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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마음으로 가출청소년 몸과 마음 치유"
"엄마의 마음으로 가출청소년 몸과 마음 치유"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7.03.13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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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의료봉사회, 서울시 청소년 쉼터 15곳에 의료지원 활발

이화의료봉사회가 위기에 놓인 가출 청소년들의 몸과 마음을 '엄마의 마음으로' 치유하고 있다.

이화의료봉사회는 지난해 11월 서울시 내 청소년쉼터 15곳과 MOU를 맺고 본격적으로 무료 의료지원에 나섰다.

이화의대 총동창회가 2011년 발족한 이화의료봉사회는 지난 6년간 청소년 쉼터에 입소한 청소년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향상을 위해 무료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왔는데, 이번 협약을 맺으면서 쉼터와 봉사회 간의 의료지원을 공식화하고 그 범위를 좀 더 확대한 것이다.

오혜숙 전 이화의대 총동문회장은 "동문들이 종교단체나 지역사회에서 조용히 해왔던 의료봉사활동을 2011년 동창회 차원으로 확대하면서 이화의료봉사회를 발족했고, 그동안 쉼터 입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의료 지원을 이번 협약으로 좀 더 원활하게 제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쉼터는 가출 청소년을 위한 복지시설로, 청소년 상담과 치료를 지공하고 학력과 직업능력 개발을 위한 연계체계를 마련해 청소년의 자립과 사회 복귀를 통합적으로 지원한다. 이번 협약에는 서울시립청소년이동쉼터(동남·동북권, 서남·서북권), 서울시립신림단기청소년쉼터, 서울시립신림중장기청소년쉼터, 강남구청소년쉼터, 서울시립청소년드림쉼터, 서울시립금청청소년 단기쉼터, 서울시립금금천청소년 중장기쉼터, 강서청소년쉼터, 어울림청소년쉼터, 시립망우청소년 단기쉼터, 서울시립강북청소년드림센터, 용산청소년 일시쉼터 등이 포함됐다.

이화의료봉사회는 쉼터를 찾은 청소년들을 위해 동문들이 개원하고 있는 의원 50여 곳을 협력의원을 지정하고 이곳들을 중심으로 무료 진료와 무료 독감 백신 접종 등 의료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협약 체결 이후 신경정신과, 산부인과, 안과, 내과, 피부과 등의 진료과를 중심으로 125건의 무료진료와 127건의 무료 독감백신 접종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의료 혜택을 제공 중이다.

협력의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서울시의사회 임선영 재무이사(산부인과)는 “가출 청소년들이 비행과 범죄 문제에 노출돼 있다고는 하지만 대화를 해보면 똑같이 순수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이라며 “성병이나 계류 유산, 임신과 출산 등으로 산부인과를 찾은 아이들 모두 인상에 남는다”고 말했다. 

쉼터를 찾는 청소년의 대부분이 한부모 가정이나 조손 가정 아이들이다. 이화의료봉사회는 주민등록증이 없거나 말소된 대다수의 청소년들이 약가에 대한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에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임 재무이사는 “소외된 약자들을 돕고 배려하는 건 가진 자의 의무”라며 “오히려 나 자신이 앞으로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하고 의료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는 일이 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특히 여의사가 가진 ‘모성’이라는 특별한 힘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의료봉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오혜숙 전 회장은 “의료 자체로는 남녀 구분이 있진 않지만, 여자만이 가진 모성으로 아이들의 질병뿐 아니라 마음을 터치하고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임 재무이사 역시 “산부인과 의사로서 주로 여성 청소년을 주로 진료하게 되는데, 이들 대부분이 해체된 가정에서 태어나 사랑이 부족한 아이들”이라며 “이들을 마주하면 자연스레 엄마의 마음으로 진료에 임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화의료봉사회가 6년 만에 위기 청소년들이 의지할 수 있는 어머니 같은 든든한 존재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건 동문들의 자발적이고도 적극적인 참여 덕분이다.

오 전 회장은 “바쁜 일상에서도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무료 의료지원에 함께 해주는 동문 여러분께 감사하다”면서 “가출 청소년들에게 힐링의 장을 제공하고 사회의 어두운 곳을 조금이라도 밝히는 등불이 될 수 있도록 동문들의 더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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