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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후 분홍색 혈뇨 땐 `횡문근 융해증' 의심 
달리기 후 분홍색 혈뇨 땐 `횡문근 융해증' 의심 
  • 의사신문
  • 승인 2017.11.06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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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와 건강 〈154〉 : 건강을 위해 달렸는데, 콩팥이 망가졌다고?


`달리는 의사' 이동윤 원장의 `달리기, 기초부터 고수되기 까지'  〈211〉

 

달리기 후 분홍색 혈뇨 땐 `횡문근 융해증' 의심

 

매봉상 트레일런

 


폭염과 열대야를 피해 시원하게 냉방된 실내에서만 주로 머무르며 동네 공원이나 학교 운동장, 혹은 강가에서 하던 운동을 못해 체중이 늘어나고 근력은 약해진 상태에서 선선하고 맑고 따스하여 운동하기 좋은 가을에 이제 다시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밖으로 나가 무작정 예전처럼 달린다.

그러다 보면 3∼7일 정도 지나면서 달리기에 대한 자신감은 늘어나고 속도도 예전의 느낌으로 끌어 올릴 수 있을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그러다 갑자기 허벅지나 종아리, 엉덩이에 통증이 오기 시작하면서 달리기를 멈추게 된다. 그러는 중에 갑자기 소변이 커피색으로 나오면 깜짝 놀라게 된다. 혈뇨다.

달리기 후나 중간에 경험하는 혈뇨의 원인에는 크게 방광벽의 마찰에 의한 방광벽의 타박상에 의한 것과 발의 착지 용혈에 의해 혈색소가 누출되거나 갑자기 과로한 근육 세포들이 녹으면서 일어나는 횡문근 융해증에 의한 세뇨관 폐쇄 때문일 수도 있다.

방광 타박상이 달리기 후 혈뇨의 대부분의 원인이며, 소변이 없이 비어있는 방광의 두 벽이 서로 작지만 장시간 동안 충돌이 반복되면서 발행하며, 달리기 직전에 소변을 보지 않음으로써 쉽게 예방할 수 있다. 운동을 멈춘 후 24∼48시간 이내에 저절로 치유된다.

운동 거의 안하다가 갑자기 심하게 할 경우 주로 발생
과로한 근육세포들 손상 및 괴사로 급성 신부전증 진행

달리는 동안 뒤꿈치가 단단한 지면에 착지할 때 노면과 발의 지속적인 충돌에 의해 파괴된 적혈구에서 나온 혈색소가 혈액이 신장을 통과할 때 운동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사구체의 여과막의 투과성이 증가되면서 나타나기도 한다. 건강한 주자들에서 철결핍성 빈혈이 오는 이유다.

횡문근이란 운동신경으로 지배되고 있는 대부분의 운동근육인 골격근을 말한다. 횡문근 융해증은 근육세포에 갑작스런 과도한 부하가 걸리면서 근육이 수축하기에 충분한 산소 공급이 되지 않아 근육세포가 손상되거나 괴사하면서 근육 속 `미오글로빈'이 혈액에 녹아들면서 발생하게 된다.

미오글로빈은 근육에 산소와 영양을 전달하는 세포로 적혈구 속 헤모글로빈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데, 신장에 매우 독성이 있어서 고농도에서는 급성신부전까지 초래할 수 있다. 혈액 속 미오글로빈이 콩팥의 세뇨관을 괴사시켜 급성신부전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갑자기 콩팥 기능이 30% 이상 손상된 상태로, 급성신부전이 발생하면 옆구리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미오글로빈이 포함된 미오글로빈뇨증에서의 소변은 붉은색 또는 분홍색으로 보인다. 운동을 거의 안 하다가 갑자기, 심하게 한 경우에 발생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한다.

과격한 운동뿐 아니라 근육세포에 무리를 주는 상황에서는 이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며, 근육을 장시간 압박하거나 부동자세로 서 있거나 과음, 내분비질환, 약물, 저체온증, 감염질환 등에 의해서도 횡문근융해증이 일어날 수 있다.

운동이 끝난 후 팔다리 근육이 뻐근하거나 아픈 경우 흔히 `알이 뱄다'고 한다. 이는 근육이 긴장하고 근육 속에 젖산이 과도하게 축적된 상태를 의미하지만, 횡문근융해증의 발생은 근육이 심각하게 손상된 상태라는 의미다.

횡문근융해증에 의해 나타나는 혈뇨는 분홍색에 가깝다. 반면 콩팥 또는 방광 질환에 의한 혈뇨는 검붉은색에 가깝다. 일반인들이 이 두 가지를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혈액 속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 뼈와 근육을 스캔해서 근육 손상의 정도를 진단할 수 있다.

횡문근융해증이 의심되면 첫 번째 치료는 대량 수액치료를 통해 급성신부전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준다. 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엔 수액치료만으로 급성신부전을 예방할 수 없다.

운동에 과욕을 부렸다가 신장 혈액투석까지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현상은 통상 8주, 늦으면 10∼12주 정도 지나야 완전히 회복이 가능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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