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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세바스찬 바흐 〈커피 칸타타〉 작품번호 211 
요한 세바스찬 바흐 〈커피 칸타타〉 작품번호 211 
  • 의사신문
  • 승인 2016.08.0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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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 〈364〉 

■바흐시대 유행하던 커피의 풍습을 풍자한 칸타타

칸타타(Cantata)는 이탈리아어의 `Cantare(노래하다)'가 어원으로 기악 소나타와 같은 성악곡이다. 연기가 없는 오페라처럼 규모가 작은 관현악 반주에 해설(레치타티보)과 아리아로 구성되어 있다. 200곡이 넘는 바흐의 칸타타는 종교적인 것과 세속적인 것으로 나뉜다. 성서를 바탕으로 작곡된 종교적 칸타타는 당시 교회에서 성경 내용을 전달하는 수단으로서 음악을 통해 좀 더 친밀하고 쉽게 신앙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세속적 칸타타는 서민의 접근이 어려운 오페라와 달리 칸타타 양식을 통해 흥미로운 일상 이야기나 시대의 풍자를 그려 서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커피 칸타타〉는 세속적 칸타타에 해당되며 바흐의 유머와 위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원제는 세속적 칸타타 `조용히! 말하지 말고…'이지만 칸타타의 배경이 커피에 관한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어 일명 〈커피 칸타타〉로 불린다. 1734년부터 5년에 걸쳐 쓰인 이 곡은 바흐의 연주활동과 문화 교류의 중심이 되었던 치머만 카페에서 그가 이끌고 있던 콜레지움 무지쿰의 공개 연주회에서 초연되었다.

17세기 중반전까지는 가정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이 금지되었다. 이후 일반인에게도 개방되면서 유럽에서는 식민지에서 들여온 영국산 커피를 마시는 것이 유행이었고 그로 인해 커피하우스들이 많이 생기게 된다. 당시 예술가들 사이에서도 커피하우스에 앉아 자신들의 예술적 구상과 토론을 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라이프치히의 각 가정에서도 커피를 즐겼으며, 시내 여러 커피하우스들은 커피와 담소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대성황을 이루었다. 이처럼 커피하우스가 사람들의 사교장 역할을 하다 보니 때로는 커피하우스에서 소규모 공연이 이루어지도 했다. 이렇게 커피가 대유행하면서 커피의 성분이나 원료에 대한 많은 사회적 논란도 일어나게 되었다. 바흐는 이 코믹한 칸타타를 통하여 커피에 대한 그 시대의 반응을 음악적으로 풍자하고 있다.

당시 바흐 시대에는 여성이 커피하우스 출입이 금지된 탓에 〈커피 칸타타〉의 소프라노 아리아는 남성 가수가 가성으로 불러 더욱 희극적인 풍자 느낌을 주었다.

이 곡은 소프라노(딸, 리첸: Lieschen: 신은 완벽하다는 뜻), 테너(해설), 베이스(아버지, 쉬렌드리안: Schlendrian: 구식, 보수의 뜻) 솔로로 구성되는데 고루하고 보수적인 성격의 구세대를 대표하는 아버지와 개방적이며 진보적인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딸을 통해 세대 간의 차이를 대비시키고 있다. 가사는 바흐와 많은 작품을 쓴 크리스티안 헨리키가 썼으나 마지막 해설과 트리오의 가사는 저자가 확실치 않다. 아버지의 보수적인 성격을 강조하기 위해서 바소콘티누오의 반주에 악센트를 주고 있으며, 딸의 아리아에서는 현란한 플루트의 장식음을 통하여 커피향이 올라가는 모습을 표현함으로서 커피에 대한 애착을 느낄 수 있다.

1. 레시타티브(해설) 2. 쉬렌드리안의 아리아 커피를 좋아하는 젊은 딸 리센을 보며 이를 못마땅해 하는 아버지 쉬렌드리안은 불만이다. 3. 레시타티브 아버지는 그의 딸에게 커피가 해로우니 마시지 말라고 말하였지만 그의 딸은 들은 척도 않고 화가 나있다. 4. 리첸의 아리아 딸은 하루에 세 번씩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고 말하면서 커피는 키스보다 더 달고 와인보다도 더 부드러우며 마음을 기쁘게 해준다고 말한다. 5. 레시타티브 6. 쉬렌드리안의 아리아 아버지는 커피를 끊지 않으면 시집도 안 보내며, 산책도 안 시키고, 유행하는 옷도 안 사준다고 엄포를 하자 그의 딸은 커피만 마시게 해준다면 그건 다 상관없다고 말한다. 7. 레시타티브 마지막에 가서 둘은 화해하고 커피를 안 마시는 대신 신랑감을 구해주는 것에 합의한다. 8. 리첸의 아리아 그러나 딸이 말한 결혼 조건은 자신이 커피마시는 것을 허락하는 남자와 결혼한다는 것이었다. 9. 레시타티브 10. 트리오 고양이는 쥐 잡는 일을 그만둘 수가 없고, 처녀들은 커피를 마시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엄마도 커피를 마신다. 할머니도 그랬다. 누가 그 딸을 혼낼 수 있겠는가? 라고 노래한다.

■들을 만한 음반
△에디트 마티스(소프라노), 피터 슈라이어(테너), 테오 아담(베이스), 피터 슈라이어(지휘), 베를린 쳄버 오케스트라(Archiv, 1976)
△엠마 커크비(소프라노), 데이비드 토마스(베이스), 크리스토퍼 호그우드(지휘), 고음악 아카데미(L'oiseau Lyre, 1967)
△안네 그림(소프라노), 폴 아그뉴(테너), 클라우스 메르텐스(베이스), 톰 쿠프만(지휘), 암스테르담 바로크 오케스트라(Challenge classic,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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