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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수가협상 종료 새벽 2시 넘지 않을 것”
“내년부터 수가협상 종료 새벽 2시 넘지 않을 것”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7.07.1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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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승 급여이사, 아무리 밤샘협상 해봤자 수가 추가 인상은 불가능

지난 6월 1일 새벽 4시가 넘은 시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간호협회 등 6개 공급자단체와 수 차례의 릴레이 협상을 벌인 끝에 2년 연속 전 유형 협상 타결을 이뤄냈다. 당시 공단 측 수가협상단 대표로 협상을 이끌었던 장미승 급여상임이사가 유형별 수가협상에 대한 생각과 앞으로의 개선방향을 밝혔다.

장미승 이사는 지난 18일 오전 11시 공단 원주 본원 3층 브리핑룸에서 진행된 출입기자협의회와 간담회를 통해 “1년 3개월 전 급여이사로 부임한 이후 공급자와의 소통과 이해에 주력한 결과 2년 연속 전 유형 수가협상을 체결했다”면서 “이는 공단과 공급자단체 간에 서로 신뢰가 형성되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는 공단 입장에서 볼 때 수가계약을 둘러싼 협상환경이 매우 어려웠다”면서 “20.1조 원에 달하는 건보재정 누적 흑자로 인해 수가계약에 대한 공급자의 기대치가 매우 높았으나, 내년부터는 부과체계 개편으로 인한 수입 감소 및 인구 고령화, 보장성 강화 등으로 인해 당기수지 적자가 예상되고 있어 공단으로서는 곳간을 사수해야만 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급자는 각 단체별로 어려운 사정을 호소하여 병원 및 치과 등 진료비 증가율이 높은 유형은 정부의 보장성 강화정책에 따른 비급여의 급여화로 실제 경영은 어려워졌다고 주장하고, 의원과 한의원, 약국 등은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으므로 높은 인상률을 주장하는 한편, 가입자들은 높은 진료비 증가율 및 보장성 투입 금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정체상태인 보장률에 불만을 토로하며, 보험료 인상을 막기 위해 수가인상을 최소화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어려운 사정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전 유형 수가협상 타결을 이루어낸 것은 이해관계자와의 ‘소통’과 ‘신뢰’ 덕분이었다”면서 “매년 수가협상이 임박한 5월에 의약단체와의 만남을 시작했지만, 올해는 1월부터 단체별 신년간담회를 시작하여 단체장 간담회, 협상단 상견례 등을 통해 본격 협상 전 상호 관심사 및 현안사항을 공유하고, 가입자 대표인 재정위에는 수가계약제도 재정 상황, 환산지수 산출결과 등을 수시로 보고하는 한편, 진료비 증가요인 분석자료 등을 공유하여 유기적 관계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공급자의 경영상 어려움 및 가입자의 보장성 정체 불만 등 각자의 입장을 전달하여 공급자와 가입자 간 상호 이해증진을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단은 보험자이자 가입자의 대리인으로서 공급자와 수가계약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입자가 낸 보험료 관리를 잘해야 하는 책무가 있는 반면, 건강보험제도의 한 축인 수가계약 당사자인 공급자도 국민건강을 수호할 수 있도록 적정한 보상이 필요하다”면서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가지 숙제를 안고 있어 수가계약은 항상 어렵고 그만큼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 수가협상에서 ‘보험자 회심의 카드’일 수 있는 부대조건을 걸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공단은 수가계약을 지렛대 삼아 건강보험재정 안정화 및 지불제도 발전 등을 위해 필요 시 공급자와의 부대조건을 추진할 수 있지만 이러한 목적뿐만 아니라 실효성 역시 부대합의 채택의 중요 요소이기 때문에 일부 공급자가 올해도 사무장 병원 척결 등을 부대합의로 제시했음에도 이미 공단에서 각 협회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사항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부대합의 이행을 전제로 부여한 추가재정(+α)은 미이행 시 회수하는 조건이어야 하기 때문에 공단은 ‘병원 유형 세분화’ 및 ‘진료비 총액관리 방안’ 등을 적합한 부대합의로 고려했으나, 협상의 상대방인 공급자 사정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장 이사는 특히 매년 수가협상이 종료일 자정을 넘어 새벽 3~4시까지 밤샘협상이 진행되는 것에 대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됨에 따라 내년부터 새벽 2시에 협상을 종료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협상에서도 서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협상을 진행했고, 조율 과정에서 협상 차수가 늘어나 결과적으로 밤샘 협상이 돼버렸다”면서 “공급자단체 수가협상단원들이 다른 단체가 사인할 때까지 지켜보거나 끝까지 협상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관계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꾸벅꾸벅 졸면서도 사인을 안하고 버티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공급자단체들이 떼쓰면서 수가를 더 달라고 요구한다고 해서 더 줄 수도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는 만큼 내년 협상부터는 데드라인을 ‘오전 2시’로 정해놓는 방안을 취할 것”이라면서 “오전 2시를 넘기지 않기 위해 협상 시작 시간을 더 앞당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수가협상 시작 전부터 공단만 재정위에서 결정된 추가소요재정액(밴드폭)을 알고 있고 공급자단체들은 알지 못한 채 진행됨에 따라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밴드를 공급자들에게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장 이사는 “보험자 입장에서는 밴드 공개 시 상대에게 패를 보여주는 상황이 되어 협상을 주도하기 어렵고, 공급자간 Zero-Sum 게임으로 협상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원칙적으로 공단은 벤드 공개 외에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의약단체와 공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건강보험 진료비 자료 및 보장성 자료 등 의약단체의 요구 자료를 100% 제공해왔으며, 올해도 이 원칙에 따라 유형별 환산지수 1% 인상 시 소요재정을 추가로 공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공단과 공급자 간 워크숍 등 수 차례 논의를 거쳐 개선 필요성을 공감한 결과 ‘요양급여비용 계약 운영방안’을 상호 협의하여 제정했으며, 수가산출모형 및 협상요소 도입 방안은 지속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면서 “지난해 연구용역에서 제시한 ‘환산지수 산출 개선모형’에 대해서도 하반기 간담회를 통해 논의했으나 공급자 단체간 유불리 등에 따라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공단과 의약단체는 상시·비정기적 모임을 통해 문제점 인식 및 대안을 구상하고 있으나 실질적 개선안 도출에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단시간에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씨앗을 뿌리는 심정으로 임할 것이며, 앞으로도 소통을 통한 구체적인 개선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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