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0:55 (금)
[인터뷰] '교육과정 혁신' 주역, 강대희 서울의대 학장
[인터뷰] '교육과정 혁신' 주역, 강대희 서울의대 학장
  • 김기원 기자
  • 승인 2017.02.01 0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세계대학 랭킹 48위로 50위내 복귀_새 교육과정 개편통해 국가-사회가 필요하는 의료인력 양성에 최선"
강대희 서울의대 학장

지난 해 부터 '신교육과정 도입'을 통해 ‘혁신되고 있는 서울의대’가 2017년 새해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교육과정 개편에 박차를 가해 주목받고 있다.

강대희 학장 취임 이후 지난 5년간 ‘대외적인 경쟁력 확보에 성공했다’고 자부하고 있는 서울의대는 강 학장의 마지막 임기 1년 동안인 올해 신 교육과정 정착에 올인, ‘한국의학 선도 서울의대’라는 타이틀에 방점을 찍겠다는 단단한 각오다.

지난 달 25일 서울의대 학장실에서 만난 강대희 학장은 ‘그동안 우리(서울의대)는 과연 어떤 역할을 해왔는가’ ‘교육과정 개편은 정말 힘든 것이었다’ ‘AI(인공지능)가 진단한다고 해도 결코 의사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대면진료시 컴퓨터만 보고 진료하는 의사를 빗대며) 원격진료는 사실상 시행되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의대 교수들의 많은 SCI급 논문발표 결과를 보면 마른수건을 짜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의사를 양성하면서 재정적-제도적 지원을 안해주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는 것 같다’ ‘(의사국시와 관련) 교육과정을 개편한다 해도 (서울의대생의) 100% 합격은 힘들다’며 속에 담아놓았던 생각들을 거침없이 쏟아 놓았다.

특히 그는 학장으로서 의대교육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자부심을 나타냈는데 이는 ‘서울의대 연구역량 증대(연구비 수주실적 증대 및 2016년 QS랭킹 48위 등재, Middle up 소통)’와 '선택교과 도입-팀바탕 학습'을 골자로한 ‘서울의대 교육과정(서울 2016 이종욱 교육과정)의 성공적 추진 및 계획' 등에 대한 대내외적인 호응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여졌다.

서울의대가 지난 해부터 1학년을 대상으로 도입한 신 교육과정은 강 학장 특유의 저력을 보여준 즉, ‘뛰어난 정치력의 산물’(?)이기도 하다. 그는 서울의대의 새로운 의대교육과정 도입이 옆에서 보기 보다 만만치 않았던 듯 “의학교육은 정치적인 과정이다”라는 어느 학자의 말을 인용, 쉽지 않았던 지난 몆년간의 고충을 전했다.

이날 강 학장과 함께 배석한 김정은 연구부학장(신경외과 교수_뇌혈관)과 박완범 의학교육실 부실장(감염내과 교수)은 강 학장을 대신해 각각 △서울의대 연구역량 주요 성과(최근 5년간)와 △서울의대 교육과정(서울 2016 이종욱 교육과정)에 대해 소상히 설명했다.

이날 강대희 학장 및 김정은 연구부학장-박완범 의학교육실 부실장이 전한 ‘신 서울의대 교육과정’ 및 ‘연구 업적’ 등은 다음과 같다.

❚올해 서울의대의 주요 계획은?
<강대희 학장> 학장으로 5년을 보내고 이제 임기가 1년 남았다. 지난주 열린 교수 연수회중 워크샵에서는 그간의 업적보다 ‘그동안 우리는 어떤 역할을 어떻게 했나’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제가 생각하는 것은, 서울의대가 많은 의대 중의 단지 하나의 의대가 아니고 의료계 리더로서 걸맞는 역할을 했는가에 대해 점검하는 것이었다. 앞으로 국가와 사회에서 필요한 의료인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가 제일 중요하다.

❚서울의대 교육과정 개편에 대한 생각은?
<강대희 학장> 교육과정 개편은 정말 힘든 것이다. 15년전쯤 부교수 시절, 의학교육실 간사를 맡았었는데 그 때 봤던 어떤 책에서 ‘Medical education is political process’라고 언급했던 것을 기억한다. ‘의학교육은 정치적인 과정이다’, 딱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의학교육 즉, 교육에 대한 새로운 접근에 대한 배려는 낮은 편이다. 누구나 (교육을)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내 자신은 그렇게 생각안한다. 라이센스 부여까지는 아니지만 쉽지만은 않다. 의학교육에 대한 시각 변화라는 자세 전환이 필요하다. 코넬대학에서 내과 과장을 하셨던 분이 65세 나이로 다시 의과대학에 들어갔다고 한다. 자신이 40여년전에 배웠던 의학지식이 너무 많이 바뀌었다는 이유에서다. 

