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세바스찬 바흐 푸가의 기법 BWV. 1080
요한 세바스찬 바흐 푸가의 기법 BWV. 1080
  • 의사신문
  • 승인 2010.01.1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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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위법의 위대한 잠재력 집대성


바흐의 `푸가의 기법'은 `음악의 헌정'과 함께 바흐 최후의 걸작이다. 바흐가 그의 최대 역작이자 최후의 작품이라 할 수 있는 `푸가의 기법'을 작곡한 것은 `음악의 헌정'을 1747년에 완성하고, 죽기 1∼2년 전인 1748∼9년경이다. 푸가와 캐논의 변주로 구성된 이 작품은 대위법의 위대한 잠재력을 집대성하여 푸가 기법을 집약시킨 방대한 작품으로 그 정교한 구성과 깊고 풍부한 음악성은 무념무상의 경지에 이르게 한다.

말년에 바흐는 이 곡에 혼신의 힘을 다해 매달렸으나 심한 눈병 때문에 중도에서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다. 눈병을 고치기 위해 수술을 받았던 바흐는 수술의 후유증으로 수술 후 6개월만에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는 눈병 때문에 작곡을 중단하지 않을 수 없었던 때 이미 15번째 푸가의 절반 이상을 완성해 놓고 있었다. 여기까지 작곡해 놓고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그가 이 곡의 작곡을 어느 정도 범위로 계획하고 있었는지는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 바흐 학자인 도날드 토베이는 15번째 푸가에 이어 16번째 푸가가 덧붙여 완성되어야 하나의 균형 잡힌 형태의 푸가가 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 스스로 15번 마지막과 16번 푸가를 작곡하여 완성하였으나 오늘날 연주가들은 거의 바흐가 중단한 15번째 푸가의 마지막 부분까지만 연주하고 있다.

`푸가의 기법'은 바흐가 이전에 썼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과 대응하는 작품으로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은 각 12장조와 12단조를 위해 전주곡과 푸가를 한 곡씩 쓴 작품집으로 모든 음조가 음색의 축소판을 보여주면서 주제보다는 그 형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에 비해 `푸가의 기법'은 각 푸가의 같은 조 뿐 아니라 같은 주제를 쓰고 있고 이 주제는 여러 형태로 변주되어 있어 음악 역사상 두 곡집 모두가 대위법적 푸가의 최고봉을 이루고 있다.

이 곡에 대한 여러 가지 의문 중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과연 바흐가 어떤 의도로 작곡했을까 이다. 연주할 목적으로 작곡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푸가의 여러 기법을 연구하고 보여주기 위해 만들었는지에 대한 것이다. 그 답은 후자일 가능성이 많다. 그 이유로 첫째, 연주자가 연주를 할 때 꼭 필요로 하는 템포 표시나 강약 표시가 곡 전체에 전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둘째, 어느 악기로 이 곡을 연주해야 하는지에 대한 악기 지정도 해놓지 않았다. 셋째, 각 성부를 각각 다른 오선에 그려 놓아 이 곡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는 대단히 편하게 되어 있지만 연주자들에게는 2개의 오선 악보를 놓거나 한 오선지로 함께 옮겨 그리지 않으면 연주가 불가능할 정도로 불편하게 되어 있다. 이러한 것들은 후대의 음악가들에게 흥미로운 연구거리를 제공한다.

음악학자들은 이 곡을 연주할 악기에 대해 오르간이나 클라비어와 같은 건반 악기를 위한 작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여러 종류의 편곡판이 나와 있는데 현악사중주로 연주하는 것, 2대의 피아노를 위한 편곡 등 다양하다.

이 곡의 구성은 14개의 푸가와 4개의 캐논으로 이루어져 있으면서 크게 6개 군으로 나눠진다. 제1곡-제4곡: 단순 4성 푸가, 제5곡-제7곡: 역행 푸가, 제8곡-제11곡: 2중과 3중 푸가, 제12곡-제13곡: 거울형식 푸가, 제14곡-제17곡: 확대형식 푸가, 제18곡: 캐논의 주제에 의한 푸가로 마지막 주제는 바흐의 이름(B-A-C-H(Bb)을 조성으로 한 푸가가 미완성으로 남겨져 있다.

이 곡의 위대성은 인간성과 감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그것을 넘어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순수한 사고의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들을만한 음반 : 타나니아 니콜라예바(피아노)(Hyperion 1992); 글랜 굴드(오르간)(CBS, 1960); 헬무트 발하(오르간)(Archiv 1956); 칼 리히터(쳄발로)(Archiv 1975); 조르디 사발(지휘), 에스페리옹 20(Alla Vox 2001); 칼 뮌힝거(지휘), 슈트트가르트 쳄버오케스트라(Decca, 1965) 
  

오재원〈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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