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프리드리히 헨델 모음곡 '왕궁의 불꽃놀이 음악'
조지 프리드리히 헨델 모음곡 '왕궁의 불꽃놀이 음악'
  • 의사신문
  • 승인 2009.11.2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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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팡파르'로 전쟁의 끝을 축하

헨델이 64세에 작곡한 이 곡은 `수상음악'과 함께 그의 만년을 장식하는 대표적인 관현악곡이다. 1749년 런던의 그린 파크에서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체결된 평화조약을 축하하기 위해 대규모의 불꽃놀이 축제가 열리게 되는데 헨델은 이때 음악감독으로 임명되어 `왕궁의 불꽃놀이 음악'을 작곡하게 된다. 이 곡이 갖는 음악적 특성은 당시에는 비교적 드물었던 취주악기를 대폭 사용하는 군대적인 `팡파르'로 화려한 축제 분위기를 유감없이 표현했다는 점에 있다.

1740년 오스트리아의 황제 칼 6세의 서거 무렵 아들이 없었던 칼 6세는 국본칙령기본법을 이루는 조칙으로 왕정 헌법을 정해 공주 마리아 테레지아에게 중부 유럽, 벨기에, 이태리를 포함한 광대한 영토를 전부 상속시키도록 하였다. 그러나 칼 6세가 서거하자 상속권 싸움이 일어나게 되고 바바리아의 선제후였던 칼 알브레히트가 프랑스, 스페인, 프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오스트리아를 침공하여 빈의 마리아 테레지아를 퇴위시키고 황제자리에 오른다. 쫓겨난 마리아 테레지아는 친척관계였던 헝가리의 도움으로 바바리아와 프랑스의 연합군을 격퇴하고 고국으로 돌아와 프러시아 왕과 평화조약을 맺는다.

이후 칼 알브레히트가 죽은 다음 그녀는 오스트리아와 다시 협상을 하게 되는데 오스트리아는 그녀의 남편을 오스트리아의 황제로 선임한다. 그렇지만 얼마 되지 않아 영국과 오스트리아에 적대관계였던 프랑스가 마리아 테레지아의 상속을 구실삼아 전쟁을 일으킨다. 이 전쟁은 8년간이나 계속된 뒤 겨우 끝을 맺는다. 1748년 7월, 아헨에서 평화조약을 맺은 관계국은 점령한 영토를 모두 돌려주게 된다.

이듬해 봄, 영국은 긴 전쟁이 끝난 기쁨을 축하하기 위해 불꽃놀이를 계획하게 된다. 이때 음악감독인 헨델은 군악용 악기를 쓰라는 영국 황제 조지 2세의 요구에 맞춰 트럼펫 9대, 호른 9대, 오보에 24대, 파곳 12대, 팀파니 3쌍, 작은 북 2대 등 57인의 대합주 편성으로 `왕궁의 불꽃놀이 음악'을 작곡하였다. 초연에는 관악기를 늘려 100대 이상의 악기가 동원되었으며, 불꽃놀이를 열기 1주일 전 보크스 홀 가든에서 공개 연습 시 1만2천명의 군중이 모였다고 한다. 축제 당일 서곡이 연주된 다음 101발의 캐논포가 울려 퍼진 후 하늘에 거대하고 아름다운 성당을 불꽃으로 그리려 했으나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는 바람에 인근 건물만 태우는 소동이 일어났다고 한다. 이때 불꽃을 담당한 세르반도니는 화가 치민 나머지 칼을 뽑아들고 축제 집행관에게 덤벼들어 상처를 입히기까지 했다고 전해진다. 결국 사람들의 관심은 `왕궁의 불꽃놀이 음악'으로 집중되었고, 이 곡은 예상대로 커다란 성공을 거두게 된다. 그로부터 3년 뒤 헨델은 눈이 멀게 되어 더 이상 작곡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고, 결국 그가 1759년 사망하게 되면서 이 곡은 그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곡이 되었다. 축제를 치룬 직후 헨델은 현악기를 보강하여 연주회용 관현악곡으로 고쳐 썼는데 그해 5월 런던의 한 자선음악회에서 이 개정판을 최초로 공개한다. 훗날 해밀톤 하티, 막스 자이훼르트,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 등 여러 사람이 조곡형식으로 편곡하여 연주되고 있다.

제1곡 Overture. 팀파니의 트레몰로로 시작하는 프랑스풍의 맑고, 화려한 곡이다. 제2곡 Bourree. 프랑스에서 사용하는 빠른 무곡풍이다. 제3곡 평화. Largo alla Siciliana.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무곡으로 평화롭고 아름다운 목가형식이다. 제4곡 환희. Allegro `평화'와는 대조적인 밝은 곡이다. 제5곡 Minuet 제1부과 제2부로 이루어져 있고 퍼셀을 연상시키는 풍이다. 이 웅장하고 화려한 모음곡은 야외음악의 최고 걸작으로 음악사에 남아있다.

■들을만한 음반 : 엘리엇 가디너(지휘),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트(Philips 1983); 크리스토퍼 호그우드(지휘), 고음악 아카데미 실내합주단(O-L 1980); 트레버 피노크(지휘), 잉글리시 콘서토(Archiv 1984); 조르디 사발(지휘), 르 콩세르 데 나시옹(Alla Vox 1993) 
 

오재원〈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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