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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바꾸고 있는 세상 
스마트폰이 바꾸고 있는 세상 
  • 의사신문
  • 승인 2015.12.2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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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기의 마로니에 단상 〈29〉 

요즘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든 승객이 각자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커피숍과 식당, 심지어는 거리를 걷거나 차를 운전 하면서도 사용한다. 필요한 작업도 하지만 틈만 있으면 소일거리로 즐겨 한국 사람은 하루 평균 4시간을 스마트폰에 소비한단다. 이는 IT 강국인 우리나라에서만 두드러지게 보이는 풍경이 아니라 지금 세계 모든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나는 여러분과 같은 의료인으로 이 분야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그러나 이 신종 전화기(?)가 너무나 엄청난 위력을 갖고 변화를 주도하고 있어 이 기회에 내 생각을 말씀 드리려 한다.

금세기 대표적 천재인 스티브 잡스가 2007년 애플사에서 스마트폰을 처음 개발하였다. 이 기기는 휴대폰과 초소형 컴퓨터를 결합한 것으로, 휴대폰 기능에 문자 메시지와 인터넷 접속 같은 데이터 통신기능을 통합시킨 것이다. 또한 기존의 휴대폰과는 달리 다양한 기능을 가진 수백 종의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 개발되어 필요에 따라 편리하게 사용되고 있다.

어떤 물건의 휴대품은 필요 시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 진다. 시계 박물관에서 조선시대의 휴대용 해시계를 본 적이 있다. 이는 우리 선조들이 정확한 시각을 측정해 생활에 이용했다는 증거물이다. 즉, 인간이 시간을 장악했다는 의미이다. 휴대 전화는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극복한 통신 도구이다. 여기에 스마트폰은 막강한 메모리와 전산기능을 가지고 있는 컴퓨터에 실시간으로 접속되어 있다. 이런 맘모스적 기능을 가진 스마트폰이 우리 생활을 혁명적으로 바꾸고 업그레이드 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소통에 혁명이 이루어 졌다. 언제 어디서나 모든 사람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개인이 다수와 직접 연결되는 SNS(Social Network Service)가 등장해 소통 양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카카오 톡'과 `라인'은 실시간으로 서로 대화를 하고, `트위터'나 `페이스 북'은 개인의 정보나 의견이 수십만 명에게 단숨에 전달된다. 이 결과로 은밀하게 이루어지던 부정행위가 적발되는 등 사회에서 투명성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개인생활이 타인에게 바로 여과 없이 노출되는 문제점이 있다.

이 기기는 휴대용 컴퓨터이니 실시간으로 수많은 최상급 정보가 모든 사람에게 제공되는 것이 또 하나의 혁명이다. 여기에 인공위성과 슈퍼컴퓨터 같은 최고의 과학기술이 접목되어 날로 발전하고 있다. 30여 년 전 우리나라 IT계의 대부인 이용태 박사님이 나에게 인공위성을 이용한 지도검색이나 심전도 원격 판독의 가능성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 당시의 인공위성은 군사적인 목적을 위해서만 사용됐던 첨단장비여서 일반 개인용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시했었다. 그러나 불과 10년 이후에 일반화되기 시작하여 지금은 지구 모든 곳을 실물 사진의 해상도로 보여주고 있다.

일상생활에 이 문명의 이기(利器)는 이미 깊게 들어와 우리 삶의 모습을 바꾸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음악, 스포츠, 영화, TV 콘텐츠를 모두 스마트폰으로 감상하고 있다. 신문은 안 본지가 오래이고 영화나 TV 방영물도 자기가 편리한 시간에 따로 즐기고 있다.

특히 사진과 동영상 기능을 취미생활뿐만 아니라 학업과 일상에서 활발하게 이용해 메모나 필기할 것이 있으면 사진으로 찍어 대신한다. 우리가 언제 전화기로 사진이나 비디오를 찍는다고 생각한 적이 있으며 그 거대한 코닥필름 회사가 몰락한다고 예측했을까? 스마트폰 보급으로 인터넷을 이용한 상품거래도 활기를 띄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총 구매액의 반 이상이 인터넷을 통하여 이루어 지고, 스마트폰으로 결제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유용성에 동반돼서 생기는 어두운 면에 진지하게 대응해야 한다. 이 기기는 마치 공룡처럼 다른 일상제품의 기능을 흡수하고 있다. TV, 라디오, 신문, 책, mp3, 시계, 지도, 녹음기, 계산기, 사전, 파일, 노트, 메모지 등등. 그만큼 살기가 편해졌지만 그만큼 우리가 게을러지고 기기에 의존하게 되었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이 없으면 계산을 못하고, 목적지를 찾아가지 못한다. 인간의 장점인 지적 기능이 퇴화될 수도 있겠다. 경제면에서도 스마트폰에 새로운 기능이 생기면 원래 산업은 흡수되어 몰락하고 있다.

바깥 세상과의 접촉을 모두 스마트폰으로 하면 인간사회가 점점 고립화·개인화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회성 미숙, 우울증, 자폐증, 강박증 등이 생길 수 있어 정신건강에 해가 된다. 신체적으로도 시력, 척추, 손목에 질병이 생기고 있다. 특히 요즘 젊은 이들이 양쪽 엄지 손가락으로 자판을 치기 때문에 엄지손가락 관절염이라는 새로운 병이 생겼다. 또 어린 유치원생부터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학생, 어른까지 스마트폰 게임 중독에 빠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스마트폰 때문에 요즘 인터넷 게임회사가 대형화되어 그 유혹은 조직화 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인터넷에서 왜곡된 정보가 검증 없이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에게 들어간다는 것이다. 대부분 일반인은 정확한 판단능력이 없어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내용을 믿게 된다. 여기에 익명으로 활동하니 책임감이 없어 잘못된 정보가 난무하고 있다. 따라서 한번 사실과 다르게 SNS에 띄어지면 치명적이 되어 후에 진실이 밝혀져도 명예 회복이 어렵다.

스마트폰은 계속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변화 방향은 예측하기 어려우나, 멀지 않은 장래에 일상 생활 대부분에 관여할 것이다. 다른 선택이 없어서, 이 기계에 익숙해져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문제점에 관한 적절한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이 창조적이고 스마트한 첨단 기기를 인류가 힘들게 겨루어야 하는 거대한 공룡이 아니라 생활을 윤택하게 만드는 여의주의 청룡이 되도록 우리의 지혜를 다 함께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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