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단체, 국민신뢰 얻을 수 있도록 '자율정화 청사진' 내놓아야"
"의사단체, 국민신뢰 얻을 수 있도록 '자율정화 청사진' 내놓아야"
  • 김기원 기자
  • 승인 2016.02.22 0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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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정책연구 심포서 이명진 원장 '의료규제' 관련 주장_"실제 적용에는 무리" 반론도 나와
지난 20일 오후3시 의협 7층 사석홀에서 열린 의료정책연구 심포지엄 모습.

‘의료규제’(Medical regulation)와 관련, “의사단체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전문가답게 자율정화하겠다는 ‘자율정화 청사진’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는 의학교육평가원 주최로 지난 20일 오후3시 의협 7층 사석홀에서 열린 의료정책연구 심포지엄에서 이명진 명이비인후과의원장(전 의료윤리연구회장)이 ‘의료규제의 당위성(악행금지 원칙과 악행 방지)’ 발표를 통해 제시한 대처법이다.

이 원장은 “의료규제(Medical regulation)는 의사가 사회로부터 진료에 대한 독점적 권한과 의학적 권위를 인정받기 위해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 장치”라는 것을 전제로 하여 “현재 의료상황에 절대적으로 미진한 의사윤리강령과 의사윤리지침, 진찰실 진료 가이드라인 등의 진료표준을 만들어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또 “운영은 정부가 할 것이다 혹은 의사단체가 할 것이다가 아니라 정부와 전문가 단체가 힘을 합쳐 공공기관 성격의 면허관리 기구를 조속히 만들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면허관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원장은 “단기적으로는 의협에 행정력을 부여, 진료수행능력이 안되거나 비윤리적인 의사, 보수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는 의사들을 징계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는 것이 합리적이고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다음으로 선진국과 같은 의사면허 관리기구를 통한 면허관리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신뢰받는 정부, 신뢰받는 의사로 자리매김되어 국민의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원장은 이같은 해법 제시에 앞서 “대한민국에서 사용하는 의사윤리강령과 의사윤리지침은 2006년 개정된 것”이라며 “의협은 2006년, 1997년 제정됐던 의사윤리를 폐지했고 1997년 총 5장 33조로 제정한 의사윤리강령은 8개조로 축소 개정했고 2001년 총강 외 6장 78개 조항으로 제정한 의사윤리지침은 30개 조항으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즉, 이 원장은 “개정된 강령과 윤리지침에 전문직업성의 근간을 이루는 전문직 윤리부분이 상당 부분 삭제되거나 포함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원장은 “전문직업성을 포함한 실제적인 교육프로그램이 개발되려면 의협 차원에서 그동안 방기했던 의사윤리강령과 윤리지팀 개정작업이 필수적”이라며 “한국의 상황과 시대요구에 걸맞고 미래 지향적이며 전무직업성을 잘 반영한 윤리강령과 윤리지침이 먼저 제시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원장은 “향상된 의사윤리지침과 진료표준에 맞추어 CPD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발전시켜 의사들이 진료현장에서 악행을 행하지 않고 좋은 진료를 실현할 수 있도록 교육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명진 원장의 ‘의료규제의 당위성’에 대한 이의제기도 있었다.

박지희 이화여대 교수는 이 원장 발표에 대한 논평을 통해 “이 원장이 의료규제의 대상을 ‘윤리적으로 악행금지의 원칙을 어긴 경우’로 제시하고 악행의 판단 원칙으로서 의료윤리의 4가지 원칙을 소개하고 있다”며 “이 악행금지의 원칙은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인데 반해 이 원칙을 구체적인 의료행위에 적용하고자 한다면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먼저 악행이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가?”라고 의문점을 나타냈다.

박 교수는 “이 원장은 의사들이 지켜야할 윤리들을 지키지 못했을 때 나쁜 결과가 발생하게 되어 악행이 되는 것, 좁은 의미로는 신체적-심리적 이해관계의 훼손을 말하고 있다”며 “만약 선한 일을 위해 의술을 행사했지만 예상하지 못한 나쁜 결과로 환자에게 중대한 피해를 입혔을 경우, 그 행위는 악행인가 아닌가”라고 물었다.

박 교수는 “악행이 무엇인지 밝혀져도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의료현장에서는 부득이 하게 환자에게 피해를 입힘으로써 악행금지의 원칙을 어겨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한다. 이러한 경우가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면 그 근거는 무엇인가. 다시 말해 어느 정도까지 악행이 허용되며 어떤 조건하에서 악행이 허용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선행의 원칙과 악행 금지의 원칙에 따르면 환자에게 선(이익)을 행하고 악(피해)을 금하는 것인데 과연 선과 악이 명확하게 구별될 수 있는지가 의문스럽다.”며 “무엇이 환자에게 이익이 되고 해악이 되는지에 관한 객관적인 기준이 구체화되지 않는다면 악행금지의 원칙은 이론적일 뿐 실제에 적용하는데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박 교수는 “이 원장은 ‘의료윤리의 4가지 원칙’들을 근거로 하여 의사가 지켜야할 의무사항, 규범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며 “그러나 소극적으로 원칙을 준수하는 것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사회의 공공선을 유도하는 차원에서의 의료행위에 대한 논의 또한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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