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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차 가득 목장 너머 관동별곡의 대관령 향취 가득
풍차 가득 목장 너머 관동별곡의 대관령 향취 가득
  • 의사신문
  • 승인 2017.09.1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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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교수의 걷기 예찬 〈17〉  강릉 바우길

웅장한 산맥과 푸른 바다를 함께 품은 길

바우는 바위를 가리키는 강원도 말로 사람을 친근하게 부를 때 감자바우라고 부르는데서 유래되었고, 다른 의미로 바우(Bau)는 바빌로니아 신화에 나오는 죽을병을 낫게 하는 건강의 여신으로 이 길을 걷는 모든 사람들이 건강해 지길 바라며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있는 길을 그대로 살리고 의미를 더한 정도로 자연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해서 조성된 길로 한마디로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이다. 바우길 코스는 모두 17구간과 3개의 특별 코스가 있다.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휴게소에서 시작되는 선자령 풍차길이 시작점인 1코스다. 

■숲길을 들며 나며 대관령을 탐하는 선자령 풍차길

바우길 모든 코스가 욕심이 나긴 했지만 차가 있는 관계로 대관령 휴게소에서 시작하는 순환 코스인 1코스를 약식으로 돌아보기로 했다. 대관령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대관령 양떼목장 길을 옆에 끼고 돌면 출발점이다. 조용한 숲속 길에 접어들면 우뚝 솟은 소나무와 이름을 알 수 없는 야생화들이 어우러져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언덕을 넘어 갈대 길 끝자락에 대관령 목장지대가 잇닿아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푸른 초원을 바라보며 양떼를 몰고 다니는 목동이 되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다시 숲길로 접어들면 갈림길을 알리는 표지판이 나오고 국사성황당으로 방향을 틀어 성황당을 잠시 구경하면서 숨을 고른 후 계단을 올라 갈림길에서 선자령 쪽으로 콘크리트길을 따라 걷는다. 흙길로 접어들어 눈을 흩뿌린 듯한 하얀 들꽃들을 헤치고 오르면 잠시 숲길로 접어들었다가 멀리 능선 위로 우리나라 최대의 풍력 단지가 시야에 들어온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뭉게구름과 어우러진 커다란 바람개비들이 장승처럼 늘어서 손을 흔든다.

갈림길의 표지판에서 우측의 언덕을 따라 오르면 이번 걷기의 목표점인 전망대가 나온다. 기구를 타고 푸른 하늘 위에 떠서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는 착각 속에 빠지게 한다. 초록 산봉우리 사이로 영동고속도로와 마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추억이 될 사진 찍기를 잊지 않는다. 성황당 사거리에서 대관령 방향으로 내려오면 보랏빛 개미취 군락이 반겨 맞아준다. 이를 뒤로 하고 대관령을 향해 나무 계단을 내려오면 코스의 시작점으로 되돌아온다.

■사연 따라 길 따라 그윽한 솔향기 가득한 바우길

바우길은 많은 구간이 금강소나무와 해송 숲길로 이루어져 그윽한 솔향기를 맡으며 주변 경치를 만끽할 수 있다. 시골 마을길을 따라 걷는 사천둑방길은 시골 내음을 느끼면서 곳곳에서 굴산사나 명주군왕릉 등 유적지를 만날 수 있고(4구간), 병인교난 때 이 길을 통해 천주교를 전파하기 위해 힘썼던 심스테파노를 기린 길(10구간),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걸었고 송강 정철이 이 길을 걸어 관동별곡을 썼던 대관령 옛길(2구간)에서 역사와 문화의 향취를 함께 하는 뜻 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1코스의 끝인 선자령 정상이 해발 1157m라는 말에 일말의 고민도 없이 포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출발지인 대관령 휴게소가 해발 840m이니 실상 300m 정도만 오르면 정상이다. 특히 1코스를 거꾸로 도는 길은 비교적 바닥이 고르게 되어 있어 많이 걷지 못하는 어르신들에게 적당하다. 1코스를 모두 돌아보자면 총 11km로 4∼5시간이 소요되는데 걸음이 느린 우리 부부로서는 코스를 약간 변형하여 중간에 2구간 시작점으로 돌아서 국사성황당을 거쳐 전망대까지 다녀오는 2시간 반 코스를 선택하였다.

TIP. 바우길 홈페지이지(http://www.baugil.org)에 들어가면 코스에 대한 지도와 안내가 정리가 잘 되어있다. 다양한 코스의 특징을 보고 걷고 싶은 길의 선택이 가능하다. 비용 대비 최고의 휴식처인 바우길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안내와 예약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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