저도 올해 졸업 30주년을 맞았다. 그런데 그 사이 의료자체가 너무 많이 바뀌었다. 제가 보기에 향후 10년뒤에는 더 많이 바뀔 것이다. 최근 모 일간지가 AI(인공지능) 관련 보도에서 의사를 대신할 것이라는 좀 오버된 내용을 1면 머리기사로 내 관심을 모았다. 이같은 논조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이 역시 다른 의미의 순기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길병원에서 왓슨을 도입, 진료에 활용하고 있는데 이미 미국에서는 의사와 왓슨의 진단중 차이가 많을 경우, 인공지능의사의 진단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 의사의 진단이 점차 확산된다고 해도 결코 의사가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향후 의사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은 역할해야 한다. 그래서 의료에서 협업이 너무 중요한 것이다.

지난해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부친은 45년간 의원을 운영해 오셨는데 어렸을 때 생각하면 아버님의 의원에는 약 조제를 비롯 엑스레이, 현미경 등 모든게 다 있었다. 그러나 예전과 같이 모든 것을 (의사가) 다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협업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의사와 간호사, 호스피탈리스트 간의 협업이 너무 중요하다. 그래서 의대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논란이 많은 원격진료도 이미 시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혹자는 병원 외래에서, 담당 의사가 외래 환자의 얼굴을 보지 않고 컴퓨터만 보고 진료하고 있는게 현실이라며 이런 상태면 굳이 환자가 병원에 올 필요가 있냐고 항변한다. 결국 의사가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이다.

❚[박완범 의학교육실 부실장] 서울의대 신 교육과정(서울 2016 이종욱 교육과정)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도입배경은 의학지식의 방대화 및 급변하는 의료환경, 의학교육 평가인증 강화(임상실습 강화, 역량중심 등), 의사국가시험 경향 변화(실제 임상상황을 반영한 증례 중심 교육과 평가), 학생중심 교육에 대한 요구에 의한 것이다.

진행은 지난 2013년3월 교육기획위원회, 역량중심교육과정추진단 활동을 시작으로 2014년5월 의대 교육목표 개정, 2015년9월 신교육과정 편성표 승인(전체교수회)에 이어 지난 해 1학년을 대상으로 신 교육과정을 도입했다. 신교육과정의 목표는 역량중심-융합 교육과정이며 원칙은 자기주도 학습 강화, 선택교육과정 확대, 연구역량 강화, 임상실습 강화, 평가와 피드백 강화 등이다.

주요 내용은 △자기주도학습, 학생참여교육 강화(팀바탕학습 확대 등) △학생들의 개별 특성을 살리기 위한 선택교육과정 확대(1학년1학기-2학년2학기_선택교과 도입) △의과학자 양성을 위한 연구역량 강화(의예과는 의학연구멘토링 확대, 2학년은 의학연구과정 도입) △임상실습 기간 확대 및 실습교육 내실화(1학년부터 임상 맥락에 조기 노출, 3학년은 총합임상실습 등의 도입으로 임상표현 위주의 실습교육 실시 예정, 4학년은 학생인턴 도입 예정) △평가와 피드백 강화(형성평가를 위한 시기별 성과 평가 종합시험 도입, CPX-OSCE도입과 피드백 강화) △리더쉽과 국제적 안목, 전문가 정신 배양 등이다.

특히 선택교과 도입의 경우, 2016년 1학년을 대상으로 선택교과를 실시했는데 일주일에 한번 오후에 하나의 주제에 대해 다양하고 심도높은 내용을 학습함으로써 학생들의 평가가 매우 좋았다. 이에대한 학생들은 “단순한 지식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배운 기초과목의 지식을 종합해 임상적인 현상에 대한 답안을 찾아나가면서 의학 공부에 대한 즐거움을 찾을 수 있었다” “일반교과과정에서 답이 분명한 내용을 접했던 것과 달리 선택교과에서는 창의성을 요구하고 정해진 답이 없는 과제를 줘서 학생들고 열정적으로 수업에 참여했고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서울의대의 2017년도 주요 운영 계획은 △의학연구과정 운영 △임상의학입문(ICM) 교육과정 운영 △이포트폴리오 시스템(E-portfolio System) 구축 및 운영이다.

의학연구과정 운영은 2016학년도 1학년 2학기에 의학연구1에서 연구에 대한 기본개념을 익히고 진급한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2017년도 2학년2학기에 의학연구2를 도입해 모든 학생들이 교내(일부 국내 연구기관 포함)에서 지도교수와 매칭을 통한 자율적인 연구를 수행토록 할 예정이다.

