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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 없애는 대신 급여권 수가 인상"복지부 손영래 팀장 "적정수가 원칙 지킬 것…과별 수가 분배 문제도 고려"
이지선 기자 | 승인 2017.09.11 06:00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대한 의료계의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가 적정수가 보장 원칙을 지켜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표명했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계에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비급여 항목을 급여화하면서 이미 급여권에 있는 저수가 행위를 적정 수준으로 보전하겠다고 밝혔다.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회장 류환)은 지난 9일 코엑스에서 제7회 젊은의사포럼을 개최하고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괜찮은 걸까'를 주제로 한 패널 토론회를 마련했다.

보건복지부 손영래 예비급여팀장 겸 비급여관리팀장은 “의료계가 손실을 보지 않도록 현재 저수가를 절충하고 있는 비급여 항목을 없애면서 급여권의 저수가를 인상해 적정 수가를 보전한다는 원칙을 세워뒀다”고 밝혔다.

그는 “예를 들어 8000억원의 수입이 나던 비급여 항목인 MRI를 적정수가를 감안해서 급여화하더라도 수입의 절반 수준인 4~5000억원 정도가 된다. 그만큼의 손실액을 현재 급여권에 있는 저수가인 다른 항목의 수가 인상으로 보전하겠다는 것”이라며 “어떤 항목을 인상할 지는 의료계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체 12조 규모의 비급여 수가 중 의학적 비급여 관행수가는 6~7조 규모로 분석됐다. 지난 정부에서 일부 항목을 급여화 했을 때에도 지금과 동일한 방법으로 추진했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손 팀장은 “지난 정부에서 2조 7천억 원 규모의 비급여 항목을 없앴는데 상급진료비, 선택진료비 등 그 당시 채택했던 방법도 동일했다. 3년간 선택진료비 1조 2천억 원을 없앨 때에도 다른 수가를 인상했다. 정부에 대한 의료계의 신뢰가 그다지 높지 않기 때문에 매년 공동으로 검증했고, 당시에 1조 2700억원 정도가 보상됐다”고 말했다.

다만 복지부는 재정 총액을 맞추는 것보다는 과별 수가 분배 문제에 초점을 두고 의료계와 논의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손 팀장은 “총액을 맞추는 것보다 밸런싱의 문제가 쉽지 않다”며 “어떻게 배분하는 게 이상적인 의료체계를 만들 것인지 고려해야 한다. 질 가산으로 수술 부문의 수가를 올리는 문제에 대해 논의했을 때에도 불이익이 큰 내과계의 반대가 컸던 반면에 외과계는 호의적이어서 굉장히 시끄러웠다. 이 부분을 더 깊숙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 문제에 이어 ‘전면 급여화’로 인해 나타날 환자들의 대형병원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기동훈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의대생, 전공의 등이 대학병원에서 체감하는 의료전달체계 문제는 심각하다. 만약 비급여란 장벽이 없어진다면 환자들의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심해질 것”이라며 “의료전달체계 재정립 방안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김진호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 역시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당시 총액을 맞춰주려고 노력한 거 알지만 분배에서는 실패했다”면서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지면서 상급종병 쏠림 현상을 심화됐고 1, 2차 의료기관이 상당히 힘들어하고 있다. 분배에 대한 사후 관리 없이 무리하게 추진하면 그 기간 중에 버틸 1, 2차 의료기관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손영래 팀장은 “상급종병 쏠림 현상은 여전히 심각하지만 과거와 다른 점은 의료전달체계 재편에 대해 의료계 전반적인 동의가 크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라며 “대형병원도 경증환자 보기 힘들어하고 진료비 측면에서도 맞지 않는다. 정부도 상급종병이 1차 의료기관과 경쟁하지 않고 중증환자를 지속적으로 진료할 수 있도록 수가 등 신설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플로어에서도 질의가 쏟아졌다. 새로운 보건의료정책이 발표되면서 영향을 받는 전공의 과 선택부터 의료계에 부정적인 국민 여론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은 “새 보건의료정책 발표에 있어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를 책임질 전공의들의 교육 문제가 중요하다”며 “개원가의 90%가 전문의인데 외과계열 전문의가 나오면 할 게 없다. 이들이 개원가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마련해줘야 한다. 이번 정책으로 외과계열 전공의 숫자가 훨씬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데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원가 이하인 저수가 의료 현실을 국민이 알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수가 문제를 이야기하면 대다수의 국민은 의사들이 밥그릇 싸움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나서서 의료수가가 낮다는 것을 인정해줘야 국민 설득이 가능하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도 합리적인 수가 협상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삭감 시스템으로 인한 소신 진료의 어려움도 지적됐다.

본과 4학년인 한 학생은 “비급여가 급여화되면 심평원의 진료비 삭감 때문에 소진진료를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신약을 쓰거나 다른 치료법을 쓰고 싶은데 삭감이 두려워서 하지 못할 땐 어떻게 해야 하나”고 질의했다.

이에 손영래 팀장은 심평원 신사체계의 전면적인 개혁을 해결방안으로 꺼냈다.

그는 “심평원 심사체계도 전면적으로 개혁할 생각”이라며 “현재는 건별심사 중심인데 앞으로는 개별적인 심사보다 평균, 분산, 경향성을 보는 그룹 중심의 심사를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지선 기자  sundream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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