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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 안겨준 역대 장관, 박능후 후보자는?
실망 안겨준 역대 장관, 박능후 후보자는?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7.07.10 0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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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청와대는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복지 전문가'인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박능후 교수를 내정해 발표했다. 의료계는 당혹감과 함께 내심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박 후보자가 미국 캘리포니아대 사회복지학과 박사 학위를 취득한 복지 전문가로만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박 후보자가 복지 분야에만 전문가일 뿐 `보건의료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 섞인 입장이다. 또한, 보건 분야 보다는 복지 분야에 치우친 정책에만 주력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의료계에서는 원격의료와 영리병원 허용이나 의료영리화를 막는 등 의료계를 위해 힘써 온 김용익 전 의원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되길 내심 바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인이든, 비의료인이든 의료계가 기대했던 만큼 보건·의료 분야 정책을 잘 이끌어 나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공공연금 전문가, 법조인, 전문행정관료, 사회복지 전문가 출신이었을 때나, 1998년 의사 출신인 주양자 전 장관 이후 18년 만에 정진엽 분당서울대병원 원장이 장관을 맡았을 때나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고 정진엽 장관 재임 시절 병의원을 더 힘들게 했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그리고 의료계를 옥죄는 법안들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 장관 재임 중에 의료계가 숱하게 반대해 온 원격의료나 영리병원, 병원 외 자회사 허용, 병원 부대사업 등을 강행한 바 있다. 

박 후보자는 “국민 누구나 필수적인 의료혜택을 손쉽게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의료체계를 갖추겠다”고 발표했다. 결국 박 후보자도 보건의료보다 `복지'에 치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보건복지부는 `복지'와 `의료' 분야가 나눠져 있는 만큼 `복수 차관제'를 도입해 의료계와 함께 논의해 나아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직 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절차가 남아있다. 박 후보자가 인사청문 과정을 별 문제없이 통과한다면 제53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된다. 이에 맞춰 의료계도 신임 복지부장관과 잘 협업해 박 후보자가 이끄는 `보건복지부'호가 복지에만 치우치거나, 파도에 휩쓸려 파산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홍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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