임상의학입문 교육과정의 경우, 임상 조기노출을 목적으로 기본진찰, 검사 등 임상실습을 위한 준비과정으로 1-2학년에 걸쳐 임상의학입문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이를 통해 임상실습 준비과정이 통합강의와 연계되도록 운영할 예정이다. 학생들이 핵심임상실습 시작전 기본진찰과 검사, 기본면담 등의 역량을 갖추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포트폴리오 시스템 구축 및 운영의 경우, 의학연구과정의 종합적 평가와 효율적 관리, 임상실습과정에서 실습과를 통합하는 역량 관리, 환자와의 상호작용에 대한 피드백의 필요성이 요구됨에 따라 이포트폴리오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정은 연구부학장] 서울의대 연구역량의 주요 성과에 대해 설명드리겠다.
최근 5년간 발표된 SCI급 논문수와 IF가 꾸준히 증가했으며 IF10 이상의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수도 증가했다. 논문수는 지난 2011년 1948편에서 지난 2015년 2749편으로 강대희 학장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서울대 전체 논문수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Scopus 발표된 의학분야 연구논문을 세계 및 아시아권 상위대학과 비교시 즉, ‘2016년 QS 랭킹’은 세계적으로는 하바드대가 1위, 옥스퍼드대가 2위, 캠브리지대가 3위이고 아시아권에서는 싱가폴국립대가 22위, 토교대가 23위, 대만국립대가 44위 그리고 서울대가 48위를 차지해 50위권 안으로 진입했다.<2014년 랭킹은 56위>

그러나 서울대학교 의학분야의 QS랭킹 상승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는 랭킹에서 학회평판과 기업평판, 논문편당 인용횟수, H-index로 구성된 총점에서 유난히 학회평판 점수가 좋지 않아 랭킹 상승에도 제약이 있었다. 체점을 한 교수들의 서울의대에 대한 인지도가 낮음에 따라 점수 역시 낮았다는 후문이다.

연구비 수주 실적은 증대됐다. 최근 3년간 감소중이던 의대-의학연구원 연구비 수주실적이 2016년도에 반등했다. 지난 2015년 대비 약 28%P, 약 185억원 증가했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4년은 778억원(의대-의학연구원 690억, 센터 및 연구소 과제 87억), 2015년은 774억원(의대-의학연구원 669억, 센터 및 연구소 과제 105억), 2016년은 959억원(의대-의학연구원 863억, 센터 및 연구소 과제 96억)이었다.

서울의대 연구부분의 주요 계획은 △연구지원 강화를 통한 연구비 수주 실적 증대(간접비 상황제도 도입, 참여연구원 임용범위 확대)와 △미래 지속가능한 원천연구 기획(Middle up 소통) △서울의대 연구역량 백서 발간 등이다.

간접비 상환제도 도입은 국가 R&D 과제의 경우 연구비에서 공간사용료 사용을 금지하고 있어 재원조달과 관련 연구자 부담과 불만이 발생하고 병원과 대학의 연구과제/연구비 관리에 있어 간접지 징수율 및 연구자 편의성 차이로 병원관리 연구비가 증가 추세에 있다.

제도 도입으로 의대 간접비 중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연구자에게 상환해 연구 활동을 지원하고 연구자에게 상환하는 금액은 연구공간 사용료로 지급하는 등 연구자가 실질적으로 필요한 비용 또는 연구비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간접비 규정내에서 개별 맞춤형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참여연구원 임용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미래 지속가능한 원천연구 기획을 위해 ‘Middle up 소통’을 마련하고 정부로 부터도 연구자 부터도 아닌 연구자 수요중심 즉, 중간 지대인 대형융합연구사업 센터 육성이라는 연구자 수요중심이 창의적 연구를 통해 원천연구를 활성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대학내 연구자에게 원천연구 집단 육성을 통한 창의적 연구 기회를 부여하고 서울읟는 미래산업 원천기술확보 및 태동기 미래시장에 선점하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한편, 강 학장은 이날 마지막으로 서울대학교 본부 학사위원회에서 최근 보고된 ‘2017년도 대학운영계획’ 중 의대 관련 내용도 전했다.

강 학장은 "지난 2012년 서울대학교의 연구비는 총 6122억원이었다. 지난 해에는 이보다 못한 5069억원이었다. 이에 반해 국가 R&D는 매년 두자리 수자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 해 18조5000억 정도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체의 20%인 4조원 정도가 대학에 연구비로 갔다. 이중 서울대가 5069억원을 가져왔다. 그런 만큼 더 잘해야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업적에서 본부의 경우, 많이 떨어졌다. 이에 반해 의대는 7000개중 2700개를 했다. 가성비 높다. 연구비는 5000억중 1000억으로 20%인데 반해 논문은 30% 가량 만들었다. 교수들을 마른수건 짜내둣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강 학장은 "국가의 R&D정책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 국가의 과학정책은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한채 끝나는 것 같다. 바이오 분야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는 투자도 안하고 또 관리도 잘못하고 있다."며 국가 정책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