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는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에서 필수예방접종 민간의료기관 접종비 지원 항목으로 전년대비 약 42억원 증액된 예산안이 최종 의결된 것과 관련,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경만호)는 이에대해 “다소 늦은 감은 있으나 정부의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 지원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앞으로 전염병 예방을 통한 국민보건 향상에 의료계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의협은 “앞으로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산하 단체 및 유관 기관들과 정책적 협의를 지속해나가는 한편, 정부와 국회 등이 국가필수예방접종 전액 국가부담이라는 목표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동안 국가필수예방접종은 본래 전염병예방법에 의거, 국가가 책임지고 수행해야 할 중요한 보건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민간의료기관들이 배제된 채 접근성이 취약한 보건소를 중심으로만 시행되어 왔다.

이러한 탓에 접종률이 70%대밖에 되지 않았으며 특히 아동이나 계절적으로 유행하는 전염병의 예방에 미흡한 폐단이 지속되어 왔다.

이에대해 국회는 지난 2006년 전염병예방법을 개정, 필수예방접종사업을 민간 의료기관에 위탁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마련했다. 하지만 정부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시행을 미뤄오다 지난 2009년 예산을 일부 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수가의 30%밖에 지원받지 못하는 등 정책적 실효성이 미미했다.

이런 와중에 이번의 예산 증액으로 올해 12월부터는 민간 병·의원에서 예방접종 시 수가의 약 90%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의료계는 그동안 국가방역시스템의 문제점을 누차 지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재정 지원을 확충하여 국민들이 민간 병·의원에서도 보건소와 마찬가지로 국가필수예방접종을 무상접종, 예방접종률을 95%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조인성 의협 대외협력이사는 예산안 의결과 관련, “증액된 예산을 바탕으로 대국민 의료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키고 예방접종률을 선진국 수준으로 올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접종비 부담을 경감, 국가적 과제인 저출산 극복에도 기여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조 이사는 또 “최근의 신종플루 사태에서 보았듯이 질병을 차단하는데 있어서 예방접종의 효과는 절대적”이라며 “보건소의 기능을 역학조사 및 전염병 통계관리 등에 치중하고 전문적인 진료 및 치료 영역은 민간의료기관이 분담하는 국가 의료자원의 적정분배라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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