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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포커스] 핫이슈로 떠오른 의협회관 신축과 서울시의사회관·각구 회관 환경 개선
[이슈 & 포커스] 핫이슈로 떠오른 의협회관 신축과 서울시의사회관·각구 회관 환경 개선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7.06.12 0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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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사회관도 신축·이전·보수 놓고 논의 만발

전국 11만 의사들의 얼굴로 대표되는 대한의사협회 회관이 45년 만에 새로 지어진다. 의협은 지난 4월 제69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회관 신축 방안을 최종 의결했으며 곧이어 회관신축추진위원회를 구성,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1972년 준공된 의협 회관은 지난해 노후화로 인해 폐쇄 및 철거 전 단계인 건물안전진단 D등급을 받은 바 있다. 관련법에 따르면 D등급은 `긴급하게 건물을 보수·보강하거나 사용 제한까지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 건물 곳곳에 균열과 누수가 진행돼, 이제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번 회관 신축 결정이 그동안의 걱정과 고민을 해결해줄 것으로 보인다.

의사 회원들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회관 신축이 결정되고 의협이 재원 조달을 위한 기부금 모금 계획을 밝히자마자, 개인과 단체의 모금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한광수 의협 고문을 시작으로 추무진 의협 회장,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 등 의료계를 대표하는 인사는 물론 지역의사회, 전문과목 의사회, 여자의사회 등의 단체들 역시 적극적으로 기금 모금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총 2억 7250만원의 기금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금 모금과 함께 회관 신축 일정도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 회관신축추진위원회는 용산구 소재 빌딩의 2개 층(전용면적 512.8평)을 임시 사무실로 임대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며, 신축 건설사 입찰 및 선정 작업을 상반기 중 실시하기로 했다. 실제 공사 착공까지는 약 1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시의사회관 전경

서울시의, 지속적 보수 필요 환경개선위 구성 신축·이전 논의
의협회관과 통합은 지분 논쟁·서울시의 위상문제로 반대 많아

의협 회관 신축을 두고 아우 격인 서울시의사회 회관이 거론되기도 했다. 1979년 4월 12일 준공된 서울시의사회 회관 역시 30여년을 훌쩍 넘긴 건물로, 안전 관련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지속적인 보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시의사회는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회관 화장실 리모델링, 외벽 도색 등을 진행한 바 있다.

서울시의사회 박치서 사무처장은 “회관에서 일하는 직원에 입장에서는 내부 환경이 쾌적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특히 오래된 건물이다 보니 난방시설이 열악하다. 이중창이 아닌 단창으로 돼 있어 겨울철에 굉장히 추운 편”이라며 “그렇지만 어쨌거나 예산 문제가 있어 쉽게 손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서울시의사회는 회관환경개선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가졌다. 위원회는 현 집행부와 대의원회, 구의사회, 고문, 감사 등 총 13명으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위원장은 박홍준 부회장, 간사는 정인호 총무이사가 맡았으며, 위원으로는 △전성훈 서울시의사회 법제이사 △임선영 서울시의사회 재무이사 △박상협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 △이윤수 서울시의사회대의원회 전문위원 △양현모 서울시의사회 대의원회 전문위원 △이인기 서울시의사회 대의원회 대의원 △이향애 성북구의사회장 △최덕주 강남구의사회장 △나현 고문 △이상구 고문 △장현재 감사가 포함됐다.

회관환경개선특별위원회 첫 회의에서는 부지 매각, 건물 이전 등 그동안 나왔던 의견들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한 위원은 “임대업체를 제외하고 서울시의사회가 회관에서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공간은 약 300평정도”라며 “부지를 매각하고 서울 전 지역에서 찾아오기 쉬운 지역을 선정하고 건물 1개층을 구입해 운영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이에 다른 위원은 “회관 위치가 여의도와 가깝다는 이점이 있어 매각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땅을 불하받은 지가 오래돼 부지를 매각할 경우 양도소득세가 높게 나올 것”이라며 부지 매각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그동안 제기됐던 의협 회관과 서울시의사회 회관을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적절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중앙회와 지부가 같은 회관을 사용함으로 인해 지분 논쟁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서울시의사회만이 갖는 위상 등을 고려했을 때 단독 회관이 있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박홍준 부회장은 “어떤 방향으로 결론이 나든 기본적인 예산이 있어야 회관 재건축 방향에 대한 기초를 세울 수 있기 때문에 내년 예산 계획 수립 시 회관 관리에 대한 예산을 편성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회관 환경 개선에 대한 공감대는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특위를 통해 앞으로의 본회 회관 관리 및 유지·보수 방향에 대한 틀을 잡고 차기 집행부가 지속적으로 회관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의사회 회관 역시 노후화 심각
공동 소유 등 명의문제도 복잡

서울시의사회 산하 25개 구의사회 회관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중간에 이전한 의사회가 절반 이상이지만 준공된 지 3∼40년 이상 지난 곳도 꽤 된다.

