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는 오프라벨 사용…'범법자' 죄책감"
"어쩔 수 없는 오프라벨 사용…'범법자' 죄책감"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7.03.2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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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영 서울대 연구부총장, "허가초과 범위 임상시험, 정부 지원·제약사 협조 필요"

오프라벨 의약품의 대한 소아, 희귀질환 환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과 제약사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신희영 서울대 연구부총장은 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약품 허가범위 외 사용(Off label)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한 정책 토론회에서 실제 임상에서의 사례를 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신 총장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소아암은 치료 성공률이 8~90%로 높지만, 쓰이는 약제의 60%가 오프라벨이다. 이중에는 보험급여가 인정되는 약제가 많아도 소아에 써도 된다는 약제는 드물다"면서 "진료를 하면서도 '범법자'라는 죄책감에 짓눌린다"고 토로했다.

현재 소아나 임산부, 희귀질환 환자에게 사용되는 약제의 대부분이 오프라벨이다. 문제는 적은 환자수로 인해 해당 약을 만드는 제약사가 거의 없다는 것. 약을 구하기도 힘들고 비용도 높아 환자 접근성이 낮아지고 있다.

신 총장은 “요새 소아암 치료가 더 힘들다. 예전에 이미 나온 저렴한 약을 쓰지만 이미 특허가 풀린 상태라 다국적기업들이 약을 만들지 않는다. 국내 제약사가 카피약이라도 만들어줘야 하는데 시장 규모가 작아 만드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신약 개발 단계에서 소아 등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행하지 않으면 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관련 규제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신 총장은 "우리나라는 소아 등 취약계층에 대한 적응증에 대한 규제가 전혀 없다"며 "소아암의 경운 1년에 1500명 수준으로 시장이 작고 약제도 저렴해 제약사가 굳이 비용을 들여 임상시험을 진행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그는 "우리나라 역시 발매되는 모든 약제에 있어 최소한 소아에 대한 임상시험이 완료돼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해당 제약사에 약가에 대한 메리트 등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약계는 이런 주장에 대해 현실적인 어려움을 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국애브비 김준수 상무는 “기업이나 의약품의 생존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효과성 및 안정성 입증에 더해 오프라벨 적응증까지 관리하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약업은 장기 투자를 특성으로 하는데 이 손실을 감수할 수 있는 회사만 투자할 수 있다”면서 “시판에 성공하게 되더라도 사후 안전성 문제로 퇴출된 약도 많다. 그렇다보니 허가초과 부분에 대한 추가 임상 연구에 있어 점점 더 까다롭게 검증하려는 추세”라고 말했다. 

정부 역시 문제에 대해 공감하며 취약계층 관련 약제에 대한 임상시험의 의무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보건복지부 곽명섭 보험약제과장은 “오프라벨로 인해 많은 이해당사자들과 관련자들이 리스크를 쥐고 있다”면서 “보험자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되지 않은 약제에 대한 급여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고, 의사와 의료기관은 불승인 시 경제적 부담과 환자와 갈등 등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약사가 무책임하지 않나하는 생각도 든다. 제도권 내로 들어오면 원천적으로 해결되는데, 소아나 노인 등 취약계층과 관련된 약제는 임상시험을 강제하는 것도 검토할 여지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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