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1:38 (금)
요한 세바스찬 바흐 〈이탈리아 협주곡〉 바흐작품번호 971 
요한 세바스찬 바흐 〈이탈리아 협주곡〉 바흐작품번호 971 
  • 의사신문
  • 승인 2016.10.04 08: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클래식 이야기 〈370〉 

■이탈리아협주곡 형식이 도달할 수 있는 절정의 피아노 독주곡

이 곡의 원래 제목은 이탈리아 양식에 의한 협주곡이며 제목대로 바흐가 비발디 등이 확립한 이탈리아풍의 협주곡 형식과 양식을 빌려 작곡한 하프시코드 독주곡이다.

제목은 협주곡이지만 여기서의 협주곡이란 고전시대에 확립된 협주곡을 말하는 것은 아니고 바로크 시대의 독주와 총주(tutti)가 교차되는 형태의 곡임을 말하는 것이다. 당시 2단 쳄발로의 강약을 이용해 독주와 총주의 대비를 이루어내고 있는데 쳄발로의 상단은 독주, 하단은 총주 역할을 담당하며 협주곡 형태를 띠고 있다.

오늘날의 협주곡(Concerto)의 의미는 `일정한 형식으로 독주악기와 반주 관현악이 어우러지는 곡'이지만 바흐가 살던 시절의 `협주곡'이라는 단어는 이 같은 의미로 통용되지만은 않았다.

다소 형식적 차이는 있었지만 `합주곡(Sinfonia)'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코렐리 등의 이탈리아 초기 바로크 작곡가들의 노력으로 음악 형식적으로 정리는 이루어지기 시작했으나 특정 악기를 내세우기보다는 독주 악기들이 전면에 나섰다 들어갔다 하는 식으로 연주하는 합주협주곡 (Concerto grosso)의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이런 형식을 오늘날 독주악기가 맹활약하는 형태의 협주곡으로 완성시킨 작곡가가 바로 이탈리아의 비발디이며 이러한 비발디의 형식을 연구하여 이를 독일에서 완성시킨 작곡가는 바흐이다.

이 〈이탈리아 협주곡〉은 독주를 위한 독특한 협주곡 형식으로, 바흐는 새로운 형식을 즐겨 사용해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새로운 형식의 협주곡으로 탄생시켰다.

바로크 이탈리아풍의 협주곡 형식처럼 빠르고-느리고-빠른 3악장 형식으로 1악장과 3악장은 명쾌하고 다이내믹한 느낌이고, 2악장에서는 저음이 흐르는 가운데 주제 선율이 펼쳐지는데 마치 비발디 음악을 듣는 듯하다.

1734년에 작곡되어 이듬해 작곡자 자신에 의해 출판되었고 원숙한 기교와 생기가 넘치는 무반주 형태의 솔로 협주곡 형식이다.

총주와 독주 간의 음향적 대비를 더욱 분명히 표시하기 위해 평소 셈여림 기호를 표기하지 않던 바흐지만 이 곡에서는 포르테(f)와 피아노(p) 용어를 사용하였고 당시 음악계에서 이태리식의 협주곡 장르가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절정작품으로 평가되었다.

1708년 바이마르에 오르간니스트로서 새로운 직장을 얻은 바흐는 당시 엄격한 루터 정통파의 종교생활을 하던 바이마르 궁정을 위해 많은 오르간 곡을 작곡하였다.

작품의 원숙미를 선보이며 오르간니스트로서 명성도 높아갔으며 그의 계획에 따라 교회의 오르간은 개조될 정도로 `바흐의 오르간곡 시대'였다. 그러나 기악 협주곡 대부분은 그가 교회와 별 관련이 없는 일을 하던 쾨텐 시절(1717-1723) 작곡되었지만 당시 여러 가지 이유로 수많은 기악 협주곡의 원본은 대부분 사라졌다.

작곡 후반기인 라이프치히 시절(1723-1750) 초반에는 엄청난 교회 업무로 순수 기악 협주곡을 쓸 기회는 거의 갖지 못했으나, 1729년부터 라이프치히에 있던 친목 연주 단체인 `콜레기움 무지쿰'을 이끌면서 기악곡 작곡은 다시 시작되었다.

당시에는 쳄발로나 하프시코드 같은 악기는 음량 등 여러 문제로 협주곡의 독주악기로써는 생각하기 어려웠던 시절이었으나 그 통념을 최초로 깬 것이 바흐이다. 그는 그때부터 자신이 쾨텐 시절에 썼던 다양한 독주악기를 위한 협주곡들을 다시 차례로 편곡해 나가기 시작했다.

△제1악장 Allegro 독주와 총주가 교차하거나 대비하는 듯한 선율적인 전개로 진행되는데 주제는 협주곡의 앙상블과 유사한 선율로 제시된 후 독주의 주제 선율이 이어지고 총주와 독주가 서로 교대로 진행하다가 다시 총주부가 나타나 정리한다.

△제2악장 Andante 총주가 낮은 장식음을 중심으로 전개되다가 오른손은 독주 악기 선율처럼 진행하며 왼손은 동일한 음형의 오스티나토로 진행하는 양식을 차분하게 따르고 있다.

△제3악장 Presto 1악장과 같은 양식으로 전개되는데 처음 총주부는 하행 도약음에 이어지는 음계형식의 급격한 상승과 함께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선율로 구성되어 진행하며 막을 내린다.

■들을 만한 음반
△타치아나 니콜라예바(피아노)(Melodiya, 1982)
△글랜 굴드(피아노)(Columbia, 1968)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피아노)(Decca, 1976)
△반다 란도프스카(하프시코드)(EMI, 1945)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