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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니 오페라 〈윌리엄 텔〉 서곡 
로시니 오페라 〈윌리엄 텔〉 서곡 
  • 의사신문
  • 승인 2016.05.02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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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 〈351〉

■스위스 항쟁의 영웅을 그린 로시니의 마지막 오페라

`사과'라고 하면 역사상 가장 유명한 세 개의 사과가 떠오른다. 뉴턴의 만유인력을 증명한 사과, 세상이 내일 종말을 고하더라도 오늘 사과나무를 한 그루 심겠다던 스피노자의 사과, 그리고 아들의 머리 위에 올려놓은 사과를 화살로 쏘도록 강요받고 명중시킨 윌리엄 텔의 사과이다.

로시니는 어릴 때부터 음악가였던 부모로부터 기악을 배우고 교회 성가대에서 활동을 하다 가족과 함께 볼로냐로 이사를 오면서 볼로냐음악학교에 1806년 입학하여 정식으로 작곡공부를 하였다.

재학시절 발표한 칸타타 〈오르페오의 죽음에 대한 아르모니아의 통곡〉으로 상을 받은 후 〈탕그레디〉,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세비야의 이발사〉 등을 발표하면서 오페라 작곡가로 인정을 받기 시작한다.

1822년 빈을 방문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이듬해 런던을 방문한 그는 왕실로부터 환대를 받아 명실공히 일류 오페라 작곡가로서 자리를 잡는다.

2년 뒤에는 파리로 건너가 프랑스 정부로부터 연금을 받으며 이탈리아 오페라 극장의 감독 지위에 오른다.

어느 날 프리드리히 실러의 희곡 〈윌리엄 텔〉을 읽은 로시니는 이 희곡을 토대로 4막 5장의 오페라 〈윌리엄 텔〉을 작곡하고 1829년 파리에서 초연해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그러나 웬일인지 그 후 로시니는 죽을 때까지 한 곡도 작곡하지 않았다. 그는 이에 대해 “예전에는 떠오르는 선율을 따라가면서 악보에 받아 적기만 하면 되었으나 이젠 악상이 떠오르지 않아  멜로디를 찾아서 궁리해야 하는 나로서는 도무지 게을러서 체질에 맞질 않아 오페라 작곡을 집어 치울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 후 이태리와 파리를 오가면서 말년에는 요리연구에 몰두하여 요리에 관한 많은 책을 내기도 하였다.

결국 그는 76세까지 38년을 더 살았으나 한 작품도 더 쓰지 않았고 결국 〈윌리엄 텔〉은 그의 최후 오페라가 되었다.

13세기경 스위스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조의 지배 아래 있었고, 루체른 호수 주변 마을사람들은 민병을 일으켜 오스트리아에 오랫동안 항쟁했다. 이 항쟁은 150년 동안 계속되었는데, 이 오페라는 1207년 당시 전설의 영웅 윌리엄 텔에 관한 내용을 소재로 하고 있다.

줄거리는 윌리엄 텔이 아들 제이미와 함께 총독의 권위를 상징하는 모자를 걸어 둔 거리를 지나가다가 그 모자에 경의를 표하지 않고 무시했다는 이유로 붙잡혀 즉석에서 벌을 받게 된다. 그 벌은 아들 제이미의 머리 위에 사과를 올려놓고 그것을 쏘아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아무리 활의 명수인 윌리엄 텔이지만 이 벌을 행하면서 느꼈을 초조와 긴장은 가히 짐작이 간다. 결국 윌리엄 텔은 사과를 명중시켜 떨어뜨리고 그 후 혁명을 일으켰다는 이야기이다.

이 오페라는 지금 거의 상연되지 않고 다만 서곡만이 종종 연주되고 있다. 오페라 서곡은 확실하게 대조를 이룬 4막을 대표하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새벽 첼로의 독주로 시작된 후 첼로오중주로 발전하면서 스위스 산간 마을의 온화하고 신비스러운 새벽을 묘사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폭정 아래 있는 스위스에 조용히 여명이 찾아오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제2부 폭풍 현의 트레몰로와 관악기가 장차 폭풍우가 몰려올 것으로 암시한다. 잠시 후 모든 악기가 총동원되어 휘몰아치는 폭풍을 묘사하고 있는데 애국심에 불타는 윌리엄 텔을 중심으로 일어난 기사들의 봉기를 상징한다. 폭풍이 사라진 후 새들의 노랫소리를 플루트로 그리고 있다.

△제3부 고요함 폭풍이 지난 후 잉글리시 호른이 목동의 서정적인 피리 소리를 그리면서 평화롭고 조용한 전원에 울려 퍼진다. 이어 플루트의 오블리가토가 연결된다. 평화를 되찾은 스위스의 전원을 그리고 있다.

△제4부 스위스의 행진 되찾은 평화와 자유를 상징하는 부분으로 트럼펫 독주와 관악 합주가 스위스군의 행진과 민중의 환호를 묘사하면서 목관이 즐거운 분위기를 노래한다. 다시 행진곡으로 돌아가 절정을 이루고 흥분과 환호가 넘치는 코다로 이루어지면서 막이 내린다.

■들을만한 음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G, 1971]; 클라우디오 아바도(지휘), 유럽 쳄버 오케스트라[DG, 1988]; 리카르도 무티(지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EMI, 1978]; 리카르도 샤이(지휘), 내셔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ecca, 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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