전증 수술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뇌전증이 발생하는 원인 뇌부위를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정확한 검사 장비가 뇌자도(MEG, magnetoencephalography)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에는 수십 대가 있지만 한국에는 한 대도 없다. 
 
뇌전증학회는 “뇌를 열지 않고 작은 구멍만 뚫고 뇌전증 병소를 제거할 수 있는 내시경 레이저 수술장비가 한국에는 한 대도 없다. 미국에서는 환자들이 쉽게 수술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두개골을 열고 하는 수술은 줄고 내시경 레이저 수술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 수술을 받기 위하여는 외국에 나가야 한다”면서 레이저 수술이 필요한 많은 환자들이 국내에 한 대라도 도입되길 간절히 바라고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학회는 “기존 뇌전증 수술은 두개골을 크게 열고 특수 전극을 삽입해야 했는데 최근에는 두개골에 여러 개의 2mm정도의 작은 구멍을 뚫고 침전극을 삽입하는 삼차원뇌파수술(StereoEEG)이 미국, 유럽 등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필요한 ROSA 로봇 장비가 국내에는 한 대도 없다”고 했다.
 
학회에 따르면 뇌자도, 내시경 레이저 수술 장비, ROSA 로봇 등 세 가지 구입에 필요한 총 비용은 약 50억 원이다. 
 
뇌전증학회는 “정부에서 국내에 뇌자도, 내시경 레이저 수술 장비, ROSA 로봇 등을 단 한 대씩이라도 제공해 준다면 많은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이 최신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며, “치매, 뇌졸중 환자들에 비하여 뇌전증 환자들은 그 동안 정부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했다. 국내 30만 명 이상 되는 뇌전증 환자들을 위해 정부의 지원이 간절하다”고 했다.
 
현재 한국의 뇌전증 환자들은 사회적 편견과 차별 속에서 질병을 숨기고 생활하고 있으며, 학교생활, 취직, 결혼, 기타 사회 활동에서 수많은 불이익과 차별을 받고 있다. 
 
 
대한뇌전증학회는 뇌전증 치료에 대한 정보부족으로 체계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밝히며 특히 약 30%의 환자들은 기존 약물들로 치료가 안 되는 난치성 뇌전증으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이 크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정부가 뇌졸중, 치매 환자들을 위해 전국적인 센터 사업 등으로 지원을 해왔지만 뇌전증지원센터에 대해서는 지원한 적이 없다. 뇌전증 환자들이 치료, 사회적응, 재활, 편견으로 인한 취직, 보험가입, 결혼시 불이익 등에 대해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뇌전증지원센터의 설립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뇌전증지원센터는 현재 전국에 단 한 곳도 없지만 치매, 발당장애지원센터는 달랐다. 학회가 준비한 자료에 따르면 치매센터는 18개(중앙치매센터 외 17개시 광역센터)이며 치매안심센터는 256개, 발달장애인지원센터는 18개(중앙발달장애인지원센터 포함. 시도별로)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상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전증 환자의 보험 문제도 시급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현재까지 뇌전증환자들은 생명보험이나 실손 보험에 가입이 거절되고 있어 많은 사회경제적인 불이익과 차별을 받고 있다”며, “적절한 악물 또는 수술적인 치료를 통해 증상이 잘 조절되면 정상적인 일상활동 및 직업생활이 가능한 질환이지만 단지 “뇌전증”을 앓고 있다는 이유로 보험가입이 거절되는 것은 환자들이 겪는 심각한 사회적인 편견과 차별이다“고 전했다. 
 
대한뇌전증학회는 “한국뇌전증협회와 함께 사보험회사와 논의해 뇌전증의 증상 정도에 따른 위험율을 산정하고 뇌전증 환자들도 사보험에 가입하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보험상품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는 상태다. 정부와 국민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뇌전증에 대한 인식 개선을 강조했다.
 
한편, 대한뇌전증학회(회장·홍승봉)는 오늘(15일)부터 이틀간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제23차 대한뇌전증학회 국제학술대회(KEC2018)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아시아, 유럽, 미국 등에서 뇌전증 최고 전문가들이 참여하며 특히 유전성 뇌병증(genetic encephalopathy)의 새로운 진단 및 치료,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의 임상 적용에 대한 특별강연이 마련됐다. 
 
삼차원뇌파수술(stereoEEG) 및 레이저 내시경수술 등 새로운 뇌전증 수술적 치료 기법도 활발히 토의되며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뇌전증 치료법인 신경자극술(neurostimulation) 및 최소 침습적 뇌절제술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의 강의 및 토의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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