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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가야할 여행…내 가슴 깊이 와닿은 아프리카
한번은 가야할 여행…내 가슴 깊이 와닿은 아프리카
  • 의사신문
  • 승인 2017.11.2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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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의 남아프리카 여행기 - 케이프타운 희망봉을 돌아 〈하〉
김 인 호 의협·서울시의사회 고문 한국의사수필가협회장

그러나 행정수도 프레토리아의 도심 샌톤 스퀘어에는 만델라의 대형 동상이 자리잡은 중앙상가부터 고층 건물과 화려한 네온 불 빛으로 둘러 쌓여 마치 명동의 밤거리 같았고 치안 불안도 느끼지 못했다. 그 속의 만찬 석식은 와인을 겸한 5가지(소·멧돼지·양·사슴·악어) 고기를 바비큐로 시식하며 남아공의 도심 온기에 젖었다.

이번 여행의 관심은 아프리카 자연에 펼쳐진 야생동물의 생태를 직접 확인 해보는 `사파리' 투어였다. 요한네스버그에서 북측 내륙으로 2시간 비행하면 잠비아 남쪽 끝인 리빙스톤 공항에 이르는데 이곳은 잠비아·짐바브웨이·보츠나와 3국이 접경된 길목이다. 이곳은 남아공 여행 필수코스인 빅토리아 폭포(Victoria Fall)와 사파리 관광의 초베 국립공원 관광으로 비교적 역사가 깊고 번잡하였다. 짐바브웨 이민국 비자 수속을 거쳐 우선 잠비지 강 하류를 크루즈 선박으로 아프리카 향기를 맛보았다.

강변의 초원과 청명한 하늘, 그 속을 누비는 야생동물의 한가한 몸놀림을 보며 유유히 흐르는 선셋 크루즈는 영화 `잘 있거라 아프리카' 한 장면을 연상하게 했다.(사진 1) 선상에서는 와인과 스카치위스키 그리고 커피와 주스, 다과가 무료로 제공되어 긴 여로에 쌓인 피로를 가셔 주었다.

수평선 멀리 벌판을 가로지르는 코끼리 가족들의 실루엣 이동(사진 2)과 잠 자듯 모래에 잠긴 하마들의 하품(사진 3)과 악어새들의 유희와 함께 악어들의 꼬리치기는 취기에 어린 석양속의 우리를 충분히 흥분 시켜주었다. 그 썬셋 선상의 풍요로운 여유는 좀처럼 잊혀지지 않을 아프리카 여정의 백미였다.

육상 사파리 투어는 보츠나와 쵸배국립공원의 강변 길을 따라 오픈 짚 차로 횡단하며 빅5 야생동물(사자·표범·코끼리·버팔로·코뿔소)의 생동감 넘친 장면을 기대하였으나 건조한 날씨 탓에 사막화 된 모래밭 길은 스카프로 얼굴을 가려야 했고, 수림은 말라 들어 한 낯 이글거리는 태양을 피해 여린 수풀 속에서 작은 야생동물만 관찰되었다.(사진 4) 그 중에 얼룩말 집단의 꼬리 춤과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유유히 숲 속을 걸어 다나는 기린 부부의 뒷태에 매혹된 것은 큰 수확이었다.

다음 날은 아침부터 세계 3대 폭포 중 가장 큰 낙차로 알려진 빅토리아 폴 관광(사진 5)이었다. 미국과 캐나다 양국을 걸친 나이아가라 폭포처럼 짐바브웨이 쪽과 잠비아 쪽에 걸친 잠베지 강 줄기의 폭포였기에 양 쪽의 비자 도장과 이민국 절차를 걸치는데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소모했다.

그러나 이 역시 가뭄으로 수량이 줄어 물보라 쌍무지게 걸린 짐바브웨이 폭포수 절경 외에는 웅장한 감명을 보여주지 못했다. 단지 150불 옵션으로 헬리콥터 비행으로 15분 동안 하늘에서 본 빅토리아 폴 경관은 아프리카 수림과 지표면의 균열된 입체감 속 강줄기의 낙하 장면은 장관이었다.

한 번은 가야할 여행이었다. 영화 `뿌리'와 `잘 있거라 아프리카'에서, 다큐 지오그래피 야생 동물사와 남수단 톤즈의 슈바이처 이태석 사제 의사의 발자취에서 내 가슴 깊이 와 닿은 아프리카.

언젠가 보아야 미지의 땅이었다. 그러나 비행시간과 경비가 만만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개원의로 진료일자를 비우기가 쉽지 않았는데 2017년 10월의 추석연휴는 미룰 수 없는 숙제를 풀어주었다. 인생 후반기의 힘든 체험이었지만 특별한 작품이었음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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