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지난특집 의사신문 창간 58주년 특집
과거 보다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리더십 기대단기 이익 치우쳐 갈등 지속 긴호흡으로 공감대 형성 필요
의사신문 | 승인 2018.04.16 13:21
윤석준고려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무섭게 추웠던 겨울이 가고 좀처럼 안 올 것 같던 따스한 봄날이 다가오고 있다. 겨우내 움츠렸던 어깨도 이제 기지개를 켤 때가 된 것 같다.

필자는 지난 겨울에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방문한 일이 있었다. 다른 여러 일정이 있었지만 잠시 짬을 내 안토니 가우디가 설계한 카사 밀라(casa milla)와 성(聖)가족 성당(Sagrada Familia)을 둘러 보았다. 성(聖)가족성당은 20세기 초에 시작되어 100년이 다 되도록 아직도 건축 중인 가우디의 육신과 영혼이 깃든 성당이다. 카사 밀라는 중정을 깊게 파서 모든 유리창에 빛이 들어올 수 있도록 설계된 파격적이고 독창적인 주택이다.

두 건물 모두 오늘날에는 가우디 때문에 바르셀로나를 방문한다는 찬사를 들을 정도로 카탈루냐의 상징적인 건물이 되었다. 가우디는 이제 단순한 건축가를 넘어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염원하는 카탈루냐 지역민들의 영혼을 간직한 상징적 인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지난 3월 말 대한의사협회장 선거가 끝나고 의료계에 새 지도자가 선출되었다. 4월에는 대한병원협회장 선거가 치러지고 지역의사회 등 많은 부분에서 새로운 의료계 리더십이 출발한다고 한다.
이러한 시점에서 새로운 지도자들에게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전하고자 한다.

첫째, 선거과정의 갈등을 보듬어 가며 과거보다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지도자가 되길 바란다.
카탈루냐의 가우디처럼 100년이 넘어도 기억될 수 있고 사후에도 그의 설계에 따라 공사가 계속 이어질 수 있는 지도자가 되길 소망 한다.
필자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일할 때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그간 의료계는 단기 이익에 치우쳐 길게 호흡하지 못하는 장면을 여러 번 목격할 수 있었다. 비록 직역, 세대, 전문과 간 갈등과 반목이 지속되고 있지만 그 상황을 통 크게 아우르고 큰 그림 하에 꼭 가야할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그런 지도자가 되기를 소망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진정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소모임과 지속적인 만남을 가져야 한다. 의료계는 자존감이 높은 전문가 집단이다. 자존감이 높은 전문가 집단에게는 설득력 있는 논리와 더불어 정서적 공감대를 이룰 스킨십도 매우 중요하다.

둘째, 정부와의 관계에서 능동적 정책제안자가 되기를 소망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일상적이고 정기적인 만남의 장을 지도자 스스로 만들어 가기 바란다 공식적인 협의체가 아니라도 정기적인 만남 속에서 서로 간의 많은 어려움을 공감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의료계가 염원하는 수가 개선을 바라보는 주체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회보험정책 하에서 수가 개선에 필요한 건강보험료는 국민의 부담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건강보험수가정책의 최종 의사결정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위원을 경험해 보았다. 국민들의 시각에서 반응하는 가입자 대표들은 대부분 이론적으로 잘 훈련돼 있었다. 이들을 설득하고 더 나아가 국민들의 마음을 얻어야 필요로 하는 변화가 가능하다.

셋째, 국민과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기 바란다.
수가 개선 등 의료계의 숙원사업은 대부분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우리 나라 국민들은 대부분 현재의 건강보험료 및 병의원 이용시 본인 부담금 등에 대해 그 부담이 적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 그만큼 의료계와 문제 인식에 있어 간극이 있는 셈이다. 이러한 간극을 좁히려면 필자의 판단으로는 수가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 진찰료 등 기본진료료를 인상하고 상대적으로 검사와 영상촬영 등에 의존하는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반복적인 외래 다빈도 이용과 OECD 국가 중 최고 재원일수 라는 불명예를 벗어 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가능하다.

필자가 미국 연수중에 가깝게 지냈던 미국 동네의원 일차 진료 의사를 만나려고 클리닉 앞에서 기다렸던 장면이 떠오른다. 검사 등의 처치 없이 단지 환자와 면담 중이라는데 20분이 지나도 클리닉 문이 안 열리던 장면이었다. 이러한 장면이 우리 나라 진료 현장에서도 가능하려면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수용 정도가 대단히 중요하다. 지나치리만큼 자주 국민들과 호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그 간격을 좁혀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순수한 열정을 끝까지 간직해 가기를 소망 한다.

가우디의 영혼이 깃든 바르셀로나 성(聖)가족 성당에 새겨진 다음과 같은 글귀가 새삼 떠오른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우선 필요한 것은 열정이다. 그 다음이 기술이다”

새로운 지도자는 의료계의 변화 방향을 숙의 끝에 정해 나가되 그 다음에는 순수한 열정을 보태 뚜벅뚜벅 정진해 가길 바란다. 그래야만 당장은 어려움이 닥칠지라도 100년이 지나도 의료계 구성원들과 국민속에 기억될 지도자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다. 

의사신문  webmaster@doctorstimes.com

<저작권자 © 의사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의사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포토 뉴스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안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6가 121-99 서울시의사회관 402호 의사신문  |  대표전화 : 02-2636-1056~8  |  팩스 : 02-2676-2108
Copyright © 2018 의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ocnews@daum.net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준열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