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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바자회<39>
송년 바자회<39>
  • 의사신문
  • 승인 2009.12.2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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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참여하는 한국여자의사회와 고려의대여자교우회는 매년 연말이 되면 송년회를 겸해서 불우이웃돕기 사업을 위한 기금모금 바자회를 실시한다.

업체의 부스를 유치하여 의류, 화장품, 구두, 악세사리 등을 회원들에게 할인 가격으로 판매하고 수익금의 일부를 협찬 받기도 하고, 임원들이 직접 물건을 싸게 구입하여 회원들에게 판매를 한다. 또한 회원들에게서 다양한 물품을 기증받아 즉석에서 판매를 하기도 하는데 대부분 스카프, 화장품, 향수, 모자, 골프 용품, 접시나 찻잔, 차 종류 등으로 소장하고 있지만 사용하고 있지 않은 유용한 물품들이다.

가끔은 직접 그린 그림이나 고가의 애장품이 나오기도 하고 약간 사용했지만 새것 같은 가방이나 악세사리, 옷 종류까지 괜찮은 물건들도 나온다. 그러면 참석한 회원들이 시중가 보다 저렴한 가격에 사기도 하고 약간 고가인 상품은 경매에 붙이기도 하는데 이 경매 현장 또한 재미있고 웃음을 자아낸다. 백화점에서 선뜻 사지 못하는 명품 핸드백이나 스카프, 모피 등이 저렴하게 나오면 모두들 눈을 반짝이며 경매를 즐긴다. 특히 올해 최고가 낙찰은 고려의대여교우회에서는 디올 핸드백이 30만원에 낙찰되었고, 한국여자의사회에서는 회원이 직접 그려서 기증한 장미 그림이 25만원에 낙찰되었다.

일부 임원들은 흥행과 가격 상승을 유도하기 위해 바람을 잡기도 하고 직접 경매에 참여했다가 어쩔 수 없이 낙찰을 받아서 한바탕 웃기도 한다. 잘 하면 시중 가격의 절반에도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으며 사용하지 않거나 여유 있는 물건들을 기증하면서 불우이웃돕기에 참여도 하게 되므로 기분 좋은 행사가 아닐 수 없다. 1년을 살다 보면 쇼핑을 즐기지 않아도 이것저것 물건이 쌓이게 되고 한해 두해 지나면 헌 물건이 되지만 누군가 필요한 사람에게 가면 유용하게 쓰이게 된다는 것이 이런 물건 교환같은 여의사회 바자회의 장점이다.

백과사전 상 바자의 어원은 페르시아어의 `시장(bazar:바자르)'에서 유래된 말로 본래는 이슬람교의 포교를 위해 각지에서 개설되었던 백화(百貨)시장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그 후 유럽에서는 상품진열장·잡화시장·특매장 등의 뜻을 가지게 되었고, 미국에서는 사회와 공공사업 등의 자금조달을 위해 공공단체·자선단체 등이 상품을 모아서 독지가나 일반에게 팔고 그 이익금을 자금에 충당하는 임시적 시장 또는 행사를 지칭한다고 한다.

올해에도 고려의대여자교우회는 바자회로 100여만원의 자금을 모았고 한국여자의사회도 성금을 합하여 400만원이상 자금을 모았다. 이런 바자회에 연말마다 참여하다 보니 이젠 더 이상 낼 물건이 없다고 투덜거리면서도 열심히 참여하고 사주는 회원들이 있는 한 이 따뜻한 행사는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물품 기증에 참여하지 못한 회원들은 액수에 관계없이 성금을 기탁하여 바자 현장을 더욱 훈훈하게 한다.

경제가 어렵고 병의원 경영 수지도 갈수록 힘들어 진다. 단체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회비 납부 실적도 저조하고 협찬을 받기도 점점 어려워진다. 식사를 제공하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해도 모이게 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 그러나 여자의사회 모임은 식사비용도 자신이 내야하고 물품 기증은 물론 바자 물건을 사주어야 하기도 하고 성금까지 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쁜 연말에 열심히 참여하고 따뜻한 정을 나누는 곳이 어디에 있을까 싶다. 여자 의사들의 힘이 아닐 수 없으며 여자의사들의 모임에서나 가능한 따뜻한 행사가 더욱 번창하기를 바란다.

김숙희<관악구의사회장ㆍ김숙희산부인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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