먼저 성동구(71)와 중구(74), 동작구(77), 서대문구(78)는 1970년대에 현재의 회관을 취득해, 역사가 길다. 강동구와 금천구는 1982년, 관악구와 송파구는 1988년에 지금의 회관을 갖게 됐다. 이렇게 30년이 넘은 회관이 25개 구의사회 중 8곳에 달한다. 건물의 실제 준공일은 취득년도보다 앞서기 때문에 회관의 역사만큼이나 노후화 정도 역시 예상되는 바다. 이중 송파구의사회는 기존 건물이 재건축 구역에 지정되면서 지난 2013년 임시로 임대해 새로운 곳으로 이전했으며, 기존 건물인 가락시영아파트는 재건축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당시 송파구의사회 회원들 역시 물심양면으로 마음을 보탰다. 

또 창립 시기가 비교적 늦었던 노원구의사회나 강남구의사회에서 분리돼 나온 서초구의사회는 각각 1991년과 1999년에 회관을 갖게 됐는데, 이마저도 3∼40년 가까이 오래된 건물이다. 서초구의사회관은 강남구의사회와 함께 1982년부터 사용하던 회관을 1999년에 인수해 사용하고 있다. 

이밖에 구의사회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에 걸쳐 새로운 곳으로 이전했다. 이곳들 중 강북구의사회·도봉구의사회, 동대문구의사회·중랑구의사회, 강서구의사회·양천구의사회는 각각 회관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오동호 중랑구의사회장은 “공동으로 회관을 사용하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인력 운용에 여유가 있고 비용 절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단 회원들과 더 가까운 장소에 있지 못하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지역 내에서 의사회의 위상이라는 게 있어 단독 회관이 필요하다”며 “중랑구의사회는 단독 사무실로 이전할 계획이 있다. 부동산 분리 절차가 필요해 협의 중이며, 명의도 의사회로 가져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준공일이나 취득년도가 오래된 회관과 비교적 최근 이전한 회관에는 `명의'에서 차이를 보인다. 1990년대 후반이나 2000년대에 이전한 강남구, 강서·양천구, 구로구, 성북구, 용산구, 은평구, 종로구 등의 회관은 대한의사협회가 아닌 자체 구의사회 명의로 돼 있다.

반대로 절반 이상의 구의사회 회관이 대한의사협회에 속해 있다. 여기에는 서울시의사회도 포함된다. 서울시의사회는 지난 1994년 손춘호 전 회장 등 8명으로 돼 있던 회관대지 명의를 건물과 같이 의협 명의로 등기 이전했다. 

서울시의사회 박치서 처장은 “명의 때문에 불편한 점이 많다. 행정 처리에 있어 등기부등본, 임감증명 등 관련 서류를 공문을 통해 일일이 의협에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명의만 의협으로 됐을 뿐”이라며 “의협이 재산권을 행사하는데 주관하는 것은 아닌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의사회 재무부 이성민 차장은 “서울시의사회가 의협 산하단체여서 법인등록번호 자체를 같이 쓰기 때문에 예전에는 의협 명의로 해야 했다. 각 면적에 따른 재산세도 의협으로 나온다”며 “따라서 타 시도의사회 역시 의협 명의로 돼 있는 곳이 몇 곳 있다”고 설명했다. 

구의사회가 회관 명의를 갖고 오려는 게 요즘 추세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8월 송파구의사회도 명의 이전을 마쳤다. 

고영진 송파구의사회장은 “당장 상가 재건축에 들어가서 굉장히 복잡했다. 매번 의협에 인감을 받으러 가야하는 등 재산권 행사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그동안 명의 이전 얘기가 계속 나왔지만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각 구마다 상황이나 해결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세금 문제는 언급하기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회관의 위치나 모습, 운용에는 저마다의 차이가 있지만, 의료계 인사들은 회관이 의사의 위상을 대표한다고 말한다. 의사회 회관이 가진 의미가 있다면 뭘까. 

서울시의사회 김숙희 회장은 “의사 단체의 회관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노후화돼서는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호화로울 필요는 없다. 회관이 화려하다고 의사들의 위상이 올라가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직원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고 외부 인사들이 방문했을 때 위험하거나 누추하지 않을 정도면 충분하다. 특히 회의를 열거나 회원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편의성이나 접근성이 좋고, 안전하고 품위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의협 회관 신축에 대해서 김 회장은 “물론 의사들의 위상이 회관 건물로 나타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진행되면 좋겠다”며 “여유가 있다면 의학회 등 모든 산하단체가 들어가고,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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