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숙희 신임 의료윤리연구회장
<인터뷰>최숙희 신임 의료윤리연구회장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6.09.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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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의료윤리 넘어 생명윤리까지 알아야”

“사회가 첨단으로 달릴수록 의료윤리에 대한 연구가 더욱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는 그런 게 너무 부족했죠.”

최숙희 신임 의료윤리연구회장(사진, 가톨릭의대 겸임교수)은 5일 오후 6시 30분 의협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5일 열린 제6차 의료윤리연구회 정기총회에서 이명진 1대 회장, 홍성수 2대 회장, 주영숙 3대 회장에 이어 제4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우리나라 의사출신 생명윤리학 박사 1호다. 그의 논문 ‘한국의사들의 의학전문직업성과 생명에 관한 평생교육에 관한 연구’는 SCI(과학기술논문 색인)까지 등재됐다.

“전공이 산부인과인데 산모와 아기를 둘 다 다루다 보니 딜레마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평소 생명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해 보고 싶었는데 미루고 미루다가 10여년 전 거의 죽을 뻔한 정도로 많이 아픈 적이 있었어요. 회복됐을 무렵 마침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이 생겨 바로 진학했고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네요.”

최 회장은 우리나라 의사들이 너무나 바빠서 의료윤리에 대해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는 현실이 무척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이 생명윤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라고 한다.

그는 “지난 2013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세계여자의사회 총회에서 제 논문에 대해 발표했는데 외국여자의사들이 너무나 많은 관심을 가져 감회가 새로웠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수행된 연구인 만큼 이용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회가 빠르게 변하며 첨단을 달릴수록 옛 것의 가치가 더욱 빛난다. 지금도 그리스·로마 철학사상에 대해 공부하는 것도, 혁신의 귀재 故스티브잡스가 ‘지금 소크라테스를 만날 수 있다면 내 주식을 다 줘도 괜찮다’고 말한 것도 다 그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인문학적 성찰과 지혜를 밑바탕으로 창조적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의료라는 건 각 나라마다 민족마다 다르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보험제도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에도 동양권인 우리나라에서 아무런 여과도 없이 서양의학을 받아들이고 의사를 양성해 내고 있는 게 옳은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의사가 인문윤리학적 소양을 갖추지 않으면 AI(인공지능)보다 나을 게 무엇이 있겠느냐”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의사의 인문학적 소양은 점점 더 중요해져서 이를 등한시 한다면 의사의 존재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사실 의사라는 직업은 기원 전부터 존재했을 정도로 오래된 직업이고, 의료윤리도 마찬가지”라면서 “그런데 1970년대 이후 의료기술이 유례 없이 급속도로 발전하며 의료윤리가 퇴보하기 시작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끝으로 최숙희 회장은 “우리 후배들이 보람과 소명감을 느끼며 일할 수 있는 의사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의료윤리연구회가 의료윤리의 가치를 전하는 의사들 간의 ‘다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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