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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사회도 바보스럽다할 정도의 조선시대의 올곧음 닮기를"
"의사 사회도 바보스럽다할 정도의 조선시대의 올곧음 닮기를"
  • 김기원 기자
  • 승인 2017.11.27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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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수필가협회 '송년회-출판기념회'에서 이성낙 가천대 명예총장 특강 통해 강력히 희망
이성낙 가천대 명예총장이 지난 25일 오후7시 어양에서 열린 의사수필가협회 송년회 및 출판기념회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김인호 회장

한국의사수필가협회(회장 김인호)는 지난 25일 오후7시 송파구 소재 중식당인 어양에서 2017년도 송년회 겸 공동수필 제9집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출판기념회를 갖고 회원 친목 도모와 함께 올 한 해 동안의 수필 창작 노력들을 되새겼다.

특히 이날 송년회에서는 의사문인들의 모임 답게 ‘의사, 왜 선비정신인가’라는 송년 특강을 마련하고 이를 통한 ‘의학과 문학의 융합 모색’ 그리고 의료계 발전을 위한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는 김인호 의사수필가협회장의 인사에 이어 추무진 의협 회장의 축사(김녹권 의협 상근부회장 대독), 이용민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의 격려사, 임헌영 문학평론가겸 민족문제연구소장의 축사 그리고 이성낙 가천대 명예총장의 특강, 출판기념회, 만찬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김인호 회장은 이날 출판기념회에서 '발간사_치유의 또 다른 길‘을 통해 “자신에게 엄격해야 하는 의사들은 항상 감정의 평온함을 찾아야 하고 심성을 아름답게 꾸며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의사들의 수필은 자신의 감정을 조율해 나가는 소탈한 인문학적 지침서”라며 “의사가 되면 누구나 에세이를 쓰는 진지함으로 환자들과 인간적 소통을 할 수 있도록 치유의 또 다른 길을 열어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성락 명예총장은 ‘의사, 왜 선비정신인가_우리사회의 지향점을 찾아’라는 제목의 특강에서 “‘朝鮮朝는 게을렀고 부패했다... 그래서 망했다’는 망국 책임론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비난과 매도 일색”이라고 지적한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의 말을 언급하고 “우리는 폄하 그리고 자해가 너무 심하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이 명예총장은 “지금 우리는 문화적인 사회환경에서 살고 있나?”라고 자문하고 “일전 국내 언론보도에서 ‘신임 주한미군사령관에 첫 흑인_한중 군사동향 정통’ 등 피부색을 언급해야 하는 것을 보더라도 우리사회는 ‘편견과 오만병’이란 중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가늠할 수 있다.”며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현실을 꼬집었다.

이 명예총장은 “프랑스 시인이자 수필가이며 철학자인 Paul Valery(1871-1945)는 ‘생각하는데로 행동하지 않으면 행동하는데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 어디서 우리의 정체성을 찾을 것인가. 바로 문화에 해답이 있다. 조선시대 초상화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이 명예총장은 “중국문화를 요약하면 ’거대+권위‘이고 일본문화를 요약하면 ’완벽주의(손실, 인위적) +긴장감<일본의 전형적인 정원, 가나자와>‘ 그리고 한국문화를 요약하면 ’자연 그대로. 최소한의 손질_있는 그대로와 여유‘”라고 단정했다.

이 명예총장은 “중국 권위적 : 일본 인위적 : 한국 자연적이다. 어떤 것이 우월한가?”라고 반문하고 “왜, 초상화인가? 이는 세계미술사에 없는 것이 조선시대 초상화에만 있기 때문이다. 아주 다른 문화정신이 베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 명예총장은 “조선 초상화에서 정상적인 외관을 보인 초상화는 총 520여점 중 불과 17.37%인 90점 뿐”이라며 “천연두 반흔‘의 외모 장애자’도 좌의정에 올랐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선비사회의 개방성'에 대한 놀라움을 전파했다.

그는 “조선 초상화를, 세계미술사라는 큰 틀안에서 볼 때 그 유일함에 놀란다. 그리고 한 시대(518년)의 시대 정신을 볼 수 있다. 이는 우리의 긍지이며 자랑스러워해야만 하는 이유”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이 명예총장은 “조선 시대는 바보스럽다 할 정도로 '올곧음'을 추구한 性理學 중심의 선비 사회였다. 그래서 우리 의사 사회도 이를 닮았으면 한다”며 여러가지로 혼란스러운 의료 현실에 대한 대반전을 강력하게 희망했다.

한편, 한국의사수필가협회는 지난 2008년 6월 수필을 통해 정식 문단에 등단한 국내 30여명의 의사들이 모여 창립한 단체다. 초대회장에 맹광호 가톨릭의대 명예교수가 선출되었고, 이후 2대 이방헌 회장, 3대 임만빈 회장, 4대 전경홍 회장을 거쳐 현재 김인호 회장이 5대 회장직을 맡고 있다. 2017년 11월 현재 회원 수는 78명이다.

의사수필가협회는 회원 간 친목도모 뿐만 아니라 국내외 수필문학 관련 행사안내 및 수필 문예지 등에 회원 수필 게재를 위한 체계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환자와 의사 그리고 일반 국민과 의료계 사이의 신뢰회복을 위한 내용 등의 합동 수필집 발간 및 창작 활동을 하며, 의사들과 의학도들에게 수필문학을 소개하고 교육하는 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의사수필가협회는 최근 여러 의과대학에서 ‘의학과 문학’ ‘의사의 글쓰기'와 같은 강좌가 개설되는 등 인문학 교육 바람이 불고 의사들의 글쓰기가 권장되는 흐름에 힘입어 날로 발전하고 있다.

✛인터넷 카페_ http://cafe.daum.net/dressay
✛이메일 dzblock@naver.com(총무이사), oculajck@naver.com(섭외이사)

❚이번 공동수필 9집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재남 출판사 간/ 286쪽/ 값 1만2000원> 수록 작가 45명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곽재혁 권경자 김금미 김애양 김인호 김종길 김탁용 김화숙 남호탁 맹광호 박관석 박대환 박언휘 신길자 신종찬 여운갑 오인동 유인철 유형준 유혜영 윤주홍 이경한 이동민 이무일 이방헌 이병훈 이원락 이종규 이하린 이효석 이희 임선영 장성구 전경홍 정경헌 정명희 정준기 정찬경 조광현 최시호 최종욱 홍범식 홍영선 황건 황지일

임헌영 문학평론가겸 민족문제연구소장이 축사를 통해 "의사 수필가들 모두 기존의 문학지들을 통해 제각기 등단한 만큼 등단의 모태인 문학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가져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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