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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의사-환자 의료행위 같이 결정…책임도 나눠야"
"AI 시대, 의사-환자 의료행위 같이 결정…책임도 나눠야"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7.07.01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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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환자간 폐쇄성 무너져…환자 치료의 책임 주체가 의사인가 고민해봐야

AI 의사 왓슨의 도입으로 환자 스스로가 구글링 등을 통해 자료를 찾아보고 치료법을 먼저 제시하는 시대가 왔다. 환자와 의사 간 정보, 의사결정 과정을 공유하게 된 만큼 의료행위에 대한 책임 또 한 의사만 짊어질 수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언 단장

국내 최초로 IBM의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한 이언 길병원 정밀의료추진단장은 30일 대한의사협회 제35차 종합학술대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단장은 "왓슨 도입으로 환자와 의사간 폐쇄성이 무너졌다. 이제는 환자 스스로가 구글링을 통해 증상과 진단, 치료법 등을 찾아볼 수 있게 됐다"며 "의료관행과 문화가 환자중심으로 변화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환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이 보장되면서 의사의 재량권이 침해받고 제한되지 않는다는 논란이 있다. 또 왓슨을 의사보다 더 신뢰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 단장은 "왓슨과 의사의 판단이 다를 경우, 양자택일할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이럴 땐 정밀 검사를 통해 새로운 진단, 판단을 가져오게 된다"

그는 이어 "다만 의사와 환자 간 정보 및 의사결정과정을 공유하게 되는데, 치료 결과에 의사게만 책임을 짊어지는 것은 부당하다고 본다"면서 "환자의 치료를 책임지는 주체가 의사인가를 고민해보고, 향후 의사와 환자 AI 개발자 등이 의료행위 결정에 대한 책임을 나눠야 하지 않을까"라고 제언했다.

아울러 인공지능 시대에는 적절한 치료와 적절한 타이밍이 함께 가야 한다고 했다.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중환자 관리에 효율적이라는 것. 인공지능을 증상과 질병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발견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장은 "환자의 생체 시그널 등을 통해 인공지능이 의사보다 12∼24시간 먼저 위험을 감지할 수 있다"면서 "인공지능이라는 훌륭한 조력자를 활용해 적절한 치료와 시기를 맞출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고 덧붙였다.

패널토의에서 장동경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AI의 힘을 빌린다면 시간과 노력 등을 환자와의 관계 형성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의사의 행태와, 직업에 변화가 올 수 밖에 없지만, AI가 의사를 대체할 거라는 질문은 이제는 촌스러워진 상황"이라며 "의사라는 직업이 아닌 작업을 대체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장 교수는 이어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툴을 활용한다면 시간과 노력 등을 투자하지 않고도 쉽게 얻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많은 의사들이 다른 부분에 심도 있게 투자하고 몰두할 수 있게 된다"면서 "그동안 환자에 대해 기계적 처방이 있었다면, 이제는 시간을 확보해 환자와 의사 간의 커뮤니케이션, 인간적 관계를 맺은 의료가 가능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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