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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 브람스 〈대학축전 서곡〉 작품번호 80 
요하네스 브람스 〈대학축전 서곡〉 작품번호 80 
  • 의사신문
  • 승인 2016.02.2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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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 〈344〉

 

1887년 브람스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으로부터 명예 음악박사를 수여하겠다는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그러나 브람스는 당시 영국에 대해 별로 호감을 갖고 있지 않았고 그것 때문에 일부러 대학까지 가서 형식적인 의식에 참가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 칭호를 거절하였다. 그 후 2년이 지나 1879년 3월 폴란드 브로츠와프 대학(독일명은 브레슬라우 대학)으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제시받았을 때 케임브리지 대학과 같이 복잡하고 형식적인 조건이 없어 기꺼이 받기로 하였고 그 답례로 이 〈대학축전 서곡〉을 작곡하게 되었다.

박사학위 증서에는 `현시대 진지한 음악의 대가들 가운데 첫째인 음악가'로 기록되어 있었다. 브람스는 이 곡을 완성하자마자 피아노곡으로 편곡하여 클라라 슈만의 생일에 그녀에게 헌정하였다.

대개 브람스의 곡을 생각하면 엄숙하고 심각한 분위기가 떠오르게 된다. 마치 회색빛이나 빛바랜 흑백사진과 같은 느낌을 주는 어딘지 아련한 추억과 함께 무겁고 어둡게 짓누르는 선율이 많다. 그러나 〈헝가리무곡집〉처럼 그만의 특유의 밝고 가벼운 분위기의 곡들이 숨겨져 있다. 〈대학축전 서곡〉도 그중의 하나인데, 그 느낌이 경쾌하고 재미있어 브람스 자신도 친구 라이네케에게 보낸 편지에서 `웃는 서곡'이란 표현을 쓸 정도로 명랑하고 밝은 분위기로 충만하여 있다. 흥미로운 것은 브람스가 평소 즐겨 사용하지 않던 타악기를 이 곡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훗날 그는 이에 대해 “장난삼아 터키보병의 음악을 동원하였다”고 말했다.

특히 브람스는 작품을 100편 이상 작곡하였지만 막상 관현악곡은 겨우 10여 편밖에 되질 않는다. 교향곡 4곡, 협주곡 4곡, 세레나데 2곡, 〈헝가리무곡집〉,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 그리고 서곡 2곡이 전부이다. 그중 서곡은 〈대학축전 서곡〉과 함께 〈비극적 서곡〉이 있어 그 분위기는 서로 상반된다.

이 작품은 서곡 형식이기는 하지만 소나타형식과 변주곡형식을 이상적으로 조합하여 매우 자유롭게 빚어졌다. 브람스가 25세 때 괴팅겐에서 학생들과 사귀면서 배운 4개의 학생노래를 인용하여 연결시켜 마치 교향시와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브람스는 이 4개의 노래가 모두 성격이 달라서 서곡에 나름대로의 변화를 줄 수 있게 하였고, 이 대학의 노래들을 단순하게 연결 시켰다기보다는 자작의 노래를 삽입하여 각 노래의 연결부위에 브람스 특유의 뛰어난 작곡 기법을 마음껏 사용하였다. 이를 통해 전체가 한 덩어리로 통일감을 부여하였다.

△제1곡 `우리들은 훌륭한 학사를 세웠다' 아주 여리지만 경쾌한 현악기의 선율이 짧게 끊어서 진행되면서 마치 저 멀리서 학생들이 행진해 오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잠시 뒤 클라리넷의 낮은 음이 젊은이들의 고뇌를 대변하는 듯하고 이어서 현악기와 바순과 호른 등 관악기들과 함께 대위법을 그리면서 온화하고 맑은 가스펠풍의 선율을 노래한다.

△제2곡 `국가의 아버지' 제1곡의 따스한 마지막 부분 뒤 바로 강하면서 힘찬 젊은 학생의 폐기와 환희를 상기시키는 힘찬 노래가 나오면서 점차 평온하고 갈수록 팀파니의 조용한 울림으로 무언가를 암시하고 있다. 이는 브람스 자신이 학교의 노래에 자신의 선율을 붙인 것이다. 다시 처음의 주제를 노래한 후 귀에 익숙한 〈어여쁜 장미〉 주제에서 선율과 조를 바꾸어 편곡한 곡으로 매우 익숙한 리듬으로 서서히 화려하게 분위기가 상승한다. 다시 제1곡의 변형된 주제가 힘차게 나타나면서 `국가의 아버지'가 저 멀리서 들리듯 여리게 노래한다.

△제3곡 `신입생의 노래' 스타카토로 유머러스하게 나타나면서 그 주제를 여러 악기들이 변형을 하며 연주하는데 호른이 `삐익'하는 소리를 내며 어떤 악기는 무표정하게 어떤 악기는 화난 표정의 음색을 익살스럽게 표현하면서 자유스런 대학의 느낌이 그려져 있다. 그런 뒤 전체 합주로 힘차고 드세게 `신입생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

△제4곡 `기쁨의 노래' 마지막 코다에서 소나타 형식보다는 좀 더 자유롭게 마치 학생들의 축제가 무르익어 환호에 찬 절정에 도달하는 듯 관악기가 드높고 힘차게 연주를 하고 바이올린의 빠르고 경쾌한 선율이 끊임없이 이어져 노래하면서 감격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장대하게 끝을 맺는다.

■들을 만한 음반
△부르노 발터(지휘), 컬럼비아 심포니오케스트라(CBS, 1960)
△한스 크나퍼스부쉬(지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ecca, 1958)
△오토 클렘페러(지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columbia, 1958)
△레너드 번스타인(지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G,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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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주 2020-02-26 04:18:22
영국을 가지 않은 것은 배를 타기 싫어하는 성격이 이유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